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정산(기부금영수증)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백지 영수증이나 몇만원 돈을 받고 발급하던 때는 쉽게 생각해서 무작정 많이 끊어가려 했었지요.
그때는 전국의 스님들이 연말 정산할때만 돼면 골머리를 알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정부에서 단속이 매우 심해진 관계로 턱없이 많은 양을 가려는 사람은 줄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기부금 영수증에 대한 이해가 바르지 못한 사람이 많습니다.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초심자가 오히려 이부분에 대해선 더 바른 견해를 가진 경우가 습니다.
여지저기서 행해지는 관행을 보고는 자신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것입니다.
어울리는 사람이 누구냐는 이렇게 참으로 중요합니다..
저도 이와같은 시국에서 만약 재가 불자였다면 보시금을 내지 않고도 많은 양의 영수증을 발급받길 원하고 그러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했을 것입니다.
항상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잠시만 방심을 하면 삿된 견해에 휩쓸려서 아무렇지도 않게 죄업을 짓고 어리석어지는 것입니다.
옛적에 불심천자라 불리는 양무제가 달마대사를 친견하며
"저는 수만개의 절을 짓고 수만권의 경견을 편찬하고 불법을 널리 유포했는데 공덕이 얼마나 됩니까?"
라고 물으니 달마대사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달마대사는 양무제와 인연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소림굴에서 9년을 면벽을 하지요..
엄청난 공덕을 짓고 자신이 공덕을 지었다는 상이 있다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입니다.
금강경에서도 머물지않고 마음을 내어 무주상보시하는 복덕은
삼천대천세계에 칠보로 가득채운 공덕보다 수승하다고 강조하셨지요..
기부금영수증이라는 것은 자신이 얼마를 보시했다고 하는 영수증을 받는 것입니다.
큰절에서 기도비등을 내고 자동적으로 받는 영수증이 아니고 자신이 원해서 받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을 관청에 신고하여 그만큼에 해당하는 돈을 돌려 받는 것입니다.
설사 공덕을 지을때에 무주상으로 보시해였다하여도
연말이 되서 영수증을 끊으면서 다시 상을 내게 되니 그 공덕은 현저히 감소하겠고
영수증으로 인해 그만큼에 해당하는 돈을 되찮게 되니 보시한게 의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보시를 하는 목적은 내마음에 자리잡은 탐심과 치심을 없애고자함인데 오히려 탐심을 다시 일으키는 것입니다.
기부금영수증을 인정해주는 것은 선행을 쌓는 문화가 자리잡기 위한 것이지 거기에서 이익을 챙기라고 만든 것이 아닙니다.
종교단체나 사회단체에 기부를 정당히 하고 영수증을 끊어가는 것이야 그래도 훌륭한 일이지만
적게 기부하고 부풀려서 끊어가거나 아예 하지도 않고 끊어가는 사람은 이중으로 죄를 짓는 아주 위험한 발상입니다.
첫번째로는 부처님을 속이는 것입니다..
둘대로는 국가를 속이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자신의 양심을 파는 것입니다.
부처님에게나 국가에 빚을 지게 되는 것입니다.
영수증에 쓰여진 만큼 혹은 그 이상 어떻게든 손해를 보고나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남의 것을 대신 끊어가는 분도 있는데(그들은 대체로 보시를 안하신 분) 남의 업을 대신 감당하겠다는 뜻일거라 생각합니다.
인과는 한치의 오차가 없습니다..
인과는 우주의 진리이며 아무도 비켜갈 수 없습니다.
생각으로 지은죄도 큰데 문서로 만들어진 것이야 얼마나 더 크겠습니까?
영수증을 끊어주면서 저는 어깨에 많은 짐을 내려놓는 듯합니다..
우리절에서 불사에 동참하거나 봉사를 하신분들께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과 잘되길 바라는 서원때문에 늘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러나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해주면서 그것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고 있습니다.
보시를 한분들이 영수증을 끊어가니 제가 책임져야할 부분이 확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많이 한분들에게는 많이 끊어주고, 봉사를 한분들에게도 끊어주고 하니 무슨 봉급을 주기라도 하듯...
예를 들면 누군가 내집에 와서 청소도해주고 빨래도 해주면 무척 부담스러운데 그에게 돈을 주고 나면 그 부담이 없어지듯이 영수증의 효력은 매우 큰것 같습니다.
건강한 보시문화가 자리잡길 바랍니다.
첫댓글 보시란 하면 할수록 더 어려운듯 합니다...내마음이 문제인것 같습니다...
하면 할수록 더 정확해지는 것입니다. 어려워하지 마셔요~
적절한 시기에 좋은 글입니다 불자님들께 많이 알려 드리는데도 아직도 여전히...많이 끈기를 원하시니...건강한 보시문화가 자리 잡길 바랍니다...()()()
추운데 고생이 많으십니다.. 늘 정진하는 스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스님, 정당하게 끊어주시면 됩니다. 저도 정당한 액수지만 스님들께 끊어달란 말씀드리는게 정말로 송구합디다. 상을 내기위한 보시는 추호도 아니지만 적지않은 세금을 원천징수하는 봉급쟁이이고, 법에서 정해놓은 절세방편이라 어쩔수 없이^^...보시금액의 몇%만 세금감면이됩니다.
보살님 말씀 이해갑니다.. 보살님과 같은 분이 많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