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없이 무작정 떠났던 하루 여행
2018년 12월 6일, 서울에 간 길에 어딜 갈까 궁리하다, 마땅히 정처가 떠오르지 않아, 의정부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동두천역에 내렸다.
동두천에 도착해서 어딘가 가볼 곳이 있겠지 생각했는데,의외로 돌아볼 곳이 별로 없다는 생각에 다음 행선지를 찾은 것이 백마고지를 갈수 있다는 통근열차를 타기로 했다..
이곳 통근 열차는 불과 수일 전부터 다시 개통이 되어 운행되고 있었으며,요금도 경로인 경우는 遠近 관계없이 500원만 내면된다.
그래서 통근열차에 몸을 싣고 백마고지역에 갔지만,그곳에서도 역시나 헛탕이 되고 말았다.
까닭은 백마고지역은 한번 다녀온 곳인데다,백마고지까지 가는 길은 도보로 시간이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들었고,백마고지역에서 순환버스로 인근 지역을 돌아볼수 있는 코스도 있었지만, 그 역시 3시간이나 소요된다기에 생각을 접은 것이다.
전철안에서 대광리에 가면 개고기로 유명한 맛집이 있다는 소개를 받았기에 거길 한번 가야 하나 하던차에 마침 옆자리에 동승한 어르신들이 동두천 중앙역에 가면 아주 좋은 온천이 있다며 그곳을 가자고들 하였다.
그래서 그분들과 동행하여 동두천 중앙역까지 다시 내려갔다.
그런데 그것도 다시 파토가 나고 말았 다.
까닭은 차중에서 만난 여성 파는너들이 있었는데, 그들도 동행한다고 하더니만 거길 안가고 딴데로 가버리자,자기들도 온천 가는 것을 포기한 때문이다.
혼자서 멍청해진 나는 혼자서라도 가볼 요량으로 역에서 내리게 되었고,그곳에서 한 여행자를 만나 알고보니, 듣던대로 그리 좋은 온천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서 온천가는 것을 또 다시 포기하게 된다.
이날은 이처럼 공교로운 일들이 있긴 하였지만,그것도 하나의 여행 추억이란 생각에 그려려니하며,다음 행선지를 떠올려 보았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도봉산 둘레길이었다.
동두천역에서 백마고지역을 가는 시간표
백마고지역에 도착하여....
이곳에서 가볼만한 곳들이 소개되고 있어 어디라도 가볼가 하였는대,여행 마니아를 자처하는 노인장왈,사진만 근사하지 별로라며 손사래를 치셨다.
되돌아 나오는 중간에 있는 신탄리역
중간 역 중에 한탄강역에 내리면 볼거리가 제법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신탄리역을 다시 찾아보고, 또한 가까운 곳에 있는 대광리역에 들려 맛잇는 개고기 요리도 먹어볼 참이다.
대광리 개고기는 군부대에서 나오는 짠밥을 먹이기 때문에 맛이 좋다고 귀뜸해준다.
그리고 그곳을 가거든 경기집을 가라고 일러주기도 하였다.
동두천 중앙격에서 어둥산 둘레길이 있다기에 가볼까 했으나 마음을 접었다.
별로 돌아볼 의미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봉산역에 도착/도봉산을 말리서 잡아본 풍경
유희경과 이매창시비로 가는 길 이정표
도봉산을 자주 등산했지만 유희경 이매창 시비가 있다는 건 처음 발견하였다.
두사람의 시비가 왜 이곳에 함께 있단 말인가?
여기에 두사람의 시비가 있는 것은 유희경이 도봉의 산수를 좋아하여 이곳 도봉서원 인근에 임장(林莊)으로 거처를 마련하고 기거하다 여생을 마치게됨에서 유래한다.
유희경과 이매창은 널리 알려진 연인 사이이다.
이곳 시비에는 매창이 유희경과 이별하면서 지은 시조가 나온다.
"이화우(李花雨) 흩뿌릴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추풍낙엽에 저도 나를 생각하는가/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
조선시대 기생이었던 매창은 스무살 무렵, 자기보다 스물여덟살이나 연상인 촌은(村隱) 유희경을 만났다.
매창의 문학적 재질이 빛을 발하고 그의 뛰어난 시문악이 세상에 알릴수 있었던 것은 유희경을 만나면서 부터라고 한다.
당시 한양의 시선으로 이름이 자자하던 유희경이 매창이 머물던 부안에 내려와 2년동안 애정이 원앙처럼 뮤르익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매창을 향한 유희경이 읊었던 시가 나온다.
"남쪽 지방 계량의 이름을 일찍이 들었는데/시와 노래 솜씨가 서울에까지 울리더군/오늘 그 진면목을 보고나니/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온듯 하구나"
이 시는 유 희경의 촌음집에 수록되어 나오는 한 대목이다.
시에 능통했던 유희경과 매창은 서로를 사랑하는 감정을 시를 통해 이처럼 주고 받았다.
유희경의 문집에 실려있는 매창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가 7편으로 확인된다.
부안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지만,이별후에도 두 사람은 사랑을 잊지 못하고 서로를 무척이나 그리워 했다.
유희경이 서울로 돌아간 뒤 매창은 3년뒤 세상을 떠났다.
매창의 흔적은 그녀의 시비가 남아있는 전북 부안에서 찾아볼수가 있디.
부안 출신 신 석정 시인은 이매창,유희경,직소폭포를 가리켜 부안 산절이라 말한다.
오늘은 유희경과 이매창의 시비를 만나본것만으로도, 쏠쏠한 수확의 추억여행이라 아니할수 없다 하겠다.
커다란 말벌집들이 눈길을 끄는 커피숍
도봉산 능원사를 찾아서....
카톨릭 성당인데 특이하게도 유리로 장식된 건물이다.
유리벽에는 때마침 도봉산 전경이 그대로 비추니 더욱 신기하고게만 느껴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