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꽃 "
한가로운 구름 한 점이 매달려 있는 하늘길을 따라 오늘은 어버이날이라 부모님을 모시고 나온 사람들로 고깃집은 붐비고 있습니다.
평범한 차림에 희긋한 머리를 한 중년의 부부가 중간에 엄마인듯한 할머니의 손을 잡고는 식당 안에 들어섭니다.
“어머니…. 여기 앉으세요.“
“오냐…. 이 늙은 어미 데려온다고 고생 많았구나. 애미애비도 앉으렴..“
“그동안 변변히 고기 한번 못 사드렸는데 오늘은 많이 드세요“
“근데 여긴 비싼 집 아니냐..?
돈도 없는데 괜히 나 때문에..“
서로의 가슴에 말의 향기가 묻어나고 있을 때 다시 가게 문이 열리더니
어디서부터 매달고 왔는지 돈 냄새를 풍기며 들어서는 중년부부 뒤로 지팡이에 세월을 의지한 할머니 한 분이 뒤따라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핼쑥한 세상을 돌고 온 바람을 안고 자리에 앉자마자
“어머니 선물이에요”라며 옆에 앉은 사람들이 보라는 듯 내미는 상자 안에는 돈으로 접어 만들어 놓은 꽃들이 들어 있었지만 할머니의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진 않습니다.
“고맙구나”
다 늙어 무슨 돈이 필요하냐는 듯 푸석한 웃음을 지워 보인 할머니는 건너편 앉은 가족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머니…. 선물입니다“
접이식 지팡이를 선물해 주는 모습을 보며 부러운 듯 한참을 바라보더니
“나도 지팡이나 선물해주지 그랬냐. 고무가 다 달아 미끄럽더구나.“
“살면 얼마나 사신다고 지팡이를.. “
고기가 굽기 바쁘게 입으로 들어 가는 아들 내외를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는 고목처럼 앉아 건너편 아들 내외가 구운 고기를 할머니 앞으로 내밀어 주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머니…. 잘게 썰었으니 드시기 편하실 거예요. 많이 드세요.“
“어미·아비도 굽지만 말고 어여 먹어”
낯선 집 담장 넘어나는 소리에 서글픈 마음이 드셨는지
“애비야…. 화장실이 어디 있냐?“
“저기 보이시죠,“ 라며 손으로 가리키곤 숯불에 구워놓은 고기를 먹기에 바쁜 아들 내외를 보며 씁쓸한 걸음으로 걸어 나가시던 그때
“애비야.. 콜라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화장실에 가고 싶구나.“
주고 또 줘도 모자라는 듯 어머니의 손을 잡고 화장실로 가더니 나오실 때까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며 먼저 간 할머니는 부러운 듯 자꾸 뒤돌아보며 걸어오고 있습니다.
골진 가슴 주름 사이로 굽은 등만 내보이며 낯선 시간 위만 걷다 나온 할머니 앞으로 검정 자가용을 내밀며
“뭐 하세요? 빨리 오시지 않고! 이래서 노인들은 집에 있어야 한다니깐! 빨리 타세요. 부부모임이 있어 가봐야 해요..“
애달픈 자투리 삶을 내보이며 차에 오른 할머니가 구겨진 슬픔을 감추려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타인의 마음속에 행복을 저축하는 일만큼 보람 있는 일은 없다는 듯
저 멀리서 아들내외의 손을 잡고 걸어오는 다른 할머니의 모습에 부러움 한 점을 눈가에 올려놓고 앉았습니다.
택시 운전을 하는 아들 차에 오르려는 어머니를 보며
“어머니..가실 땐 이쪽으로 앉아가세요. 그쪽에 풍경이 더 보실 게 많으실 거예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더 아름답다는 걸 알아가는 시간 속에서
이 세상 욕심으로 피고 지는 '돈 꽃' 보다 주는 행복 속에 피어나는 '배려 꽃'만 한 게 없다면서 택시위에 실려 가는 빨간 노을이 저 멀리 태양이 그려놓은 행복 속을 달려가며 말하고 있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행동은
“배려”라는 말과 함께....♡
*** 사평35" 박영임님' 받은글"
*** 관심과 배려가_사랑입니다^^
카페 게시글
아름다운 글영상
~어버이날의 돈 꽃"
百歲淸風
추천 0
조회 22
23.05.06 21:18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