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탤런트 한고은이 딜레마에 빠졌다.
다음달 중순부터 방송되는 KBS 2TV 주말연속극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의 여주인공으로 낙점된 한고은은 SBS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고은은 SBS와 21회의 드라마 출연계약이 남아있어 SBS의 양해없이는 타 방송사 드라마에 출연할 수 없기 때문.
이를 알고 있는 KBS 측은 드라마국 고위간부가 직접 SBS 고위관계자를 방문해 한고은의 출연양해를 구했지만 SBS 측은 자사 드라마 후속작에 한고은을 쓸 예정이라며 'KBS 출연불가'를 거듭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고은은 최근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의 촬영전 단합대회에 참가하는 등 KBS 출연을 강행하고 있다.
한고은 측은 "SBS와 출연계약이 남아있긴 하지만 언제 출연할지 기약이 없는데다 본인도 절실하게 원하는 배역이라 일단 출연하면서 SBS 측의 양해를 얻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SBS와 한고은 간엔 묘한 '감정'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추측.
한고은은 작년 SBS '줄리엣의 남자'의 촬영까지 참여했다가 배역이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고, 일요아침 드라마 '달콤한 신부'에 출연한 이후 1년 가까이 배역이 주어지지 않는데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는 것.
마땅한 배역이 없어 캐스팅을 미뤘다고 주장하지만 SBS도 한고은측의 노골적인 불만을 괘씸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불문가지.
출연계약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은 그동안 방송사 간부들간의 '점잖은 타협'을 통해 보통 원만히 해결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고은의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어 자칫 SBS-한고은-KBS의 법정공방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