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호세아 11,1-4.8ㅁ-9 마태오 10,7-15
예수님의 제자들이 복음을 전하려고 파견됩니다. 그들의 임무는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고 선포하며, 그 표징으로 병자들을 치유하고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입니다.
그러한 능력이 자신들의 능력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표지로 복음을 전하러 가는 여정에
자기를 보호해 줄 돈, 여벌 옷, 지팡이도 가지고 다니지 못합니다.
그러나 제자들이 방문하는 집마다 평화를 빌어 주며 복음을 전하다 보면, 자신들이 머물 곳,
먹을 것, 입을 것을 걱정하지 않도록 주님께서 마련해 주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러한 제자들의 선교 활동에는 두 가지 큰 수칙이 있습니다. 첫째는 머무를 수 있을 곳에
머무르는 것이고, 둘째는 떠날 곳에서는 미련 없이 떠나는 것입니다. 제자들을 맞아들이는 집에서는
이미 예수님의 복음의 능력을 믿고 희망하는 사람들이 머물기에 그들과 함께 가능하면
오래 머물수록 복음의 기쁨은 커집니다. 그러나 제자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의 말조차
듣지 않는 집에서는, 어떤 서운함이나 앙심을 품지 말고, 발의 먼지를 터는 행위를 통해
떠남의 겸손함을 배우도록 요청하십니다.
살면서 머물고 떠날 곳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내 영혼이
평안한 곳을 찾아 머물고, 쉴 새 없이 분주하고 욕망을 자극하는 삶의 자리를 툴툴 털고 떠나
잠시 멈추어 갈 수 있는 용기, 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내 삶을 혼란하게 만들고, 위선과 거짓으로 이끄는 우상들로 가득 찬 내 모습을 숨기지
않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며, 걸음마를 가르쳐 주시고, 팔로 안아 주시며, 병을 고쳐 주시는 분,
분노하지 않으시고 거룩하신 하느님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는 것이
우리 인생에서 소중한 것임을 되새겨 보면 좋겠습니다.
인천교구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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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 베네딕토 신부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호세아 11,1-4.8ㅁ-9 마태오 10,7-15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파견하십니다. 그리하여 제자들이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사람들에게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제자들을 모으신 목적을 실행에 옮기시는 것입니다.
이제 제자들은 이곳저곳을 다니며 기쁜 소식을 전하고 행동으로 그것을 드러냅니다.
당시 사람들에게 길을 떠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대부분 걸어서 가야 하는 이들에게 여비와 신발과 여벌 옷은
당연한 준비물이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준비물 가운데 꼭 필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겉옷과 지팡이입니다. 겉옷은 저녁의 추위를 막아 주고, 지팡이는 들짐승이나 위험에서
자신을 지키는 데 쓰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다른 것들은 물론
‘지팡이’마저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당시의 제자들에게는 이 말씀이
대단히 야속하게 들렸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하늘 나라를 선포하는 것은 지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파견된 제자들의 모습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처럼
가장 먼저 사람들에게 하늘 나라를 선포하셨고, 그들과 함께 머무시며 그들을 낫게 하시고
그들에게 참된 평화가 무엇인지 알려 주셨습니다.
복음을 선포하고 함께 머물며 평화를 빌어 주는 것. 지금도 여전히 선교에서 중요한 모습이며
예수님 삶의 요약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면서, 참된 평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서울대교구 허규 베네딕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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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루카 신부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호세아 11,1-4.8ㅁ-9 마태오 10,7-15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하신 단호하고 구체적인 명령이 소개됩니다.
평상시의 예수님 모습과 다르게 제자들을 실전에 투입하시며 이르시는 말씀이기에
복음을 듣는 이도 덩달아 긴장하게 됩니다.
제자들에게 이르신 아홉 가지 명령 가운데 두 번의 금지 명령은 ‘지니지 말아야 할 품목’에
관한 것입니다. 전대에 금, 은, 구리, 돈이 담겨 있거나 여행 보따리에 여벌 옷도 신발도 담겨서는
안 됩니다. 심지어 자신을 보호할 최소한의 도구인 지팡이도 금지됩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예수님의 말씀이 선뜻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리 떼가 가득한 세상에
파견되는 제자들에게 오히려 더 꼼꼼하고 넉넉하게 챙겨 주어야 할 것들인데 말입니다.
제자들이 무척 서운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예수님께 어느 정도의 양은 허락해 달라고 청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금지 명령의 핵심은 지니지 말아야 할 품목과 양에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지니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지니고 가야 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입니다.
어릴 적 학교에 갈 때 준비물을 챙겨 주시던 부모님이 떠오릅니다. 다 챙긴 것 같은데
꼭 하나씩은 빠뜨립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세상으로 나가는 우리 모두에게 준비물을
챙겨 주십니다. 불안해하며 많은 것을 챙기려고만 하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을 꼭 챙기라고 하십니다.
대전교구 김인호 루카 신부
-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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