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양역
抱山 곽대근
남한의 시베리아 춘양
태백산 각화사 풍경소리에
길을 잃은 저녁노을이
운곡천 하얀 갈대숲을 밟고
청둥오리 깃털 속에
그리움을 묻으려 한다
그리움이 있을 때 떠나야 하나
밤이 깊도록 열차의 울음소리는
허름한 여인숙 창문을 두드리며
춘양목 옹이 속에 피어오르던
고향의 소리를 들으려 하였지만
떠나간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서성거리며 겨울잠에 빠져
잊혀져 가는 날이 많아도
억센 사투리는
플랫폼에 남아
향수를 부르게 한다
춘양역 :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의양리 소재 영동선 역
07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