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정치, 무엇이 문제인가?

[백향목]

기윤실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 <목회자와 교회정치> 심포지엄 주제발제1

한국교회의 정치, 무엇이 문제인가?

지형은 목사〡말씀삶공동체 성락성결교회, 서울신학대학교 겸임교수

1. 들어가는 말

정치란 말이 참 애매하다. 한국 교회 영역에서 이 말을 사용할 때 좁은 뜻으로 하면 총회장 직책을 중심으로 선거와 연관하여 돌아가는 교권 구조의 작동을 말한다. 일반 사회 영역에서 정치하면 금방 선거를 떠올리는 것에 견준 것이다.

그러나 넓은 뜻으로 하면 교회 영역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을 성경 말씀에 따라 조화롭고 아름답게 다스리고 꾸려가는 과정을 가리킨다. 앞에서 말한 좁은 뜻의 정치도 물론 여기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정치적 존재’라고 말할 때처럼 넓은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

넓은 뜻으로 정치라는 말을 생각하는 게 이 심포지엄에 좋다고 본다. 좁은 뜻으로 보면 주로 선거와 연관된 문제에 제한된다. 넓게 봐야 한국 교회의 현재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를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 교회의 정치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문제점을 사람에 따라 달리 볼 수 있겠다. 인간 사회의 어느 집단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할 사람도 있겠다. 기독교 이천 년 역사의 사례를 볼 때 오늘날의 한국 교회 정치가 특별히 더 부패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할 사람도 있겠다. 반면, 오늘날의 현상이 아주 심각해서 ‘한국 교회는 침몰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다.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 하나는 현재 한국 교회의 부정적인 문제점들이 대부분 좁은 뜻의 ‘교회 정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며, 그 부패 정도가 상당히 심각해서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한국 교회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의 정치 문제를 어떻게 살펴야 할지 쉽지 않다. 더구나 정치를 넓은 뜻으로 해놓고 나니 더 그렇다. 이리저리 생각하고 상황을 분석하다가 ‘현실적으로’ 정치의 축 역할을 하는 세 가지를 골랐다. (1)돈, (2)법, (3)성역이다. 세 가지 점을 중심으로 살피겠다.

2. 돈

2-1. 두 가지 예를 들어 한국 교회 정치에서 돈에 대한 문제점을 생각해 본다. 하나는 교계 일에서 지급되는 교통비 또는 거마비에 대한 것이다.

내가 속한 교단은 총회와 지방회의 두 단계로 교단이 조직돼 있다. 지방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주로 목사와 장로들인데, 회의나 이런저런 공적인 일로 모일 때 지방회 재정에서 교통비가 지급된다. 몇 년 전부터 교통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것은 지방회의 공적 재정에서 교통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다. 개 교회나 지방회나 총회의 일은 기본적으로 디아코니아 곧 섬김이다. 목사나 장로라면 교통비 정도는 자기가 쓰면서 섬기는 게 바람직하다. 아니 마땅하다고 본다.

총회 영역으로 가면 문제는 조금 달라진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모임이 있을 때 멀리는 부산에서도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현실적으로 비용이 꽤 들 수도 있다. 몇 만원은 사람에 따라서 적잖은 비용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총회적인 모임이라면 적절하게 교통비를 지급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구분돼 있는 지방회는 그렇지 않다. 지역이 그리 넓지 않다. 자기 차를 이용하든 공공교통 수단으로 이동하는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다.

내가 속한 교회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 안에서 서울중앙지방회에 있다. 공적인 일로 모일 때 지방회 재정에서 교통비가 지급된다. 지금은 교통비가 균등하다. 한참 전에는 지방회 안의 부서에서 인사부처럼 ‘힘 있는 부서’에는 교통비가 더 많이 지급되었다. 말하자면 이름이 교통비지 수당 같은 성격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5만원으로 통일되었고, 이것이 3만원으로 내려갔다. 성결교단 총회에서 재정 문제가 터지면서 통상적으로 지급되던 교통비가 수도권에서는 2만원으로 하향 조정되었다. 올해 2월 정기 지방회에서 총회의 교통비 금액을 감안하여 3만원이 2만원으로 조정되었다.

교통비를 지급하지 말자는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분들 생각은 교통비가 지급되지 않으면 지방회 모임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 교통비 없어서 일하지 않을 사람들이 지방회에 나오지 않는다면 참 좋으리라고 본다.

문제의 요점은, 공돈을 쓰는 구조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될 수 있으면 ‘줄여야’ 한다.

2-2. 다른 하나는 재정과 연관된, 이른바 ‘쓰리쿠션’이다.

내가 속한 지방회에 여러 기관들이 있다. 어떤 것은 교단법에 규정된 공적인 기관이고 또 어떤 것은 목회자나 평신도 지도자들이 모여서 만든 임의단체다. 그런 모임을 유지하거나 행사를 진행할 때 지방회 내의 개 교회에 찬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상회비를 내는데, 지방회비와 총회비다. 찬조금은 공식적인 상회비 외에 준조세 성격을 갖기도 한다.

우리 지방회에서는 여러 해 전부터 찬조금을 요청하지 말자는 공적인 의견이 있었다. 지방회장을 맡는 분들도 그런 의견과 의지를 표명해 왔다. 그런데 이것이 제대로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서도 장로들이 모인 모임이 문제인 경우가 있다.

장로들이 개 교회에서 당회를 구성하면서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고, 지방회에도 대의원으로 활동하니까 현실적으로 힘이 있다. 그래서 장로들로 구성된 모임에서 개 교회에 어떤 재정 찬조를 요청할 때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장로들 가운데 개 교회의 현실적인 구조를 훤히 꿰뚫고 그걸 능숙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교회에 따라서 재정의 지출 구조가 다르지만, 아무래도 담임목사가 일정하게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데, 담임목사면 누구나 자기 교회의 장로들에게 신경을 쓰게 된다. 그래야 되기도 한다. 그래서 지방회 내의 모임들에서 개 교회로 찬조금을 요청하면서 요청받는 교회의 장로들을 통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이른바 ‘쓰리쿠션’을 돌려서 요청하는 것이다. 목사들이 거절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성도들이 하나님께 바친 헌금이 교회의 공적인 재정이다. 이 재정에서 정당하게 또 마땅히 찬조해야 하는 것이라면 장로들 모임이 아니더라도 해야 한다. 정당하고 마땅하지 않은 것이면 장로들이나 목사들 모임이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2-3. 위의 두 가지 예에서 한국 교회 정치의 문제점에 대한 중요한 점을 짚는다. 가장 분명하게 직접 말하면 이렇다.

‘돈, 돈 문제다.’

일반 정치를 생각해 보라. 돈 없이 정치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돈이 있어야 정치를 할 수 있다. 교계의 정치도 현상적으로는 똑같다. 돈이 정치의 중심 관심사다. 그 가운데서도 ‘공돈!’ 공돈이 많으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공돈 쓰는 재미에 맛이 들린 사람들이 문제다.

정치의 부정적인 현상을 생각하면서 ‘정치꾼’이란 말을 쓴다면 공금을 공돈으로 쓰는 데 재미를 붙이면서 정치꾼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다. 부정적으로 교계 정치를 배운다는 것은 공금을 움직이는 못된 방법들을 배우는 것이다. 본격적인 정치꾼은 공금을 공돈으로 쓰려고 사람을 연결하고 주고받는 일을 조직화하고 그 구조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집단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나는 한국 교회의 정치에서 발생하는 비성경적인 문제점들을 논할 때 공적 재정 곧 돈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현실적인 해결책이나 대안이 나올 수 있다. 교계 정치의 문제점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은 교계의 공적 재정 규모를 줄이는 일이다. 지방회(노회), 연회, 총회의 재정 규모를 축소시키는 것이다. 일반 영역의 표현을 빌어 말하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교단마다 상황이 다르다. 고교회적인 교단처럼 상회의 권한이 강한 교단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각 개교회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회중제 정치 형태의 교단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다.

개 교회부터 시작해서 여러 종류의 상회나 교계 기관의 재정에 대한 표준적인 감사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대안 중 하나일 수 있다. 사회적인 기준에서 높은 투명성과 신뢰성을 가진 감사 수준을 교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할 것이다.

3. 법

정치는 법의 문제와 뗄 수 없이 연관돼 있다. 법의 문제를 교계 선거를 대표적인 예로 삼아 살펴본다. 정치,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선거가 중심이다. 교계 선거의 문제에서 돈과 정책과 특권을 살피면 좋으리라 본다.

3-1. 먼저 선거에서 돈 문제다. 또 돈이 주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선거 비용을 한편으로는 엄격하게,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성 있게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되도록 선거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는 건 말할 것도 없다. 비용이 들지 않는 선거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돈 문제에서 위반이 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실제적으로 만들어놓고 사회법적으로도 효력이 있는 문서에 출마자 본인의 서명을 받으면 좋겠다.

공적 효력이 있는 문서가 중요한 까닭은 선거법을 위반했을 때 실질적으로 처벌하려는 것이다. 교단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말이다. 교단적인 처벌에서는 교계 구조의 중심을 찔러야 한다. 처벌 조항에 총회대의원이나 노회(지방회나 연회)대의원을 몇 년간 금지하거나, 교단 안의 공적인 직무를 맡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주 효과가 클 것이다.

두 번이나 세 번 이런 일을 위반했을 때, 교단 내의 모든 공적인 직책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말하자면 ‘아웃시키는 제도’도 연구할 만하다.

3-2. 정책에 대하여. 교단의 선거에서 정책을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문제는 비용과 연관돼 있다. 사람들이 모여서 공청회나 토론회를 하든 신문이나 여러 매체에 광고를 하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적으로 관리하든 자료를 만들든 정책을 알리는 데는 비용이 든다. 이런 비용을 최소화하고 공공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오늘날의 인터넷 환경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비용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3. 특권에 대하여. 교계 선거와 연관된 정치 과잉이나 부작용을 줄이려면, 총회 임원과 연관된 특권 현상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총회장 또는 어떤 직책을 거친 뒤에 자연스럽게 연관되는 이런저런 특권들이 있으니까 선거가 더 과열된다. 그러니까 예컨대, 총회장을 지낸 뒤 어떤 직책은 맡지 못한다고 못 박으면 좋을 수 있다.

우리 교단의 경우 총회장을 지내고 나서 교단신학대학교의 이사장을 맡는다거나 기타 여러 중요 직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어느 교단이나 비슷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다. 한 조직의 수장을 맡으면서 경험한 노하우와 인맥을 다른 영역을 섬기는 데 유용하게 쓴다면 좋은 것이니까.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은 그것이 특권이 되어 있으니 문제다. 가능한 대로 이런 연결고리를 끊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선거로 뽑히는 직책에 이렇게 저렇게 연결되는 특권을 최대한으로 줄여야 한다.

3-4. 위의 세 가지 문제와 연관하여 명백하고 의도적이며 지속적인 교회법 위반이 있을 때 엄격하게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교회법을 발전시켜야 한다. 처벌에 대한 법적인 장치가 좀 더 치밀하고 실제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아주 중요한 문제는 교회법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사회법으로 다루는 일이다. 깊이 논의하고 충분히 토론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일반적으로는 교계의 다툼을 일반 법정으로 가져가는 것을 비성경적으로 본다. 내 생각을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관점이 늘 바른 것은 아니다. 전체적이며 일반적으로 보면 잘못된 관점이다. 교회적 영역의 문제를 사회법의 다툼으로 가져가는 것을 기독교 신앙과 신학적 관점으로 깊이 검토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교계의 징계가 별 힘이 없을 때가 많다. 교회법의 최종 단계까지 가도 판결에 승복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교회법에 강제적인 공권력이 없어서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사회법이다.

기독교 신학적으로 볼 때 사회법은 교회법과 더불어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도구다. 교계에서 사회법에서 다투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또는 교회법으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방어적인 조치다. 성경적인 가르침으로 보아도 사회법의 다툼을 경원시하는 것은 충분한 근거가 없다. 기독교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오늘날의 일반 법조계를 이끌고 간다는 적극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현장과 연결하여 신학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3-5. 일반 사회법이 종교 문제를 어떻게 어느 범위까지 어떤 기준에 근거하여 다룰 것인가를 연구하여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일반 언론이나 사회적 영역에서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 문제를 비교적 성역 없이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 후반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상황은 사회법 쪽에서 종교 문제를 다루는 합리적인 기준이나 판례가 성숙돼 있지 않다. 사회 전체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이 문제를 놓고 일반 법 전문가들이 종교 영역의 (신)학자들이나 교회법 율사들과 함께 공동으로 연구해야 하리라 본다.

4. 성역

4-1. 이른바 ‘성역’에 대한 주제는 정치보다는 목회가 교회의 중심이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영역 안에서 ‘정치’와 ‘목회’를 대비시키면 이 두 단어 모두 좁은 뜻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정치를 넓게 보면 교회의 모든 것이 다 포함되고 목회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좁게 보면 목회는 다른 말로 목양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바, 예배를 중심으로 기도와 말씀의 가르침과 전도 등 신앙의 영역에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뜻한다. 이럴 경우 정치는 주로 현상적인 조직이나 제도, 건물이나 재정의 관리 등에 대한 것이다. 교회론적인 표현으로 하면 목회는 보이지 않는 교회와 주로 연관된 점이고 정치는 보이는 교회에 주로 연관된다고 말해도 좋겠다.

한국 교회에 목양이 중심이 되게 해야 한다. 정치 과잉 현상이 한국 교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교권의 정치 구조가 강고하고 집단의 부정적 결집력이 깊고 넓어서 언론의 사회면에 보도되는 명백한 비리조차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4-2. 사람 사는 사회의 조직들은 그 조직의 현실적인 자리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 한 국가의 공적인 구조를 끌고 가는 공직의 조직 구조는 일반 회사의 조직 구조와는 다르다. 교육계의 구조, 법조계의 구조, 연예계의 구조, 학계의 구조 등에는 나름으로 독특한 특징이 있다.

물론 모든 조직 구조에 공통적으로 적용돼야 하는 점이 있다. 공평성, 정직성, 투명성 등과 같은 것이다. 조직의 구성과 유지 발전은 공통적인 가치를 기반으로 각 조직이 가지는 특성을 잘 살펴서 살려가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교계의 조직 구조를 살펴보자. 먼저, 교계라는 영역은 그 기본이 개 교회라는 점을 생각하자. 그리스도의 몸인 하나하나의 교회가 교계라는 넓은 영역의 뿌리요 기초다. 교회는 사회 현상적으로 얼마든지 관찰이 가능하고 조직과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면으로 보면 교회라는 조직이 가지는 독특성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성역의 문제다.

신학적으로 교회사적으로 적어도 ‘교회의 정치’는 거룩한 교회법에 연관되어 있는 것이고 교회법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근거하고 있다. 성경은 기본적으로 정치 형태에서 민주적 대의정치를 지지한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이 다는 아니다. 성경은 절대적 권위의 질서에 대하여 말한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권위인데, 이 권위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이 성경 내용이다. 그런데 성경 내용을 교회 현실에 적용하는 게 쉽지 않다. 해석과 과정이 필요해서다.

4-3. 한국 교회의 정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출구를 찾으려면 크게 두 가지 정치 형태를 살피며 장단점을 판단해야 한다. 하나는 성역을 인정하는 형태며 다른 하나는 되도록 성역을 인정하지 않는 형태다.

비교적으로 성역을 많이 인정하는 교회의 정치 형태는 이른바 ‘고교회적인 교회 구조’를 말한다. 가톨릭이나 성공회처럼 성직의 직제에서 단계별로 항구적인 직책이 존재하는 교단이 그런 경우다. 이런 정치 형태의 장단점이 있다. 단점부터 말하면, 이런 교회 구조에서 성역 안에서는 견제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 영역이 타락하게 되면 제동장치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장점도 있다. 어느 정도 이상으로 기독교적으로 훈련받은 헌신된 지도자들이 그 성역에서 일하게 되는데, 이들을 통해서 상당한 정도까지 성경적인 가치 체계를 일관성 있게 유지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으로 성역을 인정하지 않는 교회 정치 형태는 침례교나 독립교회 등인데, 여기에도 장단점이 있다. 가장 큰 단점은 개교회주의의 함정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신학적 명제를 사역 현장에서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장점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을 가진 오늘날의 세계 구조와 정신에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연성과 가변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교회 공동체를 새로 만들어서 사역을 진행하다가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교회의 정치 형태에서 이 두 가지는 선악의 문제가 아니다. 교단이나 개 교회의 상황에 따라서 특히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두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가 장점으로 작동할 수 있고 반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두 정치 형태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끊임없이 단점을 경계하고 장점을 발전시켜가야 한다는 것이다.

5. 나가는 말

최근 한목협에서 주관한 전국민종교의식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교회는 전반적으로 큰 위기 직전 상황에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우선 종교사회학적으로 이런 상황이 명백하고, 다음으로는 교회 내적 현상에 대한 신학적인 분석으로 볼 때에도 퇴조 또는 위기 현상이 분명하다고 보인다.

 

다른 각도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한 가지는 역사적인 인식이다. 기독교 이천년 역사에서 보면 현상적인 교회는 언제나 부흥과 쇠퇴를 반복해왔다. 이런 부침은, 당연한 일이지만, 교회 내적인 상황과도 연관이 있지만 중요한 요인 또 하나는 시대 구조의 변화다. 시대 흐름에서 큰 틀이 바뀌면 교회는 반드시 영향을 받는다. 기독교의 리더십은 이런 큰 흐름의 변화를 읽어내고 대처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교회 공동체는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 한편으로 사람의 정신적 인식의 구조 변화와 다른 한편으로 구체적인 조직이나 기술 발전의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런 점과 연관하여 깊이 살피고 질문하며 해답을 찾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와 세계는 이런 각도에서 볼 때 무엇이 변하고 있는가?

인터넷 환경이 광범위하게 인간 삶의 정신과 기술을 재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이 교회 공동체 구조에 단기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한 세대나 두 세대 뒤에 교회 공동체를 이끌어갈 세대에 대하여 한국 교회는 어떤 예측과 준비를 하고 있는가?

오늘날의 세계 전체에 대하여 교회는 어떤 시각과 판단 그리고 어떤 성경적 전망을 갖고 있는가?

* 출처 : 목회자윤리 연속심포지엄 ③ <목회자와 교회정치>

- 일시 : 2013년 5월 9일(목) 오후2시~5시

- 장소 : 명동 청어람 소강당

- 주관 : 기윤실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

 

[백향목]

다는 그렇지 않겠지만 목사들의 머리에 든것이 없는데 정치 한다고 거드럼 피우고, 성도들이 목사님 목사님 하니까 목에 힘이 들어가서 자기가 정말로 대단한 목사가 된양 우쭐 대는것이 문제 입니다. 이런 목사들은 제발 정신 차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