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봉당 자승 대종사 세수 69세에 소신 입적
‘큰 스님 불 들어갑니다’ 용주사에서 다비식
한국의 자살률 2003년 이후 OECD 1위 고수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2014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 2023 자살예방백서>에서 2021년 통계를 보면 13,352명으로 2020년보다 1.2% 증가(157명)했다.(통계청 2022년 자살 사망자는 12,906명으로 446명 감소)
1일 평균 자살자 수는 36.3명이며 남자 자살률이 35.9명(22년 35.3명)으로 여자 16.2명(22년 15.1명)보다 2.2배 높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나이가 많을수록 높은 경향인데 50대가 30.1명, 60대 28.4명, 70대 41.8명, 80대 61.3명이다,(2022년 80대 60.6명,70대 37.8명,60대 27명,50대 29명) 그러나 10대(10.1명)와 20대(8.5명)도 높은 경향을 보여주는데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다.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1983년부터 1994년까지는 7~9%였으나, 1995년부터 2002년까지는 10~17%, 2003년 이후는 21~28%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2009년에서 2011년은 31%로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한 바 있다.(2022년 25.2명)
월별 자살률은 3월이 가장 많은 1,321명(9.9%), 6월(9.4%), 4월(1,210명)인데 2020년에는 3월, 5월 10월, 2019년에는 3월, 7월 10월이 많은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OECD 순위에서 한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후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률이 높은 것에 대하여 인문 사회학자들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비해 행복지수가 낮고, 서로가 눈맞춤을 하지 않으려 하며, 문화적 파괴와 정서 공유의 단절로 지극히 외롭고 욕망을 스스로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자살률 감소를 위해 자살고위험군 선제적 발굴지원,생명존중문화 확산,자살 고위험군 치료비 지원등 단순한 예방과 사후관리에만 치중하고 있다.
현대사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유명 인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46년생, 16대 대통령, 2009년 5월 23일, 뇌물 수수, 퇴임 1년 3개월 후 사망) ◾노회찬 전 국회의원(17, 19, 20대 국회의원, 56년생, 2018년 7월 23일(향년 61세) 불법 정치자금) ◾박원순 전 서울특별시장(55년생, 35, 36, 37대 서울시장, 7, 8대 상하수도협회장, 2020년 7월 9일(향년 65세), 성추행 가해자, 현직에서 자살) ◾최진실(68년생, 2008년 10월 2일 사망, 연예인, 우울증, 금융실명제 홍보모델) ◾서지원(본명 박병철, 1976년생, 가수, 1996년 1월 1일 사망, 약물 과다복용, 경제적 고통, 외로움) ◾구하라(가수, 91년생, 2019년 11월 24일 사망, 구하라법(민법상속법 개정 계기 마련) ◾마광수 전 연세대 국문과 교수(2017년 9월 5일 사망, 정년퇴임 1년 후 사망, 51년생, 우울증)
조계종 총무원장 2회 연임한 자승 대종사 분신
지난 11월 29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화재로 소신 입적한 불교계의 해봉당 자승 대종사(세수 69)의 다비식이 조계종 제2교구 본사 용주사에서 엄수되어 영면에 들어갔다(불기 2257년 음력 10월 21일, 유언장 10여 장 남김).
자승스님은 1954년 4월 강원도 춘천산으로 1972년 10월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계사(수계를 주는 승려)로 사미계(출가한 남성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계율)를, 1974년 4월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출가한 비구·비구니가 지켜야 할 계율)를 수지했다.
1986년 총무원 교무국장을 시작으로 규정국장, 10대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하며 종단의 대표적인 사판(행정승)으로 꼽혔다. 2009년 10월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전체 317표 중 290표라는 역대 최고 지지율로 당선되었으며, 2013년 재선에 성공해 2017년 두 번째 임기를 마쳐 조계종단 최초로 총무원장에 재임한 스님이다. 분열된 조계종단을 통합시킨 것이 최대 공적이며 정치적으로는 여, 야를 두루 아우르며 균형을 잡아 왔다. 정부는 국민훈장 중 최고 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자승스님은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을 남겼다(열반송은 고승들이 숨을 거두기 전 평생의 깨달음을 압축해 전하는 마지막 말이나 글).
성철 큰스님은 <생평기광남녀군(生平欺狂男女群)/미천과업과수미(彌天罪業過須彌)/활염아비한만단(活焰阿鼻恨萬端)/일륜토홍괘벽산(一輪吐紅掛碧山): 일평생 남녀 무리를 속여 미치게 했으니/그 죄업이 하늘에 미쳐 수미산보다 더 크구나/산채로 불의 아비지옥으로 떨어지니 한이 만 갈래나 되는구나/한 덩이 붉은 해가 푸른 산에 걸렸구나>라는 열반송을 남겼다.
자승스님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예하는 법어를 통해 “이 인생의 세계는 사바세계(娑婆世界)라고도 하고 고해(苦海)라고도 합니다. 이 사바세계에 자승스님께서는 살면서 많은 교훈을 남기고 갔다고 봅니다.”라며 “사바세계의 육신(肉身)을 버리고 법신(法身)으로 안양국(安養國)에서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라고 각령(覺靈) 축원을,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영결사에서 대종사가 남기신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을 언급하며 “때가 되니 할 일을 모두 마치게 되었고 홀연히 이사(理事)의 두 경계를 넘어서며 모든 것을 허공 계에 회향하셨으니 가히 범부(凡夫)로서는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격외(格外)의 모습입니다”라고 자승 대종사의 수행력을 기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사에서 “저와 정부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원력의 씨를 뿌리자는 스님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연대의 정신으로 어려운 이웃을 더 따뜻하게 살피고 국민의 삶 구석구석 희망이 스며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조계종단에서는 해봉당 자승 대종사 행장에 대해◾불교학자, 불교단체, 청소년들의 안정적인 생활환경 조성◾불교계 3대 축제로 평가받는 나란다 축제 개최와 불교 교리 경시대회◾‘자성과 쇄신 결사 운동’을 펼쳐 한국불교의 위상을 제고◾종단 역사상 처음으로 승려 노후 복지제도 시행◾‘조계사 일대 역사 문화관광지구 조성사업’을 추진◾우리말 의례 의식을 통한 불교 의식을 현대화◾주지 인사고과제도를 안착하고 전국 본말사로 확대◾종단의 현안 및 장기적인 정책 수립에 사부대중이 종단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진력◾세종시와 위례 신도시에 종교 용지를 확보하여 거점 도량 건립의 토대를 마련◾현대 사회에 맞는 승가 교육을 도입하여 승가 전문인력을 육성◾종교계가 공동으로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할 수 있도록 큰 노력을 경주(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 의장)◾조계종 종단 사상 최초로 사회갈등 현안에 대한 중재 기구로서 ‘조계종 화쟁위원회’를 발족하는 등의 공적을 기렸다.
총무원장 진우스님 영결사
-어무발지(於無髮地)하고 가몰저선(駕沒底船)하니
월재풍행(月載風行)하고 운와수서(雲臥水棲)하소서-
<터럭 한 올조차 없는 번뇌 사라진 땅에서 크기를 헤아릴 수 없는 배를 마음껏 타고서 /달빛을 싣고 바람 부는 대로 다니다가 때로는 구름 위에 눕고 때로는 물 위에서 쉬소서>라는 시 한 줄을 올리면서 “빨리 가고 늦게 가는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때가 되면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다만 선지식께서는 우리가 모두 가야 할 길을 먼저 보이신 것일 뿐입니다. 가신 이는 홀가분하시겠지만 남아있는 이들의 몫은 더없이 크고 무겁기만 합니다. 이제 사부대중은 누구에게 길을 물어야 할지 모든 것이 그저 망연(茫然)할 따름입니다”라며 자승스님이 던진 소신 입적의 뜻을 헤아렸다.
자승스님이 남긴 유언장(10장 중 공개된 4장)
◾총무원장 스님께. 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잘 챙겨주십시오(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에게).
◾상월선원과 함께 해주신 사부대중께 감사합니다. 우리 종단은 수행종단인데 제가 여러 소임을 살면서 수행을 소홀히 한 점을 반성합니다. 결제(안거 수행을 시작함) 때마다 각 선원에서 정진하는 비구·비구니 스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존중합니다. 해제(안거를 마침) 때마다 많은 선지식들이 나와 침체된 한국불교를 이끌어 가주시길 서원합니다(사부대중에 남긴 유언장).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겁니다.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경찰과 칠장사 주지 지강 스님에게).
◾탄묵, 탄무, 탄원, 향림 각자 2억씩 출연해서 토굴을 복원해주도록 25년도까지 꼭 복원할 것(자승스님의 상좌(제자)스님에게).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 환경 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