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개막 3일째를 맞이한 호주오픈이 멜버른의 더위만큼이나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2회전에서 예선통과자인 에브게니 코롤레프(러시아)를 6-2 6-3 6-1로 가뿐히 꺾었으며, 세르비아의 아나 이바노비치와 옐레나 얀코비치 그리고 노박 조코비치도 한세트 허용 없이 상대를 제압하고 3회전에 진출했다.
이렇듯 눈을 떼기 힘든 톱스타들의 선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복식경기도 시작되면서 출전 선수들의 패션도 즐거운 구경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해마다 호주오픈은 시즌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선수들이 후원받는 의류업체로부터 다음 그랜드슬램인 프랑스오픈 전까지 입을 제품을 전달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선수들이 처음 입고 등장하는 의류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 사실이다.
멜버른에 퍼진 옐로우 열풍지난해 멜버른파크의 모든 코트가 푸른색으로 갈아입은 당시에는 많은 '블루패션 열풍'이 연출돼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을 자아냈다. 올해는 어떨까?
이번 호주오픈에 눈에 띄는 컬러는 바로 노란색.
러시아의 디나라 사피나와 마라트 사핀 남매는 나란히 아디다스의 샛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나와 남매애(?)를 과시했다. 또 사핀은 노란색 아대로, 사피나는 노란색 머리끈으로 악세사리까지 옐로우로 통일하는 센스도 보였다.
19살의 십대돌풍의 주인공 캐롤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의 경우 노란색 민소매셔츠에 옅은 카키색 주름스커트로 귀여운 매력을 살렸다. 자신의 노란색 바볼랏 라켓과 한층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조 윌프리드 송가(프랑스) 마리오 안치치(크로아티아) 어니스트 걸비스(라트비아) 등도 사핀의 것과 비슷한 노란색 피케셔츠를 입고 나와 같은 듯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와 마르코스 바그다티스(사이프러스)는 카키색에 노란색 포인트를 준 티셔츠를 똑같이 입고 나와 같은 옷 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패션디자이너로도 유명한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는 작년 윔블던 우승 당시 입었던 홀터넥 스타일의 원피스를 노란색으로 염색해 입고 나왔고, 살짝씩 보이는 핫핑크의 이너팬츠로 관중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렇듯 이번 호주오픈에서는 역시 노랑이 대세다. 멜버른파크를 가득 메운 호주팬들이 샛노란 옷과 모자를 갖춰 노란색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고 있으며, 푸른 하늘과도 절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코트 위의 스타일리스트들한편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과감한 센스를 선보인 선수들도 있다.
패션에 있어서는 테니스 선수 중 단연 최고로 손꼽히는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는 짙은 바다색이 그라데이션으로 들어간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역시 패션디자이너임을 과시했다.
거기다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회색 헤어밴드, 큼지막한 골드귀걸이와 하트목걸이로 마지막 액세서리까지 놓치지 않는 세레나였다.
이밖에 파란 코트와 보색인 빨강으로 포인트를 준 엘레나 데멘티에바(러시아)와 평화를 상징하는 초록색으로 마음의 안정을 도모한 얀코비치의 깜찍한 원피스도 자신의 패션감각을 발휘하기에 최적의 아이템이다.
지난해 결승에 진출한 이바노비치의 보라색 언밸런스 원피스 역시 호주오픈의 시상식까지 오르기 위해 단단히 준비한 티가 역력해 보인다.
이쯤 되니 호주오픈에 오기로 했던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입기로 한 옷은 무엇이었을지 사무치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