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형법정의 결말
1. 두가지 결말
인터넷에 떠있는 글을 보면 화형법정의 결말을 둘로 나누려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화형법정의 결말은 두개가 아니다.
결말은 오직하나. 하나는 거짓 결말이고 나머지 또 다른 하나가
진실인 결말이라서 그런 것이다.
거짓 결말은 물론 고던 클로스의 추리가 거짓 결말이다.
그것은 한 천재가 마녀의 부탁으로 불가사의한 사건에 논리적인
설명을 붙인 것 뿐이다. 이유는 주위 사람들을 납득시키는 것.
특히 마리 도브리의 남편인 스티븐스를 말이다.
아직까지는 사랑하니까 그와 편안히 지내고 싶은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내게 “당신이 어떻게 알아!”
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며 증거가 여럿 있다.
지금부터 그것을 설명하겠다.
먼저 사건 발생 2년전, 마리와 스티븐스가 크리스펜별장에
처음 온 이후로 마일즈가 방에만 틀어 박히게 된 사실.
마일즈는 마녀를 알아보고 두려웠던 것이다.
둘째, 마일즈가 죽기 직전. 마일즈는 마크에게
"설마, 너도?”라고 말했다. 이것은 “설마, 너도 마녀에게
‘예고’를 받았느냐.”를 의미한 것이리라.
모두가 알겠지만 마크는 나중에 실종된다.
단순히 경찰 때문에 도피한 것이라고 생각하기엔 좀….
셋째, 헨더슨 부인이 마일즈의 방을 엿보았을 때.
그때 마일즈는 공포에 가득한 표정이였다고 헨더슨 부인이 말했다.
만약 거기 같이 있던 사람이 간호사였다면 그런 표정이였을리가 없다.
2. 결말의 천재성
화형법정의 결말은 정말 천재적이다.
화형법정은 괴기소설에 추리소설의 구성을 집어넣은 것이다.
화형법정의 결말을 둘로 나누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1)오리지널 괴기 형식
<고던 크로스가 해명을 하지 않고 그냥 에필로그가
나온후 이야기가 끝나버린다.....>
그러면 독자의 반응은
"이게 뭐야, 이렇게 조잡할수가!
작가도 해명할 길이 없으니까 그냥 마녀가 한거라고 끝내버리네!"
2)완전한 추리 형식
<고던 크로스가 해명만하고 이야기가 끝난다.
에필로그는 나오지 않고…>
그러면 독자의 반응은
"뭐야, 실컷 마녀니 어쩌니 하면서 결국 아무것도 없잖아!
허무해라.... 완전히 분이기 다 잡아놓고 분이기 다 깨네!"
분명히 이럴것이다. <화형법정>을 읽었을때 독자들은 틀림없이,
논리적 설명을 듣고 싶어하고 괴기적 분이기를 놓치고 싶지않고 싶어한
다.
화형법정의 결말은 이 모든걸 충족시키는 정말 멋진 결말이다.
첫댓글 화형법정의 에필로그는 지금까지의 흐름을 끈어버리는 역할을 하죠. 시점이 변하면서 범인의 심리가 그대로 들어나는 정말 환상적인 구성입니다.
음. 이분은 화형법정에 대해서 아주 많이 연구하신것 같습니다. 제가 여지껏 읽은 결말정리중 가장 쉽고 잘 정리하신것 같습니다. 너무 잘 읽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읽어봐야 겠군요..^^
네... 저두 완전 동감입니다. "너도 설마?"는 생각지 못 했는데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군요.
정말이지 반전이 대단한 작품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