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이든 유충이든 나비는 먹이식물만 있다면
계절과 자연환경에 반하지 않는 이상 충분히 키 울수 있습니다.
탱자나무를 통째로 옮겨 올 수는 없으므로 잎이 붙은 가지
(어린벌레 일수록 연한 잎을 좋아합니다)를 적당히 가져와
잎에 묻은 오물을 제거하고 물올림을 충분히 한 후 지퍼백 같은 곳에
넣어 냉장고의 냉장실에 보관하면 보름정도는 싱싱한 잎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알에서 막 태어나 보일 듯 말 듯의 작은 녀석이든지
한 참을 자라 덩치가 좋은 녀석들이든 사각사각 열심히 잎을
갉아 먹든 녀석들이 꼼짝도 않고 있다면 탈피를 위한 멈춤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38DD244C0111AA1E)
탈피를 위하여 꼼짝않고 있는 2령정도의 애벌레
그렇게 허물을 한번 벗고(령) 또 벗어가면서 덩치가 키워가고
먹는 양도 급격히 늘어납니다.
열심히 잘 먹고 잘 쉬다보면 어느새 5령의 씩씩한 애벌레가 되고
번데기가 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62F2264C0112345A)
5령의 호랑나비 애벌레(모델은 둘째 아들)
마지막 허물을 벗고 몸에서는 실을 토해 자기 몸을 고정시키며
새로운 탄생을 위하여 번데기로 변신을 시도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3909284C0111F264)
나무가지에 실을 토해 몸을 고정시키고 있는 애벌레
![](https://t1.daumcdn.net/cfile/cafe/192659244C0112B52D)
2가닥의 실에 의지하고 있는 호랑나비의 완전한 번데기
![](https://t1.daumcdn.net/cfile/cafe/202659244C0112B52E)
좌:번데기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녀석 우: 번데기가 되어 느긋하게 날짜만 기다리는 녀석
사람에 의한 인위적인 나비 키우기는 자연상태의 우화율 보다
엄청나게 높습니다. 여러가지 천적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 상태라면 번데기에서 나비로 우화할 때
엉뚱한 녀석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기생벌이라는 녀석은 나비나 다른 곤충의 번데기에 알을 낳아
종족을 보존하는데 예쁜 나비 볼려고 애정을 쏟고 정성들여
키우고 있는데 나비 대신 이상한 녀석이 나온다면
다 같은 곤충 무리지만 참 황당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기도 합니다.
번데기에서 나비로의 변신은 보통 아침 시간에 이루어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0992244C01130367)
우화 직전의 나비(성충의 색상이 배어 노란색과 검정색이 보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만 우화는 잠시 잠깐 사이에 이루어 집니다.
우화의 조짐이 나타나면 신경써서 들여다 보아야 전 과정을 제대로
볼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날개를 말리고 있거나 이미 날아 다니는
모습만 관찰할 수 밖에 없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0992244C01130368)
번데기를 막 벗어난 성충
날개가 다 마르고 빳빳하게 펴지면 나비는 세상에 태어나
드디어 첫 비행을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770E264C01134A49)
날개가 제대로 펴진 호랑나비 성충
호랑나비나 제비나비는 나비 중에서도 덩치가 큰 분류에 속하고
비행거리도 넓어 비좁은 공간으로는 절대 만족하지 않습니다.
성충의 먹이야 나비들이 좋아 하는 꽃들이 있으면 해결되겠지만
자연의 순리를 인간이 모두 맞춰 줄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멋지게 우화한 나비까지를 인간의 역할로 정하고
넓고 자유로운 세상을 다시 나비에게 돌려준다면 나비키우기도
꽃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또 다른 재미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0A96164C011A8A91)
남계우(조선시대)의 화접도(제비나비 세 마리, 호랑나비 두 마리가 보이네요.)
조그마한 알도, 꿈틀되는 애벌레도, 여러 가지 모습의 번데기도
다 나비의 일부이고 분신입니다. 털이 숭숭났다고...
징그럽게 생겼다고...나비가 아니라 부정할 수 없으며,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잠자리가 되거나 무당벌레가 되지는 않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118B274C0113B358)
꼬리명주나비의 애벌레 암끝검은표범나비의 애벌레
멋진 날개를 펼치며 꽃들 사이를 비행하는 한 마리의 나비가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한 생명의 흐름일 뿐이며..
원래부터 그 모습이었는데...
단지 지켜보는 인간의 마음만이 다르게 볼 뿐입니다.
길을 가다 나비가 스쳐 지나가면 앗! 나비다! 말이 무심코 나옵니다.
일상적으로는 많이 볼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이겠지요.
사실 도시화와 더불어 나비는 자꾸 멀어지고
그 종류도 줄고 있다고 합니다.
개발이라는 명분에 의하여 서식처가 한꺼번에 사라지기도 하면서
나비들의 터전이 자꾸 축소만 되니..
나비는 세월이 흐를수록 추억과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가 봅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인간의 삶도 어쩌면 나비의 삶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거리낌 없는 넓은 세상! 마음껏 훨-훨 날고 싶어
때론 노력하고... 때론 좌절하고 실패도 해가면서...
조금씩 덩치를 키워가고...
어느날엔가 힘차게 날개 짓하며 날아가는 모습을 꿈꾸는 나비처럼...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이 세상 훨- 훨- 날아가는 그런 삶! 한번 꿈꿔 보시기를...
■ 글 재미있게 잘 쓰시는 분 존경합니다. 제가 한번 써 볼려니 참 쉽지 않은 일이네요! ==
■ 앞으로 사진 열심히 찍어야 겠습니다. 복사 금지에.. 경고문구에.. ㅠㅠ.. ==
(카페내에서 나비 검색하여 사진 찾아내고 복사했습니다..두분 이야기도 안드리고 가져와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 다음에 시간 된다면 나비중 가장 인간 친화적인 꼬리명주나비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
첫댓글 타샤땜에님께서는 꽃여울에 있는 모든 사진은 언제든 자유롭게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 평소 글을 쓰시지 않으셨는데도 이렇게 좋은 글를 쓰시니 숨은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에구.. 과찬의 말씀을.. 감사합니다... 잘 쓰든 못 쓰든 아는 내용 자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름다운 나비의 꿈 잘 보았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천한 지식으로 이것저것 짜집기 해서 만들었는데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뭉클할 정도로 애쓰신 글이네요~~`세밀하게 느낄수 있게 해 주셔서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조그마한 알도 애벌레도 번데기도 다 나비의 분신이란 말이 참 좋습니다~~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제 맘대로 안되네요.. 산이 깊어야 물도 많은 법인데 짧은 지식으로는 부딛치는게 많은 실정입니다.. 좋은 말 감사드립니다..
와우~ 꼬맹이가 무척 귀엽네요. 나비에 대한 서사시적 이야기야 무척 마음에 듭니다.
올려주시는 좋은 사진들 늘 보면서도 바쁘다고 댓글도 못 달았습니다..에고..죄송..죄송..
참 좋은 공부를 하고계시군요 아이들에 정말 좋은 관찰력과 함께 미래의 박사님으로 실습하고 계시군요.
처음엔 조금 재미있어 하든데.. 애들이라 그런지 금방 딴 데로 눈 돌리더군요.. 카드, 햄스터 등등 수시로 바뀝니다.
나비가 참 보기도 좋고 꽃가루도 옮겨주고 하지만, 농작물에는 나바와의 전쟁이라고 할 말큼 나비 애벌레 때문에 난리지요.
농작물에 달라든다면 흰 나비 종류일겁니다..배추, 케일 같은 십자화과 식물을 애벌레때 먹이식물로 이용하거든요... 애써 키운 농작물인데 그땐 이쁜 나비가 아니죠..ㅎㅎ.
와~~~ 초등3학년 배추흰나비 관찰보고서 써야하는데 키우는동안 많은도움 될것같습니다
저희는 오늘 배추흰나비알 구해서 사육장만들어 주었습니다~~~^*^
잘 키우셔서 이쁜 나비 보세요... 에프킬라 조심하시고.ㅎ.ㅎ.
계속 저리 관찰 하시다 보면 좋은 논문도 나오겠어요. 덕분에 잘 배웠습니다.
에고.. 논문까지나요.. 이것저것 짜집기 해서 한번 써봤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