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惡)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흔히 모순되고 참혹한 세상을 살아가며 한탄하다 못해 확 뒤집어지거나 끝장나기를 바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속에서 생각해봅니다. 세상이 왜 이렇게 악할까? 도대체 하나님이 과연 존재하실까? 하나님이 계시다면 이런 악한 세상을 보고만 계실 수 있는 것인가? 이런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말인가? 그런 하나님을 선하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실망하고 낙담하여 하고 싶지 않은 결론을 내리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없어! 그런다고 나아질 것은 없습니다. 또한 마음에 위로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 들어갈 뿐입니다. 당연히 문제 해결의 길이 아닙니다.
그런데 참 놀랍습니다. 절대악의 대표자로 용(龍)이 등장합니다. 이름은 ‘스마우그.’ 이름이야 뭐라고 하든 상관없습니다. 단지 용이 악의 상징물처럼 등장하였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성경을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성경에서는 마귀(악마)의 대표자로 용이라 표현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큰 용이 내어 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단이라고도 하는 온 천하를 꾀는 자라 땅으로 내어 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저와 함께 내어 쫓기니라” (계 12 : 9) 온 천하를 꾀는 자, 이 마귀가 세상을 주관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위 악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마귀가 주관하고 있으니 되찾으려 합니다. 그렇다고 마귀가 거저 내주지는 않겠지요..
그리하여 선(하나님)과 악(마귀, 용)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그냥 영화인데 이야기인즉 성경을 보는듯하다는 말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성경을 빗대어 그렇게 세상 이야기를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참혹한 전쟁의 시대가 열립니다. 우리가 지금도 현실 속에서 전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슬픔과 아픔에 젖어 살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가 곧 전쟁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지나왔습니다. 언제나 끝날까요? 끝나는 날이 올까요? 우리 인간들을 보노라면 희망이 없습니다. 전쟁이 왜 일어날까요? 한 마디로 욕심 때문입니다. 개인의 욕심이고 크게 넓히면 개인의 욕심을 합한 나라의 탐욕입니다.
더 가지려고 아니면 내 것으로 만들려고 전쟁을 일으킵니다. 빼앗으려고 또는 지키려고 전쟁으로 휘말려 들어갑니다. 전쟁은 많은 생명을 앗아갑니다. 더구나 각 국가의 법으로 보호받는 살인이 저질러지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는 잘 나고 못 나고도 없고 때로는 옳고 그름도 없습니다. 그냥 살기 위해 죽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 무참한 장면들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하기야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 있습니다. 웬만한 잔혹한 장면들에도 그다지 놀라움도 없습니다. 무덤덤하게 보며 즐깁니다. 제삼자이며 그 시간 즐기려 그곳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 속에서 그들의 아픔을 간접 경험하며 함께 그 감정을 나눌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자신의 일은 아닙니다.
빼앗긴 에레보르 왕국을 찾으려 힘든 여정을 떠납니다. 난장이족 왕족의 후예 ‘소린’과 ‘빌보’와 함께 하는 몇 명의 난장이들이 합세하여 왕국을 되찾으려는 여행입니다. 난장이 족을 미워하는 오크 족과의 싸움을 이겨내며 왕국 권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신비한 보석 아르켄스톤을 찾으려 떠납니다. 도중에 뜻하지 않은 요정의 도움을 얻기도 하고 호수를 건너기 위해 상인의 도움을 얻기도 합니다. 그러나 도움을 주는 인물들도 따지고 보면 자기 이익을 찾으려는 자들입니다. 아무튼 서로 주고받는 것이지요. 그렇게 어렵사리 산에 도착하지만 약속대로라면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욕심이 앞선 소린은 마법사 ‘간달프’와의 약속을 버리고 먼저 산으로 들어갑니다.
할 수 없이 난장이들과 빌보도 따라 들어갑니다. 찾던 아르켄스톤을 쥐려고 하지만 용이 눈치를 챕니다. 그리고 바깥에서 일어난 일을 알고 있는듯 말합니다. 빌보와의 대치가 이어집니다. 용이 쉽게 빼앗기지 않지요. 소린과 난장이들이 합세하지만 용의 힘을 물리치기 어렵습니다. 바깥에서는 난장이들을 쫓던 오크들과 영토를 벗어나 난장이들을 뒤쫓아 오던 두 요정의 싸움이 이어집니다. 요정들의 용사인 ‘레골라스’와 그의 파트너 ‘타우리엘’도 결국은 서로의 바라는 바가 있어서 난장이들을 뒤쫓습니다. 그러나 오크들의 대항이 만만치 않습니다. 싸움은 이어지고 자신들의 바람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따라갑니다.
빌보와 난장이들과의 싸움을 피해서 용이 호수마을로 향합니다. 사실 오면서 그 마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용이 그 사실을 알고 호수마을을 박살내겠다고 간 것입니다. 도움을 준 대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빌보는 스마우그가 호수마을로 향하는 것을 바라보며 중얼거립니다.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일단 이렇게 끝납니다. 사실 이 ‘호빗’ 영화 시리즈 전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 알고 나면 이 ‘반지의 제왕’ 이야기는 ‘호빗’ 시리즈의 뒷이야기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좀 헷갈리지만 참 놀라운 구성이라 생각합니다. 반지로 상징되는 절대권력에 대한 욕심이 거대한 전쟁을 일으킨 이야기입니다. 영화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를 보았습니다. 호빗 시리즈 두 번째, 2013년 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