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구름으로 습하기는 하나 시원한 바람이 제법 분다.
“*영씨 많이 뜨겁지 않고 바람도 부는데 동네 산책이라도 할까요?” 여쭈니 처음에도 조금 귀찮은 듯 움직이지 않는다. 한 번 더 여쭈니 벌떡 일어나며 <나가자> 표한다.
“미용씨 같이 나갈래요? *영씨 미용씨도 같이 나가도 될까요?”
운동화를 챙겨 신고 미용씨와 *영씨 동네 산책길에 나선다.
긴 장마와 바람 속에서도 집집마다 잘 가꾸어진 갖가지 화초들과 길가의 풀들까지 오히려 그 싱그러움을 더하며 저마다의 자태를 뽐낸다.
*영씨와 미용씨 꽃들과 작물들을 두루 살피며 사진도 찍고...떠들고 크크 소리 내어 웃기도 하며 시원한 바람을 즐긴다.
잠시 후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여 급히 가던 길을 돌려 귀가를 서두른다.
미용씨의 걸음은 매우 빠르나 *영씨의 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안녕하세요?” 미용씨가 소리치자 멀리서 이웃 아주머니 한 분이 “비가 오는데 어디를 갔다 오시나? 우산 빌려 드릴까요?”
“감사합니다. 하늘을 보니 비가 많이 쏟아지지는 않을 듯합니다. 가다 쏟아지면 처마에서 쉬다 갈께요”
“네 쉬엄쉬엄 천천히 가세요” 귀가 길이 언덕이라 *영씨의 더딘 걸음이 염려되신 듯하다.
알아봐 주시고 우산 빌려주느냐 물어봐 주시며 걱정해 주신 우리 이웃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다행히 빗방울이 심하지 않았고 집 앞에 이르자 비는 이미 그쳐 있었다.
*영씨와 집 앞 버스 정류장에 나란히 앉아 한 숨 고르며 바람을 좀 더 즐겨본다.
2023. 07. 22. 토요일 오후. 유 현숙
소소한 행복에 이웃의 정까지 덤이네요. - 다온빌 -
첫댓글 시골의 정겨운 모습과 *영씨 미용씨의 즐거움이 그려지네요
함께 한 시간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