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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 前부산MBC사장)
'가황(歌皇) 나훈아'도 대통령 후보군(群)에 올려야.
역술인 '천공'이 최근 인터넷신문 '스카이데일리'와의 특별대담에서 "다음 대권(大權)은 연예인 중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역술인의 발언이니까 '예언'의 범주에 해당된다는 해석도 있다.
'천공'은 시중에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천공의 언행이 가끔 정치적 파장을 불러 올 때도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스피커들이 윤석열 대통령 내외분을 공격하거나 집권 여당을 물고 늘어질 때 자주 등장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천공'의 이번 발언도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에겐 아주 기분 나쁜 발언이거나 예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 대통령은 이재명이 '따놓은 당상'이라고 큰소리치고 있는 마당에 천공의 예언은 이재명과 그 일당들에겐 충격적이고 아주 재수없는 망언같이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크게 이긴 민주당 패거리들이 국회 권력을 장악하고 안하무인으로 놀아나는 꼴불견이야말로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원내대표 박찬대가 설치고 허풍쟁이 정청래와 앙칼진 최민희가 놀아나며, 김치국 먼저 마시다가 망신당한 추미애가 호시탐탐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으니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감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마디로 민주당의 앞날은 의회권력에 취해 날뛰는 나부랭이들 때문에 진정한 민의(民意)의 대변자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세평이 싹트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통령병 중증환자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려고 입법권력(立法權力)을 총동원하여 검찰과 법원 등 사법권력을 짓밟아버리고 탄핵을 '조자룡의 헌칼' 쓰듯 휘두르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도 불 보듯 뻔한 것 아닌가?
'천공'은 특별대담에서 "다음 대권은 예능인 가운데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을 뿐 그 예능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능인이 대통령이 된 외국의 경우도 있다. 전쟁범죄자 푸틴의 침략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젤런스키도 있고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예능인들이 많다. 조갑제 기자와 필자는 수년 전 대한민국의 유일한 '가황(歌皇) 나훈아(羅勳兒)를 대통령 후보군'으로 거론한 바 있다. 나훈아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 보자. 한국협업진흥회 회장이자 중앙공무원연수원 24대 원장, 경영학박사인 윤은기가 쓴 '나훈아가 테스형이다'가 요즘 SNS에서 널리 유포되고 있다. 전문을 옮겨 소개한다.
<사람들은 그를 가황(歌皇)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가요 100년사에 가황은 나훈아 단 한 명뿐이다. 국민가수, 가수왕, 가수여왕은 여러 명 있지만 가황은 한 명뿐이니 품격이 다른 호칭이다. 사람들은 나훈아를 가황이라고 부를까? 일단 노래를 잘 해야 가황이다. 그러나 노래 잘하는 가수는 여러 명 있다. 작곡, 작사가 등 음악인들에게 누가 노래를 가장 잘하는지 물어보면 여러 가수의 이름이 나온다.
'가요무대'를 오래 진행해 오고 있고 가요에 조예가 깊은 김동건 아나운서에게 직접 물어 본 적이 있다. 해방 이후 수많은 가수중 가장 노래를 잘한 분은 '현인' 선생이라고 한다.절대음감과 타고난 음색을 지녔다는 평이다. 그밖에도 불멸의 가수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가황은 오직 한 명뿐이다. 그 이유를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 건 코로나 시절 KBS에서 방영한 '나훈아 Again' 공연을 보고 난 다음이다. 전 국민이 지쳐 있을 때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탄생한 초대형 공연이었다.
이 때 나는 가황이 부른 '테스형'에 풍덩 빠졌다.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왜 이렇게 힘들어" 우리나라 가요사에 철학의 아버지 소크라테스를 소환한 건 이 노래가 처음이다. 코로나로 온 세상이 힘들고 우울하고 혼돈에 빠져 있을 때 그는 위대한 철학자를 소환하여 국민을 위로하였다. 사람들은 가황 나훈아를 만나고 싶어 하지만 만날 수가 없다. 오직 공연장에서만 만날 수 있다. 아무 데서나 만날 수 있으면 황제가 아니다. 방송출연도 안하고 어떤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를 '신비주의'라고 말한다. 그를 안다는 사람도 없고 만났다는 사람도 거의 없다.
다행히 나에게는 그를 잘 아는 사람이 있다. 두 명이다. 한 사람은 나훈아쇼를 연출한 K피디이고 또 한 사람은 2001년 '나사모' 창립 멤버이며 50년째 가황 찐팬인 이재술 와인 소물리에이다. 두 사람 모두 나와는 절친이다. 이재술 소물리에는 만날 때마다 본업인 와인 이야기보다 나훈아 이야기에 열을 올린다. 나훈아 LP판을 모두 모았고 모임이 있을 때는 포터블 소형축음기를 가지고 와서 함께 노래감상을 한다. 신문잡지 스크랩도 수십 권이다. 나훈아와 관련된 이야기는 모두 기억하고 있다. 비화도 많이 들었다.
올해 초 또 다른 기회가 생겼다. 나훈아 쇼를 연출한 K 피디와 여의도에서 단둘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초대형 공연을 준비하느라 가황 나훈아와 몇 개월 함께 생활했고 최근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으니 가장 깊숙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가황에게 누가 될까봐 조심하는 K 피디에게 작심하고 캐물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듣느라 소주를 각 일병씩 마셨다. 들을수록 놀랍고 신비한 내용이었다. 결론은 가수 나훈아가 '한국의 소크라테스'라는 것이다. 그날 내가 정리한 가황의 모습은 이렇다.
첫째, 독서광이고 동양철학자 노자(老子) 연구가이다. 그는 일년에 백 권 이상의 책을 정독하는 독서광이다. 독서를 통해 세상사를 파고든다. 철학자 노자에 관해서는 평생 파고 들어서 노자전공 철학자 수준이 되었다. 그는 수많은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했는데 가사에 가슴을 울리는 철학이 들어 있는 것은 그가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둘째, 그는 내공 깊은 화가(畵家)이다. 그는 공연이 없는 은둔의 시간에 그림을 그린다. 자택에 화실이 있고 지하실에는 작품보관소가 있다고 한다. 작품은 산수화 등 자연을 그린 게 많고 까치와 한복 입은 여인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보았는데 빼어난 수준이었다고 한다. 작품전을 하면 좋겠다고 하니 가수의 본업은 노래라며 말을 끊었다고 한다. 가황이 꾸준히 그림을 그리는 것은 차분히 심신을 갈고 닦는 수행인 것이다.
셋째, 그는 절제의 미학을 실천한다.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고 안 해야 할은 절대 안 한다. 언행의 원칙과 소신이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회갑연에 오직 한 사람 나훈아를 부르려 했다가 무산되었다. "내는 특정한 사람을 위해 노래하지 않습니다. 내 노래 듣고 싶으면 티켓 끊어서 공연장에 오라카이소."
넷째, 매사 정정당당한 위인이다. 문재인 정권 시절 남북 화해 분위기를 띄우려고 연예인 평양 공연을 추진하였다. 북쪽에서도 나훈아를 방북가수로 지목했다고 한다. 그는 단칼에 거부했다. 자유가 없는 북한에 가서 안내한 대로 다니고 무슨 동상 앞에서 절하고 이런 건 안한다는 게 이유였다. 청와대에 잘못 보이면 손해라는 말에 끄덕도 하지 않았다. 권력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한 게 황제의 모습이다.
다섯째, 서민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의 노래에는 어머니와 고향 그리고 서민을 위로하는 가사가 많다. 가수는 노래를 통해 사람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존재라는 확고한 신념에서 나온 일이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여섯째, 직업적 카리스마가 있다. 공연장 무대 준비는 완벽해야 한다. 큰 돈이 들어가도 손해를 보아도 좋다. 매번 최상의 무대에서 최상의 공연을 보여주어야 한다. 공연 한 번에 열다섯 번 의상을 갈아입는 무대의상도 직접 디자인하고 준비한다. 로마황제가 아무 옷이나 입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돈은 왔다가도 가고 갔다가도 오는 거지만 나훈아의 공연은 최상의 역사로 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게 소신이다.
일곱째, 의리가 있고 약속을 지킨다. 함께 공연을 준비한 사람들과 한번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보면 성의껏 도와준다. 많은 사람을 사귀지는 않지만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 그와 한번이라도 인연을 맺은 사람은 그를 하늘이 보내 준 위대한 인물로 여긴다. 가황 나훈아가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 공연을 마치면 가요계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완전히 떠나겠다고 밝혔다. 말한 대로 실천하며 살아 온 인물이니 그럴 것이다. 이제 가황은 떠나고 노래만 남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떠나도 소크라테스처럼 노자처럼 우리 마음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가황 나훈아가 테스형이다.'>
역술인 천공의 예언이 어떻게 될지 관심사이다.
(조갑제닷컴. Natizen칼럼. 2024.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