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얻고자 발버둥 칩니다. 왜요? 나라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입바른 소리죠. 당선 되고 나서의 하는 짓들 면 알 수 있습니다. 두 번 다시 뽑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넘어가지 말아야 하는데 그 다음 선거를 맞이해야 하는 기간에 그만 잊어버리는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임직 기간을 짧게 만들 수도 없고 참으로 딱합니다. 그래도 그 가운데 의로운 일꾼들이 다소 섞여 있기에 그나마 버티며 나라를 끌고 갑니다. 우리 국민 수준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확실하게 심판하려면 한 사람, 한 사람 정신 차려야 합니다. 정치에 무관심할 것이 아니라 눈을 부릅떠야 하는 것이지요. 정말 나라를 생각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개인들의 삶이 너무 팍팍해서 문제입니다.
권력을 쥐려고 발버둥 치는 이유가 뭐지요? 그야 돈이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돈을 많이 가지면 또 다른 욕심이 생깁니다. 바로 권력을 쥐어보고 싶은 것이지요. 그래서 돈과 권력은 함께 가게 마련입니다. 돈을 가지려 권력을 쟁취하려 하고, 권력을 쥐면 돈을 차지하려 합니다. 우리의 짧은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함께 보며 지나왔습니다. 한 예로, 남은 것은 30만 원밖에 없다고 우긴 전직 대통령이 골프나 치러 다니는 것을 다 보았습니다. 골프는 없는 사람들이 하는 운동인 모양이지요. 하기야 남은 권력의 그림자로 인하여 대접하겠다고 빌붙었던 사람들이 많았으니 덕을 보았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권력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러니 잡아보려 악을 쓰겠지요.
사업이 막다른 길에 닥치면 뭔들 못하겠나 싶습니다. 마치 사람이 사흘 굶어 앞뒤 가리지 않고 저지르는 일 같이 말입니다. ‘이만재’ 이 사람 결국은 이혼까지 당해야 하는 아픔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판사판 막판으로 갑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어쩌다 사주쟁이를 만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의 뜻을 풀어달라고 합니다. 이름이야 대단합니다. 만(萬)재(財) - 재물이 왕창 몰려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주인을 잘못 만난 건가요? 그래서 그 이름을 팝니다. 제대로 된 주인에게 파는 겁니다.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무슨 짓을 가릴 때가 아닙니다. 그런데 팔고 얼마 되지 않아 기절, 깨고 보니 관 안입니다. 시체도 아닌데 말입니다.
다행(?)히 소각장의 화로로 들어가지는 않는데 관을 뜯어내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관 밖으로 나옵니다. 벌어진 광경에 다시 놀랍니다. 하기야 놀랄 틈도 없습니다. 여기저기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관 밖으로 나와서는 둘러선 사람들로부터 몽둥이찜질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라고 예외가 아니지요. 말도 없고 이유도 없고 그럴 여유도 없고 무작정 맞습니다. 초죽음으로 몰아갑니다. 그 지옥의 현장에 한 낯익은 여인이 등장합니다. ‘심 여사’라는 사람이 만재를 살려냅니다. 그리고 거래를 제의합니다. 우선 왜 자신이 그 자리에 처해 있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보도되고 있는 뉴스를 보여줍니다.
‘이만재, 천억을 사기횡령하고 중국으로 도주 중 자살’했답니다. 이제 자신은 죽은 자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답니까? 심 여사의 도움으로 사건의 전후를 맞춰봅니다. 이용당하고 없어진 것입니다. 사실 없어지라고 팔아넘긴 것입니다. 그런데 정보를 알고 심 여사가 다시 사들인 것입니다. 죽은 사람을 다시 써먹으려고 말입니다. 이렇든 저렇든 만재로서는 이 일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사기 누명도 벗어야 합니다. 보고 싶은 딸도 만나야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도 가능하다면 다시 합하고 싶습니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모두 회복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기댈 곳이 없습니다. 맨바닥에 머리 박기나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그러니 심 여사가 은인이지요.
사기를 당해 아버지의 죽음까지 맞아야 했던 딸이 복수의 칼을 들고 이만재를 찾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오해를 풀고는 원인자를 함께 찾아 나섭니다. 그런데 상대는 막강 권력을 가진 정치인입니다. 거액을 사기치고는 이만재에게 다 뒤집어씌우고 아예 세상에서 지운 것입니다. 그 사이에 사주쟁이를 껴 넣은 것이지요. 어려웠던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갑니다. 막강 권력자와 상대한다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정치 권력자에게 한 가지 약점이 있으니 바로 국민의 여론입니다. 사실 보도를 통해 그의 실체를 드러내주기만 하면 끝납니다. 법이 권력의 편에 있다 해도 증거 앞에서는 역시 힘을 쓸 수 없습니다.
사람이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해도, 막강 권력을 쥐고 있다고 해도 행복한가 여부는 전혀 개인 사정입니다. 사실 많이 가져서 편리할 수는 있어도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마음먹기 나름이지요. 있어도 불행할 수 있고, 없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많이 가지고 불안해하며 살 수도 있고 가진 것 별로 없어도 평안히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어느 쪽을 택하여 살겠습니까? 역시 사람 나름이겠지요. 영화 ‘데드맨’(Dead Man)을 보았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이용하려 서슴없이 팔고 살해합니다. 목적은 돈이고 권력입니다. 흔한 이야기를 ‘이름’이라는 소재로 꾸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