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8. 나무날. 날씨: 날이 차츰 풀려간다.
아침열기-수학(도형, 선그리기)-점심-청소-알찬샘 몸놀이(관악산 얼음썰매 타기)-마침회-5,6학년 영어-교사회의-넓힌운영모임
[실컷 얼음썰매 타기]
8시 50분, 우면산으로 아침 걷기를 간다. 지난 겨울에 아이들과 만들어놓은 눈사람 흔적을 찾았다. 양지마을과 학교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숲체험원에서 호흡을 가다듬는다. 학교 바로 옆에서 우면산과 관악산이 있어 참 좋다. 새로운 길을 가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은 탐험처럼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다. 오가며 도란도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하루 흐름을 나누고 몸과 마음을 깨우며 호흡을 확인하는 아침걷기가 상쾌하다. 15분에서 20분이 주는 아침 행복이다. 9시 10분 교실로 들어와 피리를 불고 졸업잔치날 부를 노래를 불러본다. 선생이 읽어주는 과학 이야기와 아이들이 들려주는 지난 밤 특별한 이야기까지 우리들의 아침열기는 아침걷기와 교실로 이어지며 시와 노래, 이야기로 가득하다.
10시 20분, 수학 시간에는 방학 동안 어린이들이 애를 쓴 수학 책을 꺼내 함께 풀기로 한 도형을 한다. 콤파스와 자를 쓰고, 지름과 반지름과 둘레를 익혀간다. 원의 성질을 이해하는 선 그리기까지 집중력이 살아난다. 더 많이 쉬고 더 많이 놀고 싶다는 어린이들이지만 할 때는 집중하는 힘은 언제나 선생을 놀라게 한다. 그래도 더 놀고 싶다는 마음을 어찌 이길까. 그래서 낮에는 3학년끼리 관악산으로 가서 얼음썰매를 실컷 타기로 했다.
어제와 달리 관악산 골짜기 아래쪽 얼음에 물기가 많아졌다. 하루가 다르게 녹아가고 있는 게다. 그래도 한 번이라도 가는 겨울을 즐기려는 얼음썰매 타기에 부족함이 없다. 서연이가 썰매 두 개를 가져오고, 단희가 한 개, 준우가 한 개를 가져왔다. 썰매 네 개로 둘 셋씩 짝을 지어 타는데 자연 썰매장 길이가 150미터에서 200미터다. 셋이 타며 무게가 제법 나가 속도가 높아진다는 걸 가속도로 연결된다. 여자 아이들을 도와 같이 타는데 한 번도 멈추지 않고 가장 낮은 곳까지 가니 정말 좋아한다. 선생이 뒤에서 손으로 조종해서 멈추지 않고 속도가 더 난다는 걸 알아챈 어린이들이 줄곧 같이 타자고 한다. 정말 실컷 썰매를 탔다. 바지는 무릎 아래쪽이 조금 축축하지만 재미나게 논 덕분에 모두 얼굴이 환하다.
저녁에는 2018년 새 운영일꾼이 여는 첫 운영모임이 열렸다. 역시 열정과 설렘이 있어 좋다. 한 해 예산안과 일꾼모임 구성, 학교 흐름과 행사까지 세 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에서 넘치는 기운을 받는다. 한 해 든든한 동지들과 학교와 공동체 일을 같이 하게 되어 고맙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