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미세먼지 등으로 피부건강을 걱정해야하는 대표적인 계절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황사와 함께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초미세먼지가 다시 찾아왔다. 봄마다 건강을 괴롭히는 대기오염에 마스크를 쓰게 되지만, 마스크가 직접 닿는 볼과 턱 주변으로 폭발하는 피부 트러블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반복된 경험으로 미세먼지와 마스크 모두 피부건강에 좋지 않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명확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스크
20일 대중교통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에 따라 약 2년 5개월간 지속됐던 마스크 의무착용 조치가 사실상 해제됐다.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많은 이들이 봄부터 여름까지 더위를 감내하고 마스크를 착용했다가 입가 주변에 울긋불긋한 피부트러블을 호소했다.
의료계에서는 이와 같은 피부트러블에 대해 마스크 착용으로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습도 높은 피부 환경을 조성한 것이 원인으로 추측돼 왔다.
실제로 유광호 중앙대학교 의대 피부과 교수 연구팀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건강한 의료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용 마스크 또는 KF94 마스크 착용 전후의 피부변화를 비교‧분석한 결과, 마스크 착용으로 노출이 되지 않은 양 볼과 코끝이 이마와 미간에 비해 ▲피부수분량 ▲경피수분손실량 ▲피부홍반 ▲피지분비량 ▲피부 겉의 산도(pH) ▲피부온도 모두 증가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러한 경향은 마스크 착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커졌다.
특히 연구팀은 피부장벽 손상 지표인 경피수분 손실량과 피부 겉의 산도(pH)의 증가가 명확히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스크 착용으로 쉽게 발생하는 접촉성 피부염(접촉피부염)은 외부 물질과 접촉해 생기는 모든 피부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화학적 알레르기 물질이나 독소, 자극물질 등 외부 자극이나 접촉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피부가 얇고 예민한 이들은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재질과 고무줄, 코 받침 금속 등 마스크 자체가 피부를 자극해 트러블을 유발하고 심하면 가렵고 울긋불긋하게 번지는 접촉 피부염이 되는 것.
접촉 피부염은 자극성 접촉피부염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으로 나뉘는데, 두 가지 모두 습하거나 더운 환경, 젖어있는 피부 상태에서 쉽게 발생한다. 이에 따라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 내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면 피부염이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이와 같은 피부트러블을 줄이기 위해서는 답답하더라도 입이 아닌 코로 숨을 쉬어 습한 환경을 최대한 자제하고, 공기질이 좋은 곳에서는 잠시 마스크를 벗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미세먼지에는 각종 화학적 독성물질, 중금속 등이 포함돼 피부에 닿으면 산화적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세포벽의 재생능력 저하 등으로 피부의 가장 바깥쪽에 존재하는 각질층으로 대표되는 피부장벽을 손상시킨다. 이후 미세먼지는 장벽이 손상된 피부를 통해 진피층 안으로 침투해 광범위한 염증을 유발하고,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종을 증가시킨다.
미세먼지는 여드름과 피부노화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매우 작아 모낭을 침투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여드름이나 주사와 같은 모낭과 모낭 주변 염증성 질환들의 악화를 보일 수 있다. 또 미세먼지에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피부 노화와 관련된 ▲검버섯 증가 ▲주름 형성 ▲일광 탄력증 등이 일어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고주연 한양대학교 의대 피부과 교수는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 외출을 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세안 및 손 씻기, 샤워 등을 통해 피부에 닿은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비타민 같은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 미세먼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질환의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상비약을 사용하거나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 임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