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 38개국 190편 초청
- 개막작 <씨민과 나데르, 별거>, 폐막작 ‘한국장편경쟁’ 부문 대상 수상작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JIFF)의 윤곽이 드러났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9일 오후 서울 명동의 세종호텔에서 조직위원장인 송하진 전주시장과 민병록 집행위원장, 유운성·맹수진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의 개·폐막작 등 상영작 및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자유, 독립, 소통'을 슬로건으로 디지털 대안 영화제를 지향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4월 28일부터 5월 6일까지 9일간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을 비롯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일대의 14개 상영관에서 개최된다.
올해 출품작은 작년보다 116편 증가한 국내 625편, 해외 527편 등 총 1천152편의 영화가 출품됐으며, 이중 총 38개국 총 190편(장편 131편, 단편 59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장편영화의 편수는 그대로이나 단편영화의 편수가 지난해보다 19편이나 줄어들었다.
영화제 측은 "무리하게 많은 영화를 상영하기보다 상영작 감독들과 관객들이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콤팩트하면서도 내실 있는 영화제가 되기 위해 전체 상영작 편수를 소폭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초청작 가운데 JIFF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와 자국 밖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은 장편 17편, 단편 16편이다.
올해 영화제의 가장 특징은 다채로운 다큐멘터리 영화를 대거 초청이다. 전 섹션에 걸쳐 다큐멘터리 영화의 비중이 대폭 높아졌다. 영화제는 단지 편수가 늘어난 것만이 아니라 동시대 다큐멘터리 영화의 다양한 경향을 한꺼번에 살필 수 있을 만큼 스펙트럼의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영화는 전 섹션에 고르게 진출했다. 국제경쟁 부문에 처음으로 진출한 김경만 감독의 <미국의 바람과 불>을 비롯해 쇼케이스 7편, 애니페시트 4편, 로컬 시네마 5편, 영화보다 낯선 3편 등 모든 섹션에 고르게 포진됐다. 특히 올해부터 한국경쟁 부문 대상 수상작을 폐막작으로 상영하는 등 한국영화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다.
프로그램은 전주국제영화제 직접 제작하는 ‘디지털 삼인삼색’과 ‘숏!숏!숏!’ 프로젝트가 포함된 ‘JIFF 프로젝트’, ‘국제경쟁’·한국장편경쟁·한국단편경쟁 등 경쟁부문을 모은 ‘경쟁부문’, 동시대 영화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시네마 스케이프’, 다양한 영화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 페스트’, 영화 미학의 최전선에 있는 최신 실험영화나 아방가르드 영화를 선보이는 ‘영화보다 낯선’, 특별전과 회고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영화를 살펴보고자 마련된 ‘포커스’ 섹션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개막작으로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쓴 이란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의 <씨민과 나데르, 별거>가 선정됐다. 폐막작은 한국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소개를 위해 한국장편경쟁 부문 대상작이 상영된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전통적인 영화적인 형식들인 연기, 촬영, 편집, 시나리오 등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가장 모범적으로 활용해서 만들어낸 드라마 연출의 모범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이란 사회의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인 문제들을 다루고는 있지만, 전 세계 어느 관객에게나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개막작을 소개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핵심 프로그램이자 디지털 단편 제작 프로젝트인 ‘디지털 삼인삼색’의 올해 참여 감독에 프랑스 장-마리 스트라우브 감독과 클레어 드니 감독, 스페인 호세 루이스 게린 감독 등 유럽의 거장 감독 3명이 참여해 각각 <후예>, <데블>, <어느 아침의 기억>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의 재능 있는 젊은 감독들을 대상으로 단편영화를 제작 지원하는 “숏!숏!숏!” 프로젝트에는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과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의 부지영 감독이 참여해 <애정만세>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제, 한국 장편, 한국 단편으로 이뤄진 ‘경쟁부문’에서는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국제경쟁’ 부문에 진출한 김경만 감독의 <미국의 바람과 불>을 비롯해 단편영화 <파란만장>으로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단편부문 대상을 받은 박찬옥 감독의 동생인 박찬경 감독의 첫 장편영화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 배우 추상미의 연출력과 내용의 깊이가 돋보이는 단편 <분장실> 등 한국 장·단편 23편과 <가을>(아미르 바쉬르), <가족 X>(요시다 고키), <강과 나의 아버지>(리 뤄), <검은 피>(장 먀오옌) 등 외국 영화 11편이 경합을 벌인다.
동시대 세계 영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장ㆍ단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시네마 스케이프’에서는 폴란드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의 <이센셜 킬링>과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벨라 타르 감독의 <토리노의 말>을 비롯해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의 <카이탄시 스케치>,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장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찰스 퍼거슨 감독의 <인사이드 잡>, 3D 테크놀로지가 다큐멘터리 장르에 성공적으로 접목될 수 있음을 보여준 거장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잊혀진 꿈의 동굴(3D)>, 전설적인 <칠레 전투> 3부작으로 잘 알려진 파트리시오 구스만 감독의 새로운 걸작 <빛을 향한 노스탤지어>, 유명한 길거리 아티스트 뱅크시의 연출작으로 2010년 최고의 데뷔작 가운데 하나라는 찬사를 받은 <선물 가게를 지나는 출구>, 중국의 행위예술가 리닝의 파격적인 퍼포먼스-시네마 <테이프>, 스와 노부히로 감독의 <검은 머리>, 얼마 전 이란법원의 부당한 판결로 인해 영화작업 일체를 금지당한 이란감독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아코디언> 등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최근 제작된 한국영화 중에서 우수 영화를 엄선해 소개하는 ‘한국영화 쇼케이스’ 섹션에는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와 <만다라> 디지털 복원판,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 류승완 감독의<부당거래>, 김현석 감독의 <시라노; 연애조작단>, 이승준 감독의 <달팽이의 별>,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 :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등 7편이 상영된다.
전주 지역에서 제작되는 독립영화들을 지원하고 그 성과를 국내외에 소개하기 위해 2006년 신설된 ‘로컬 시네마 전주’에는 백정민 감독의 <위도>, 김재훈 감독의 <완주에서 만나다>, 신일 감독의 <간이역>, 이은상 감독의 <짝퉁엄마> 등이 초청됐다.
미학적 실험의 최전선에서 작업하는 동시대 아방가르드 시네아스트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영화보다 낯선’에서는 현대영화의 거장 장-뤽 고다르가 <아워 뮤직> 이후 6년 만에 발표한 새로운 장편영화 <필름 소셜리즘>을 비롯해 존 아캄프라 감독의 신작 <나인 뮤즈>, 미국의 대표적 아방가르드 작가 제임스 베닝 감독의 신작 <스무 개비의 담배>, 슈퍼 8mm 필름으로 촬영된 6,299개의 쇼트를 흡사 음표처럼 활용하여 만들어낸 클라우스 비보르니 감독의 시각적 교향악 <서구의 몰락에 대한 연구>, 보수신문 1면에 실린 한 대기업 광고의 논리적 모순을 재기발랄하게 풍자하는 김계중 감독의 <현대그룹 프로젝트> 등 8편의 장편영화와 16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된다.
영화마니아뿐 아니라 일반관객 및 가족관객들을 포함한 폭넓은 관객들을 위해 재미가 가득한 영화들로 구성되어 있는 ‘시네마 페스트’ 섹션은 다양한 영화적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장편극영화와 다큐멘터리로 구성된 ‘영화궁전’, 장·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애니페스트’, 영화를 보기 위해서라면 밤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혈 영화관객들을 위한 ‘불면의 밤’, 따뜻한 봄 밤, 야외에서 친구와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야외상영’으로 구성된다.
눈길을 끄는 작품으로는, 2004년과 2007년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바 있는 두 감독의 신작이자 오언조·고천락·고원원이 출연하는 코미디 영화 <단신남녀>, 영화 <노벰버>의 아체로 마냐스 감독이 7년 만에 연출한 신작 장편극영화 <네가 원한다면>, 일본의 노장 히가시 요이치 감독과 아사노 타다노부·나가사쿠 히로미 주연의 <술이 깨면 집에 가자>, 한국에게 잘 알려진 만화 ‘허리케인 죠’의 실사판 영화 <내일의 죠>, 올해 선댄스영화제와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화제를 모은 콜롬비아 출신의 카를로스 모레노 감독의 신작 블랙 코미디 <당신에게 시체를>, 2010년 동경 필름엑스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중국의 지에 하오 감독의 독신남들의 좌충우돌 섹스코미디 <독신남>,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의 강렬한 신작 <슬픈 트럼펫 발라드>, 멕시코의 호르헤 미셸 그라우 감독의 데뷔작이자, 인육을 먹는 비밀을 가진 가족을 그린 독특한 호러영화 <우린 우리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괴물 같은 걸작이자 상영시간이 무료 330분인 <카를로스> 등이다
또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의 특별전, 필리핀 독립영화의 아버지 키들랏 타히믹 회고전, 1974년 포르투갈의 카네이션 혁명 전후에 만들어진 1960, 1970년대와 1980년대 포르투갈 영화의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포르투갈 특별전,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네아스트 호세 루이스 게린 특별전, 멕시코영화의 신성 니콜라스 페레다 특별전도 마련된다. 특별전과 회고전을 통해 소개되는 감독들은 영화제 기간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하여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부대행사로는 감독과 함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네토크’, 국제장편경쟁 부문과 한국장편경쟁 부문의 감독, 영화제를 찾은 유명 감독과 배우, 그리고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상영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오프스크린’과 클레어 드니 감독·김우형 촬영감독·영화이론가 노엘 버치가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학술행사인 ‘시네마클래스’등이 마련된다.
영화제 기간에는 재능있는 신인 프로듀서의 참신한 저예산 극영화 및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개발, 지원하는 ‘전주 프로젝트 프로모션’과 한국 영화산업의 현안을 고민하는 학술 행사 프로그램 ‘인더스트리 컨퍼런스’등으로 구성된 ‘제3회 전주 프로젝트 마켓’이 열린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올해 홍보대사로 선정된 정일우와 김소은이 참석해 민병록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위촉장을 수여 받았다.
정일우와 김소은은 “전주국제영화제 홍보대사로 위촉돼 기쁘고 영광”이라며 “전주국제영화제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인들의 주목 받는 영화제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개막작 예매는 12일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14일부터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자세한 상영작 및 상영일정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장편영화와 단편영화 모두 작품의 퀄리티가 향상됐기 때문에 양보다는 질로 전화했다”고 말했다.
★ 출처 코리아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