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 ] 철없는 연하는 사절이야 2-3

[하루를행복하게]

"하아... 하... 시나씨, 괜찮아요?"

"하... 네..."

"휴-. 그렇게 우유부단하게 굴면 안돼요. 걔네들이 얼마나 영약한데요."

"하아... 네. 그런 것 같네요. 근데 이건 어떡해요?"

시나가 자신의 두 팔 가득 들린 선물을 보며 말하자 희은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이왕에 받은 거 이원이한테 갔다 주죠, 뭐. 제가 좀 들어 드릴게요. 어우... 무

겁다."

"그러게요."

"가요. 이원이 기다리겠어요."

희은의 뒤를 쫓아 대기실로 들어온 시나는 힘에 겨운 듯 쇼파 위로 선물을 쏟

아내고는 지친 듯 털썩 앉아 버렸다.

"시나씨 그게 다 뭐예요?"

"뭐긴, 이원이 선물이지. 오다가 이원이 팬들한테 제대로 걸렸지 뭐야. 시나

씨 팔 아프죠? 메이크업 박스 무게도 보통이 아닐텐데..."

"팔이 떨려요."

"어머. 정말이네. 어떡해요? 이원이 머리랑 메이크업 다시 해야 할 것 같은데..."

"네?"

희은의 말에 놀란 시나가 고개를 들어 이원을 바라보자 팬들에게 뜯긴 건지

부분적으로 머리의 모양이 망가져 있었고, 메이크업도 수정이 필요한 듯 보

였다. 시나는 아직도 떨리고 있는 자신의 팔을 내려다 보며 한숨을 쉬었다.

"시간이 얼마나 있어요? 손에 힘이 잘 안 들어 가는데..."

"선물이 많이 무거웠나봐요? 어우. 진짜 많이 떨리는데... 희은이 니가 메이크

업 좀 할래?"

"내가? 그래... 그러ㅈ..."

"무슨 소리야. 희은 누나는 의상 담당이잖아. 못하겠으면 그만 두던지."

"이원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맡은 일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알았어요. 다시 해줄테니까 앉아요."

비꼬는 듯 말하는 이원의 말에 발끈한 시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떨리

는 손으로 메이크업 도구를 챙겨 들었다. 이원은 그런 시나를 비웃 듯 입꼬리

를 말아 올리며 자리에 앉아 눈을 감았다.

"시나씨 제가 할게요. 이원이가 말은 그렇게 해도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니까..."

"괜찮아요, 희은씨. 이원씨 말이 맞죠. 제가 맡은 일이니까 제가 책임지고 해

야죠."

희은의 말림에도 불구하고 시나는 이원의 머리를 매만지기 시작했다. 이원은

가만히 눈을 감고 시나의 손길을 느꼈다. 떨리는 손길이 머리에서 느껴지자

마치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를 수줍게 만져주는 손길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들

어 이원은 기분이 묘해졌다. 그리고 잠시 뒤 입술 위에서 느껴지는 시나의 떨

리는 손길은 이원의 기분을 한층 더 묘하게 만들었고, 이원은 괜시리 쑥스러

운 마음에 눈을 떴다가 자신의 얼굴 가까이에 있는 시나의 입술에 시선이 가

자 순간 흠칫하고 말았다. 이원의 그런 몸짓을 느낀 시나는 잠시 시선을 이원

의 눈에 맞추었다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내 손가락이 닿는 게 그렇게 싫어요?"

"어?"

"아까는 불같이 화내고, 이번엔 깜짝 놀랬잖아요."

"......"

"알았어요. 다음부터는 브러쉬로 할게요. 다 됐어요. 거울 보고 마음에 안 드

는 부분 있으면 말해요."

기분이 나쁜 듯 말을 마치자 마자 고개를 돌려버리는 시나를 보고 이원은 잠

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이내 체념한 듯 거울로 고개를 돌렸다. 거울을 본 이

원은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이상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원의 머리

는 처음한 것과 거의 다름 없이 되어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도 시나는 완벽히

솜씨를 발휘한 것이다. 이원도 희은도 지훈도 놀라 시나를 쳐다보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똑. 똑.'

"네. 들어오세요."

"안녕하세요?"

"아. 예. 어서오세요."

"여기 오늘 대본이에요. 보시고 궁금한 거 있으시면 말씀 하시구요. 녹화는 30

분 뒤에 시작합니다."

"예. 감사합니다."

대본을 가져다 준 사람이 나가자 이원은 대본을 훑어보기 시작했고 희은은 이

원의 의상을 꼼꼼히 체크했다. 30분 뒤 한 오락 프로그램의 녹화가 시작 되자

시나는 희은과 함께 방청객석 뒷쪽에 서서 녹화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근데 왜 혜나랑 희은씨가 다 필요하죠? 그룹도 아니고, 한 사람이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 연기자면 한 사람이 충분히 할 수 있죠. 그런데 가수는 의상을 협찬 받기

보다는 제작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걸 혼자 하긴 너무 힘드니까 파트를 나

눈 거예요. 의상쪽은 제가 혜나보다 낫거든요."

"네..."

시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이원을 쳐다보았다. 분명 명랑한 분위기의 오

락 프로그램이건만 이원은 예의 그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어 알 수 없는 카리

스마가 느껴졌다.

"얼른 타. 늦었어."

"윽... 오빠, 이번엔 또 어디로 가는 거야? 힘들어 죽겠다!"

"야. 너보다는 이원이가 더 힘들어. 넌 아까 잠이라도 잤잖아. 잔소리 말고 얼

른 타. 인터뷰 하나만 더 하면 오늘 스케줄 끝이니까. 조금만 참아."

2개의 오락 프로그램과 가요 프로그램, 거기다 라디오까지 마치자 시간은 11

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희은은 힘이 든 듯 툴툴거리며 벤에 올랐다. 시나 역

시 이른 아침부터 이원과의 첫만남에 긴장한데다 렌즈를 끼지 않아 눈에 힘

을 주고 보느라 눈은 빠질 듯 아프고 온몸은 매우 지쳐 있었다. 시나는 무거

운 메이크업 박스를 들고 다니느라 저린 팔을 두드리며 맞은 편에 눈을 감고

의자에 기대고 있는 이원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보니 확실히 어려 보이긴 한

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에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제때 식사를 할 수도

없는 생활을 하는 이원을 보니 갑자기 측은한 마음이 들어 자신이 덮고 있던

조그만 담요를 조심스럽게 이원에게 덮어주었다. 그리고 시나 역시 의자에 몸

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시나가 잠이 들고나자 이원은 천천히 눈을 떠 시나를

바라보았다. 시나와 희은이 잠든 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이원은 시나

가 덮어준 담요를 한번 쳐다보고는 자고 있는 시나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

았다. 하얀 피부에 속쌍꺼풀이진 큰 눈, 적당히 오똑한 코와 분홍 빛이 반짝

거리는 입술은 혜나와 닮은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혜

나가 작고 귀여우면서 약간은 화려한 느낌을 갖고 있다면, 시나는 키가 크고

호리호리 하며 단아 하면서도 세련된, 마치 동양적 커리우먼 같은 느낌을 갖

고 있었다.

"다 끝난 거예요?"

"네. 오늘은 다 끝났어요."

"그럼 전 내일 몇 시에 오면 되죠?"

"아참. 시나씨."

"네?"

"이번주랑 다음주 이원이가 스케줄이 많아요. 오늘은 그나마 일찍 마친 거 거

든요. 그래서 말인데... 이원이 숙소에서 잠시만 같이 생활하시면 안 되겠어

요?"

"네?"

"내일 아침에도 일찍 오셔야 할 거고, 계속 그러다 보면 시나씨 힘드실 거예

요. 저희도 좀 신경이 쓰일테고... 어차피 2주 정도니까 그렇게 부담스럽지도

않을 것 같은데..."

"아... 그래요. 그럼. 오늘 집에 가면 짐을 대충 챙겨 올게요. 내일 몇 시까지

오면 돼요?"

"8시까지 오시면 되겠어요."

"네."

"댁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댁이 어디예요?"

"아니요. 숙소 앞에 제 차를 세워뒀거든요. 숙소로 바로 가는 게 좋겠어요."

"그래요? 그럼 바로 숙소로 가야겠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이원의 숙소에 도착한 시나는 혜나의 방에 메이크업 박스

를 두고 나와 이원을 찾아 두리번 거렸다. 곧 피곤한 듯 쇼파에 기대 눈을 감

고 있는 이원을 발견하고는 곁으로 다가가 가방에서 오일을 꺼내 이원의 얼

굴에 바르기 시작했다. 얼굴에서 느껴지는 갑작스런 느낌에 놀란 이원이 눈

을 크게 뜨고 벌떡 일어나자 시나는 이원의 손목을 당겨 다시 쇼파에 앉히며

말했다.

"가만히 있어. 화장 지우는 중이니까. 난 에프터 서비스까지 확실한 사람이거

든."

시나는 황당하다는 듯 자신을 노려보는 이원의 눈빛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

일로 이원의 얼굴을 마사지 하듯 부드러운 손길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지훈

과 희은이 먼저 가버려 시나와 이원 밖에 없는 집 안은 매우 적막했다. 잠시

뒤 휴지로 이원의 얼굴을 닦아낸 시나는 자신의 손까지 깨끗이 닦아내고는 가

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쇼파 앞 작은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이걸로 세안하고 자. 마지막엔 차가운 물로 헹궈주는 거 잊지 말고. 그럼 내

일 보자."

시나가 나가고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이원은 시나가 놓고 간 폼 클

랜져를 가지고 욕실로 향했다. 욕실 거울에 비친 이원의 얼굴은 붉게 상기 되

어 있었다. 이원은 그런 자신의 얼굴이 어색한지 한참을 들어다 보다 찬물을

틀어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뜨거워진 자신의 얼굴을 식히기 위해서...

5월이 벌써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스승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저희 학교에서는 벌써부터 이벤트 비슷한 걸 준비하고 있더라구요. ^^**

3편은 어떠셨나요? 나름대로 열심히 쓴 거니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이해해

주시구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2편에 꼬릿말 달아 주신거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답글 달고 갈게요.

오늘도행복하게♣

[달님에게]

오~첫빠!!!넘 재미있어여...다음편도 빨리여..

[하루를행복하게]

재밌게 읽어셨다니 기분 좋네요. 방금 4편 올렸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꼬릿말 감사합니다. 오늘도행복하게♣

[온리진셩]

역시,ㅋㅋ 너무 재밌어요! 시나와 이원이,♡짱 기대되염,ㅋㅋ

[하루를행복하게]

그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꼬릿말 감사합니다. 오늘도행복하게♣

[하루를행복하게]

지금 4편 올렸으니까요, 그것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꼬릿말 감사합니다.^^ 오늘도행복하게♣

[윤보란님]

다음편도 기대할게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루를행복하게]

방금 4편 올렸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꼬릿말 감사합니다. ^^ 오늘도행복하게♣

[이쁜구두]

엄청재미있는거 아시죠??ㅠㅜ근데 왜이렇게 늦게 올려주세요. 좀 빨리 올려주시지.ㅋㅋㅋ 암튼 건필하세요

[하루를행복하게]

빨리 올리도록 노력은 하겠지만 좀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꼬릿말 감사합니다. 오늘도행복하게♣

[윗동네강아지]

재밌어욯ㅎ

[하루를행복하게]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꼬릿말 감사합니다. 오늘도행복하게♣

[동글이z]

재밌어욬ㅋ

[하루를행복하게]

재밌다니 다행이네요. ^^ 앞으로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꼬릿말 감사합니다. 오늘도행복하게♣

[·베히리스]

반했구나이놈아!!!!!!!

[하루를행복하게]

그런 것 같나요? ^^ 꼬리말 감사합니다. 오늘도행복하게♣

[반항야지]

ㅋㅋㅋ 시나~ 그렇게 대단한가 봐요~

[하루를행복하게]

그렇게 보이나요? ^^ 계속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오늘도행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