대지도론(大智度論)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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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만일 보살마하살의 법이라면
처음 발심해서부터
6바라밀을 행해야 하고
6바라밀을 행하는 까닭에
법위(法位)에 들어가며,
법위에 들어간 까닭에
아비발치(阿毘跋致)의 지위에 머물러야 하고
아비발치의 지위에 머무른 뒤에는
다섯 가지 신통[五神通]을 일으켜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해야 됨은
마치 뒤에서 널리 설명하는 것과 같거늘
이제 무엇 때문에
모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가?
[답]
청정한 머무름[淸淨住]
까지 깨뜨리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나를 헤아리는 삿된 견해로
모양을 취하는 마음의 머무름을 깨뜨릴 뿐이다.
비유컨대
마치 밭을 가꾸면서 김을 매 없애는 것과 같다.
또한 법애(法愛)를 끊기 위하여
머무르지 않아야 하며,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필경공(畢竟空)의 지혜’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하여
머무르지는 않 아야 하는 것이다.
만일 방편과 집착하지 않는 마음으로
중생들을 가엾이 여긴 것이면
비록 머무른다고 해도 허물될 것이 없나니,
나아가
80종의 수형호(隨形好)도 또한 그와 같다.
8인(人)이라 함은
이른바 견제도(見諦道) 가운데에서
신행(信行)과 법행(法行)이다.
수다원은 아무리 오래 산다 하더라도
일곱 번의 세상 동안 생(生)을 받게 되나니,
어떤 수다원은
이 세상에서 번뇌가 다하여
아라한이 되는 이도 있고
어떤 가가(家家) 수다원은
3세(世)동안은 생을 받고
3세(世)가 끝난 뒤에는 열반에 드는 이도 있으며
그 중간의 수다원은
세 번째를 제외한 그 나머지의 중간에
열반에 드는 이도 있다.
6무애(無?)와
5해탈(解脫) 가운데에 머무른 이는
모두가 수다원향(須陀洹向)이라 한다.
사다함(斯陀含)은
욕계(欲界)의 여섯 가지 결사[六種結]를 끊고
천상에 태어나고
천상으로부터 인간에 태어나서는 열반에 드나니,
이를 사다함이라 한다.
욕계의 제7분결(分結)을 끊으면
아나함(阿那含)의 증과(證果)에
향(向)한 이라 하고,
제8분결을 끊어도
역시 아나함의 증과에 향한 이라 하며
또한 일종자(一種子)라고도 한다.
사다함이 이 세간에서 죽어서
저 세간에 가 나서는 열반에 들되
욕계의 온갖 결사(結使)를 끊으므로
아나함이라 하며,
이 세간에서 죽어서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에 가 나서
열반에 들고는 다시는 와 태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멸도(滅度)하는 아나함이 있고,
중음(中陰)에서 멸도하는 아나함도 있으며,
바로 태어나자마자
열반에 드는 아나함도 있다.
태어난 뒤에
모든 행을 닦고 일으키다가
열반에 드는 아나함도 있으며,
모든 행을 부지런히 구하지 않다가
열반에 드는 아나함도 있다.
또한 위로
아가니타천(阿迦尼?天)까지 가는
아나함이 있고
무색계에 가 나서 열반에 드는 아나함이 있으며
몸을 증득[身證]하고서
열반에 드는 아나함도 있나니,
이들을 아나함이라 하며
또한 아라한의 증과로 향한 이라고도 한다.
아라한에는
아홉 가지[九種]가 있나니,
번뇌가 다하여 몸을 버릴 때를
바로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든다고 한다.
성문과 벽지불의 경지를 지나서
보살의 지위와
도종지(道種智)와
일체종지(一切種智)에 머무르고
온갖 법을 알며
온갖 번뇌와 습기를 끊고
부처님이 되어 법륜을 굴리며
32상(相)을 갖추고 세계를 장엄하며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고
한량없는 수명을 누리는 것 등에 대해서는
모두 앞의
논의(論議) 가운데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성문(聲聞)의 사람이
4여의족(如意足)을 잘 닦아서
이 삼매의 힘을 얻으면
1겁 혹은 일 겁이 조금 못 되게 살 수 있으며,
보살이 4여의삼매(如意三昧)를 잘 닦으면서
만일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겁 동안 살고자 하면 역시 그의 뜻대로 된다.
“삼천대천세계가
순전히 금강(金剛)으로 된다”고 함은
그 밖의 다른 세계에는
비록 밑바닥에 금강이 있고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니시는 데와 앉으신 데는
금강이 있다 하더라도
그 밖의 처소에는 모두 없거니와
이 보살이 원한 바의 세계는
모두가 다 금강이라는 것이다.
보리수(菩提樹)의 향기로써
중생을 제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앞의 뜻 가운데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