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다리던 장터 날이었다. 작년까지는 9시에 사무실에서 먼저 만나서 짐을 챙기고 역할도 정했지만 올해 이사를 가는 바람에 사무실을 쓰지 못해서 반달공원으로 바로 갔다. 10시부터 장터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전까지 접수처 앞에 짐으로 줄을 세워놓고 선생님 차에서 물건을 가지고 왔다. 우리가 엄청 빨리 갔기 때문에 첫 순서로 줄을 설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자리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서 벼룩시장의 입구 부분에 딱!!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접수를 한 후 돗자리를 받고 왼쪽 손목에 노란색 팔찌를 찼다. 자리로 돌아와서 물건을 진열하고 현수막을 걸었다. 적당한 위치에 나무가 있어서 현수막을 걸기에 적당했다. 현수막은 우리가 미리 디자인했던 대로 만들어졌다. 미혼 한부모 가정 관련 현수막은 언니들이 그린 그대로였다. 아동학대 관련 현수막은 우리가 디자인했던 것이었는데 대충 스케치했던 것이 그렇게 깔끔한 현수막으로 재탄생해서 신기했다.
물건을 다 진열하기도 전에 내가 가지고 간 영영사전과 석호가 가지고 간 킥보드가 팔렸다. 킥보드는 5000원으로 가격이 매겨졌었는데 다들 더 올려받아도 될 것 같다고 하였었다. 하지만 서로 소통이 안 되는 바람에 적혀있던 대로 5000원에 팔게 되어 안타까웠다.
물건을 다 진열한 후 가격표가 없던 것들에 포스트잇으로 가격표를 붙였다. 초반에는 물건이 많이 팔리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오지 않았다. 다양하던 가격들을 전부 1000원으로 내려 조정하였다. 진혁이가 실로폰을 쳐서 집중을 끌어 실로폰을 성공적으로 판 이후로 다시 물건이 팔리기 시작했다. 진혁이가 연주하던 실로폰 소리가 감미로웠는데 팔리는 바람에 더이상 들을 수 없어 아쉽기도 했다. 하나씩 천천히 팔아도 1000원씩 금방 모였다. 얼마 못 팔았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모은 돈을 세어보니 벌써 7만원은 되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나는 스타벅스 텀블러 4개를 성공적으로 팔았다. 사람들이 텀블러를 구경하다가 가격을 물어보셨다. 전부 1000원이었는데 눈빛을 보니 사실 마음이 있는 것 같아서 2000원이라고 이야기하고 성공적으로 팔았다. 아빠도 엄마도 “오, 센스 있었다“고 해서 기분 좋았다.
12시 30분쯤부터 슬슬 마무리했다. 팔지 못한 물건을 아름다운 가게로 옮기기 위해 나누어 담고 여러 모금함에 있던 돈과 물건 팔고 번 돈을 모아 정리했다. 한 모금함에 만 원짜리가 4장이나 있어서 정말 놀랐다. 반면, 그 모금함에서 10원짜리가 나온 것도 신기한 일이었다. 오늘 번 수익은 총 150,730원이었다. 10만 원도 못 모을 줄 알았는데 뿌듯했다. 다음 활동일에 오늘 장터 활동을 정리하게 될 텐데 그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