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호 인디언의 기도
작자 미상
내 앞에 있는 아름다움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내 뒤에 있는 아름다움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내 위에 있는 아름다움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내 아래에 있는 아름다움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내 사방을 에워싼 아름다움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이 아름다운 길을 가는 동안 그렇게 내내
---이문재 엮음, {당신의 그림자 안에서 빛나게 하소서}에서
오늘날의 지구촌의 재앙은 메르스와 코로나와도 같은 전염병 때문도 아니고, 대지진과 화산폭발이나 이상고온과 이상저온 등의 기상이변 때문도 아니다. 오늘날의 지구촌의 재앙은 단 한 가지, 즉, 우리 인간들의 탐욕 때문이며, 돈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자본주의의 사상’ 때문이라고 할 수가 있다.
자본은 경제의 문제이지, 도덕과 법과 선악의 문제가 아니다. 돈만 된다면 해저 밑의 석유와 천연가스도 끌어올릴 수가 있고, 돈만 된다면 남극과 북극의 빙산도 다 녹일 수가 있다. 돈만 된다면 호랑이와 사자의 생식기를 잘라서 불로장생의 약을 만들 수도 있고, 돈만 된다면 인간과 돼지를 결합시켜 새로운 ‘돼지 인간’을 탄생시킬 수도 있다. 돈만 된다면 모든 신전과 성상을 다 파괴시키고, 새로운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이 세계의 모든 인간들의 숨통을 끊어버릴 수도 있다.
이 세계는 거대한 감옥이며, 그 어떤 인간도 자본주의의 감옥을 탈출할 수가 없다. 돌로 치는 형벌, 사지를 찢어죽이는 형벌,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는 형벌, 전기고문을 하거나 펄펄 끓는 물에 삶아버리는 형벌, 100년, 200년 징역형으로 그의 인생 전체를 박탈하는 형벌 등이 있었지만, 그러나 이 형벌들은 오늘날의 자본주의의 형벌에 비하면 너무나도 인간적인 형벌이었다고 할 수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최악의 형벌은 수명연장이며, 우리 늙은이들에게 자기 스스로의 삶과 죽음의 결정권을 박탈하고 오직 ‘인문주의의 이름’으로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무차별적으로 감금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인류의 역사상 가장 더럽고 끔찍한 고문치사의 장소이며, 우리 늙은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치욕과 수치와 고통을 안겨주고 전재산을 다 강탈해가는 대사기극의 형장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인仁은 모든 사람들을 사랑과 관용으로 대하는 것을 뜻하고, 의義는 눈앞의 이익을 보면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예禮는 모든 사람들을 차별없이 인간 대접을 하는 것을 말하고, 지智는 이 세상을 가장 아름다운 지상낙원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제는 어짐도 없고, 의도 없다. 예도 없고, 지도 없다. 자본가의 얼굴은 철면피이고, 그의 심장은 이윤에 이윤을 더하는 탐욕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지상의 낙원이라고 성화시키고, ‘수명연장의 산송장들’은 ‘역발산기개세’의 ‘천하대장군’이라고 선포한다.
예로부터 의술은 인술이며, 환자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지만, 오늘날의 의술은 사기술의 극치이며, 이 세계를 산송장의 천국으로 만들어 놓고 그들의 전재산을 강탈해 가는 데에만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어린아기와 우리 젊은이들은 돈이 안 되기 때문에 관심 밖의 방치의 대상이 되고, 우리 늙은이들은 ‘실버산업의 대역군’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존경과 찬양의 대상이 된다. 이것이 ‘저출산 고령화 현상’의 근본 원인이며, 모든 국가가 만성적인 복지비용으로 그처럼 쇠퇴하고 몰락해가고 있는 근본 원인이기도 한 것이다.
이제는 그 옛날의 [나바호 인디언의 기도]는 그 유효성을 상실하고, [우리 자본가들의 기도]가 새롭게 탄생했다고 할 수가 있다.
내 앞에 있는 돈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내 뒤에 있는 돈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내 위에 있는 돈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내 아래에 있는 돈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내 사방을 에워싼 돈과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이 아름다운 돈꽃이 피는 동안 그렇게 내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시대가 아니라, 돈이 사람보다 아름다운 세상이 된 것이다. 여호와 하나님과 예수가 전지전능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제들이 돈의 충복되어 여호와 하나님과 예수의 숨통을 끊어버린 시대가 된 것이다.
아아, 우리 늙은이들이 똥오줌을 싸는 것은 황금의 똥을 싸는 것이고, 우리 늙은이들이 오래오래 사는 것은 온세상을 ‘장수만세의 천국’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아, 우리 자연과학자들과 우리 의료산업의 자본가들이여! 이 세계를 요양원과 요양병원의 천국으로 만들고, 자기 자신과 아들과 딸들과 이웃들도 몰라보며 똥오줌을 싸는 산송장들이 우리 인간들의 미래의 희망이란 말인가? 하루바삐 인간수명의 생명공학을 중단시키고, 모든 요양원과 요양병원들을 다 소각하고, 우리들의 고귀하고 거룩한 부모님들에게 ‘존엄사’를 처방해주기를 바란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그 옛날의 이시이의 ‘731부대의 생체실험장’과도 같으며, 우리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고문치사시키는 감옥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 자연과학자들은 우리 자본가들이 고용한 살인청부업자이자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고 할 수가 있다.
우리 늙은이들과 우리 자본가들에게 미래의 희망과 모든 일자리를 다 빼앗긴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하루바삐 일치단결하여 총궐기하기를 바란다. 두 발로 서지 못하고 타인의 도움과 의사와 병원에게만 의존하는 우리 산송장들을 살처분하고, 그 옛날의 푸르고 젊은 지구촌을 건설하기를 바란다.
푸르고 푸른 지구촌의 세상과 이 세계의 미래는 우리 젊은이들의 세계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