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깃발은 하나, 레이스에 참가한 주자는 다섯.'
2개월여를 숨가쁘게 달려온 프로야구 4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기아 한화 롯데 LG SK 등 5개팀은 제각각 연패와 연승을 되풀이하며 순위를 엎치락뒤치락 바꿔왔다. 이제 남은 경기는 20경기 안팎. 최근 6연승으로 단숨에 단독 4위로 뛰어오른 기아나 홈에서 날벼락같은 3연패에 빠지며 기아와 4.5게임차로 뒤처진 SK도 아직은 '안심'하거나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6일 현재 기아가 4위, 5위 한화는 기아와 1.5게임차, 6위 롯데는 한화와 0.5게임차, 7위 LG는 다시 롯데와 0.5게임차다. 꼴찌 SK가 LG에 2게임차로 뒤져 있지만 자고나면 상황이 바뀐다.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다.
가장 큰 변수는 남은 상대가 누구냐하는 것. 4위 싸움의 당사자간 대결은 '백병전'이 불을 보듯 뻔하고, 일찌감치 1,2,3위를 굳힌 상위팀과의 경기는 다소 여유가 있다. 하지만 1위 삼성과 2위 현대 역시 5.5게임차다. 한국시리즈 직행이라는 어마어마한 '메리트'가 주어지는 1위를 쉽게 포기할 팀은 없다. 매직넘버가 '0'이 되는 순간까지 피와 땀을 쏟을 것이 자명하다. 상위팀이 '100% 힘을 발휘하느냐', '숨고르기를 하느냐'에 따라 중-하위권 팀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갈 것 같다.
기아-"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왜 이러나'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올 때쯤 무려 6연승을 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단번에 4위 최강후보로 올라선 기아. 이제 '윗분'들의 처분만 기다리게 됐다. 기아는 7일부터 두산과 4연전, 이어 삼성과 4연전, 곧바로 현대와 3연전을 갖는다. 위만 바라보고 무려 11연전. 기아는 남은 19경기중 두산과 6경기, 삼성과 4경기, 현대와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4위 후보와의 맞대결은 한화와 4경기, LG와 2경기일 뿐이다. 롯데, SK와는 '주고 받을' 일이 없다. 상위팀들이 빨리 '자리'를 잡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한화-'모 아니면 도'
최근 연패도 연승도 없는 한화. 유일하게 꼴찌로 추락한 경험이 없는 운좋은 팀. 하지만 시즌 막판 목숨을 걸어야 할 판이다. 한화는 남은 경기서 4위 후보팀들과 가장 많은 1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기아(4경기), SK(4경기), 롯데(3경기), LG(1경기). 맞대결에서 이기면 위로 올라감과 동시에 상대를 아래로 떨굴 수 있다. 반대의 경우 기다리는 것은 '나락'.
롯데-위도 보고, 아래도 보고
롯데는 상위권팀과 라이벌들을 두루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두산과 3경기, 삼성과 4경기, 현대와 3경기를 남겨뒀다. 반면 한화(3경기), LG(2경기), SK(3경기)전에도 신경이 곤두선다. 9월18일부터 삼성 두산과의 6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전까지 달아날 팀은 훌쩍 앞서 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다.
LG-삼성의 마음을 잡아라
LG는 삼성과 무려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문제는 1위 삼성의 속내. LG로선 삼성이 두렵다. 올시즌 12번 싸워서 삼성을 상대로 고작 2승10패. 만나면 깨졌고, 삼성의 1위질주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김응용 삼성 감독의 좌우명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 매사 꼼꼼한 김감독은 좀체 여유를 부리는 법이 없다. 1위가 확정되는 순간까지 총력전을 펼칠 것이 분명하다. LG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SK-앞뒤를 잴 여유가 없다
홈에서 기아에게 당한 3연패로 4위와 4.5게임차. 치열하게 달려온 4강 전쟁에서 가장 많이 밀렸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한화(4경기) 롯데(3경기) LG(3경기)와의 맞대결에서 최상의 결과만을 바라고 있다. '이기는 것'만큼이나 4위 기아가 '머물기'를 바랄 수 밖에. 아쉽게도 기아와의 맞대결은 모두 끝났다. 〈 박재호 기자 jhpark@〉
◇ 중-하위권 5개팀 팀간 잔여 경기 <6일 현재>
팀 남은 경기 상대팀(잔여 경기수)
기아 19
두산(6), 삼성(4), 현대(3), 한화(4), 롯데(0), L G(2), S K(0)
한화 19
두산(2), 삼성(3), 현대(2), 기아(4), 롯데(3), L G(1), S K(4)
롯데 18
두산(3), 삼성(4), 현대(3), 기아(0), 한화(3), L G(2), S K(3)
L G 22
두산(4), 삼성(7), 현대(3), 기아(2), 한화(1), 롯데(2), S K(3)
S K 17
두산(0), 삼성(3), 현대(4), 기아(0), 한화(4), 롯데(3), L G(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