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임
박정서
검은 에나멜백을 열고
거울이 달린 분첩을 꺼내어
이마와 콧잔등, 뺨을 두드린다
손가락 사이로 떨어지는 조명이 뽀얗다
다음 역은 성신여대역입니다
내리실 방향은 오른쪽입니다
각본대로 잘 짜여진 배경
벌린 입술선을 따라
위태롭게 칠하는 체리핑크 2호
립스틱 뚜껑을 닫고
검은 에나멜백 지퍼를 잠그고
얼기설기 덧 댄
마음도 빗장을 건다
분명히 장르는 멜로일 것이다
치켜든 눈 속눈썹에
촘촘하게 발라진 외로움이 글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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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임/박정서
노란 소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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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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