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다음 통합검색에서 ‘경찰 박승일’을 검색하면 최상단 게시판에 게재된 ‘선전포고(박승일 순경님에게...)’란 글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하단 쪽에는 사이트 ‘경찰관이 바라본 세상’, ‘경찰관 박승일 개인 블로그, 범죄예방, 검거소식, 경찰 업무 소개’라는 블로그 소개가 보입니다.
사실 별 볼일 없는 제 자신을 인터뷰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발상입니다. 하지만 최근 제 개인 블로그에 게재되고 있는 댓글들을 보면서 익명성에 숨어 음지에서 허위의 글이 왜곡되고 과장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제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제 글에 대한 합리적 비판은 없고 개인적인 사생활이나 업무 그리고 실명에 대한 과장 왜곡된 댓글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제 자신이 대한민국 10만 경찰관 중에 한사람이기도 하지만 인터넷에 글을 게재하는 블로거의 한사람으로써 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을 더욱 투명하게 네티즌들 앞에 공개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다음은 제 자신에게 묻는 인터뷰입니다.
-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저는 현재 서울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서울중부경찰서에서 3년여를 근무하고 경찰청(본청)에서 2년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6년에는 전남경찰청에서 1년을 근무하다 지난 2006년 12월부터 현재 근무하고 있는 홍보담당관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각종 경찰관련 언론보도 분석과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경찰청에는 전 의경으로 구성된 ‘호루라기 연극단(대학 연극 영화 전공자 12명)’이 있습니다. 현재는 영화배우 조승우와 류수영도 대원으로 있죠. 그들과 함께 경찰을 홍보하고 청소년들의 범죄예방을 위한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홍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나이는 저희 사무실에서 제일 어립니다. 30대 중반이죠. 계급도 제일 낮습니다. 일반 회사로 보면 대리쯤 된다고 합니다).
-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가 아니라 경찰의 공식적인 블로그라는 네티즌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블로그입니다. 그건 다음 사이트 검색에도 등록되어 있습니다. ‘경찰관 박승일 개인 블로그’라고 말이죠(개인이 직접 작성하는 내용이 아니라 다음 측에서 게재). 사실 공신력 있는 다음에서 그 정도는 충분히 확인하고 사이트를 등록해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시간이 새벽 3시 20분인데요. 이 시간에도 저희 경찰은 어두운 밤길을 순찰하는 경찰관도 있고,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경찰관들도 있습니다. 또한 범인 검거를 위해 잠복근무를 하고 있는 경찰관들도 많습니다.
저는 인터넷을 통해 경찰의 업무를 소개하고 온라인상에서 어려운 일을 겪는 네티즌에게는 작은 힘이 되어 주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허위로 게재되는 글이나 과장 왜곡된 사실에 대해서는 단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바른 정보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많은 보람을 얻고 있습니다. 전에는 너무 많은 분들이 메일을 주셔서 업무에 부담이 될 때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개인적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면?
지난해 촛불집회가 한창 진행될 때로 기억합니다. 당시 ‘여대생 사망설’을 비롯해 많은 허위의 사실들이 아고라를 통해 많이 게재됐는데 그 당시 ‘폴리스피알’이라는 필명으로 몇 차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정부나 경찰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쓰면 수백 수천 건의 찬성 추천이 있었습니다. 제가 쓰는 글들은 당연히 그와는 반대의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과도 반대 수천 건에 찬성은 몇 건 안 될 줄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제 글에 대한 댓글 가운데 ‘진정광장’이라는 닉네임으로 쓰인 댓글을 보면 “아고라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확연하게 다릅니다. 지금 보세요. 이제 약 1:3입니다. 추측하건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사건들로 촛불에서 반촛불로 전향한 사람도 한 몫하고 있다고 봅니다”라는 글을 보면서 많은 희망과 보람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 그럼, 가장 악플이라고 생각하는 댓글은 뭐가 있었나?
사실 저에 대한 인신공격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 경찰 조직 전체를 매도하거나 욕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참으로 마음 아픕니다. 특히 저희 부모님까지 거론하면서 욕하는 댓글을 볼 당시에는 괜찮아도 술 한잔하면 가끔 생각이 납니다. 지금도 기억하는 악플이 있는데 “야, 인간아 넌 좋겠다. 니 어미 애비는 너 같은 쓰레기 낳고도 기분 좋다고 똥처먹었겠지”라는 댓글이 있었어요. 부모님께 정말 죄송했습니다(저는 8남매 중 막내입니다. 부모님의 연세는 고희를 훌쩍 넘기셨지요).
저같이 못난 아들 때문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부모님을 욕보이게 하는 것 같아서 말이죠. 대부분 연예인들이나 일반 네티즌들이 악성 댓글로 저희 경찰에 고소 고발을 하는데 범인을 검거해 보면 초등학생을 비롯해 어린 청소년들이 상당수입니다. 저도 몇 번은 ‘수사를 의뢰할까?’라고 생각해본 적도 있지만 경찰관인 저까지 나서서 어린 청소년들을 범죄자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둔 적도 있었습니다.
- 다른 피해는 없었나요?
얼마 전에는 제 개인 미니홈페이지가 어딘가에 공개돼 몇 시간 만에 수백 명이 방문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주변 지인들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잠시 방명록 등을 폐쇄한 상태입니다. 사실 이건 피해도 아니죠.
- 오늘 인터뷰를 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글쎄요. 저부터 바꾸고 싶었습니다. 많은 블로거들이 생산하고 있는 다양한 정보들이 여과 없이 네티즌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저까지 필명(피아르-재승덕박-박승일)으로 글을 게재해 네티즌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글 자체에 대한 비판보다 공개되지 않은 제 자신에 대한 궁금증으로 다툼이 이는 것이 싫었습니다. 결코 한 네티즌의 요구나 댓글을 보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더 책임감 있는 글을 게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끝으로 다음미디어와 블로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최근 국회를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사이버모욕죄 신설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악성 댓글로 인해 최진실씨가 자살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악플로인해 정신적 충격은 물론 육체적인 질병으로까지 발전해 고통 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음 미디어가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다음 블로그 뉴스에는 하루에도 수천 건의 뉴스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를 읽는 수많은 네티즌들은 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취득합니다. 그 만큼 블로거들이 책임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저를 시작으로 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에 대한 소개를 메인에 거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더욱 신뢰 높은 정보 제공은 물론 자신의 글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과거처럼 음지에 숨어 ‘아니면 말고’ 식으로 활동하던 누리꾼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을 네티즌들에게 정확히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