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주 서울 주유소 휘발유값 리터당 1710원
청와대 게시판에 "유류세 한시적 인하 필요" 청원
▲11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국내 휘발류 값이 1600원대를 훌쩍 넘어서고 서울의 경우 1700원대마저 돌파하면서 소상공인과 서민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유류세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기름 값은 7월 둘째 주 11주째 연속 상승하면서 평균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3.1원 오른 ℓ당 1628.1원을 기록했다.
서울의 평균 휘발류 값은 ℓ당 1700원대를 넘어섰고 25개 구 가운데 기장 비싼 지역인 종로구에선 2100원을 웃돌았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증산 합의에 성공하면서 향후 기름 값은 안정될 것으로 점쳐지지만, 합의 전까지 유가 상승이 계속된 터라 시차를 고려하면 7월 말까지 국내 휘발유 가격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통상 휘발유 가격은 유가에 연동돼 2∼3주 뒤 결정된다.
이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운송업계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한시적으로 유류세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 유가 고공행진에 국내 휘발유 가격 1700원 돌파…향후 추이는?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7월 2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1주 연속 상승해 ℓ당 1628원 10전을 기록했다. 전국 시도 가운데 최고가인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13원60전 상승한 1710원20전/ℓ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82원10전 높은 수준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비싼 지역은 종로구로 2138원이었다. 최저가 지역은 대구로 휘발유 가격이 전주 대비 14원70전 상승한 1608원90전/ℓ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가격 대비 19원20전 낮은 수준이다.
이는 앞서 지속적으로 고공 행진한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된 탓이다.
실제 우리 정유사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가격산정 기준 유종인 두바이유의 가격의 경우 지난해 배럴당 42.3달러였다가 올해 1월 배럴당 54.8달러에서 4월 68.9달러, 5월 66.34달러, 6월 5주째 68.9달러까지 올랐다.
이런 코로나19 백신이 세계적으로 본격 도입되면서 경기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석유 수요가 늘었는데도 OPEC+에서 증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미국 고용시장 개선과 이란 핵 협상 지연 등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지난 14일(현지시간)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원유 증산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 선물이 전날보다 2.12달러 하락한 배럴당 73.12달러를,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1.73달러감소, 74.7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유는 하루 뒤인 15일, 72.23달러까지 하락했다.
이에 대한 영향에 대해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휘발유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줄어들어 현재 가격에 멈추거나 소폭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과, 반대로 원유 증산 규모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 수요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어 지금보다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것. 전자의 경우 이번 주 후반부 국제 유가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다음 주에도 이 추이를 보일 경우 8월 국내 휘발유 가격도 보합 또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 등락은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며 "원유와 휘발유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다양해서 어느 하나의 이유만으로 가격 증감을 점칠 수 없기 때문인데 다만 일각에선 예상한 ‘유가 100달러’, ‘국내 휘발유 가격 2000원 돌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산 규모 등도 염두에 둬야 하겠으나 당분간 현재 가격 수준으로 정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인플레이션 우려 속 서민 부담 늘어…"유류세 인하 검토 필요"
휘발유 가격의 전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운송업계를 비롯한 소상공인과 국민들은 현재의 기름 값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한다.
추가 상승은 말할 것도 없고 정체된다고 해도 기름값이 이미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정부가 한시적으로라도 유류세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청원 게시판에 ‘치솟는 기름값 유류세 인하해 주세요’라는 글을 올린 청원인은 "현재 국제 정세 변화로 기름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서울지역 휘발유 값이 1700원대가 돼가고 제가 살고 있는 제주도에도 휘발유 값이 1690원이 기본이 됐다"며 "지난 2018년에도 고유가 시대였는데 한시적으로 유류세 인하를 한 적이 있다"라며 유류세 인하를 주장했다.
이어 "지금은 코로나 시대로 재정 확보가 필요하지만 자동차를 이용하는 영세소공업자들도 있다. 서민들도 자동차를 끌고 출퇴근 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고유가로 재정지출이 많아져 힘들어 하고 있다. 2021년 지금도 2018년처럼 한시적으로 유류세 인하를 검토했으면 한다’라고 청원했다.
현재 유류세는 휘발유 소비자 판매가격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휘발유 1ℓ 값에는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교통세(529원)가 정액분이어서 제품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부과되는 세금은 거의 변동이 없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로 급락한다 해도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휘발유 가격은 각종 세금 등으로 ℓ당 1000원이 넘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지금같이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 하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만연한 상황에서는 당분간이라도 유류세를 낮춰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8년 당시, 두바이유가 70달러대로 급등하자 정부가 교통에너지환경세법과 개별소비세법령을 개정해 휘발유와 경유, 부탄 등에 적용되는 탄력세율을 6개월간 한시적으로 15% 인하 했었다. 그 결과 당시 세수는 2조원이 감소했으나, 기름 값이 안정되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줄었다.
운수업을 운영하는 30대 A 씨는 "세계 경기가 살아나면서 우리 수출이 잘 나가고 있지만 소상공인들의 체감하는 경기는 과거 어느때 보다 고통스럽다"며 "유류세라도 국제 유가 변동 추이에 따라 조정해 준다면 서민들 입장에선 큰 힘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출처] '1700원'도 뚫은 휘발유값..."서민·소상공인 위한 유류세 인하 필요"|작성자 주유소정보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