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해방, 무한‘에 대한 동경과 불안, 질서와 논리의 반항을 특징’으로 하는 낭만주의 문학의 전성기에 선구적으로 리얼리즘을 도입한 작가인 스탕달의 대표작인 ‘적과 흑’을 읽게 되었다. 리얼리즘이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여 형상을 통해 사물의 본질과 그 내면의 의미를 포착하려는 경향으로 관찰을 통한 객관적 상태를 그린 문학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리얼리즘을 도입한 초기 작품임에도 사람들의 심리묘사가 세밀하며, 인물간의 내적, 외적 갈등 모두 잘 드러나 있어 읽는데 흥미와 흡입력을 높였다. 또한 프랑스 혁명기, 나폴레옹의 통치 기간 등의 시대를 지나면서 흔들리고 있는 사회의 모습 또한 정확하게 그려 내면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었다.
주인공인 쥘리앵 소렐은 목수의 아들로 번듯하고 곱상한 외모에 지식을 갖춘 사람이다. 그는 여린 외모와는 반대로 자존심도 세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욕심도 있다. 뼈대가 약하고 일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족들로부터 천대를 받고 학대 받으며 자란다. 레날 가의 가정교사가 된 그는 귀족 계층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고 레날 부인을 유혹한다. 그러나 그 사실을 레날 씨가 알게 되고 그는 신학교로 쫓겨나게 된다. 신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게 된 그는 몰 후작의 비서가 된다.
후작에게는 거만한 마틸다라는 딸이 있다. 그녀는 당시 귀족 청년들과는 다른 쥘리엥의 학식과 쥘리앵의 곧은 자존심에 반하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마틸다와의 결혼을 통해서 자신이 그토록 고대하던 성공의 길 앞에 서있던 그에게 레날 부인의 밀고장이 날아든다. 과거를 폭로해 버렸다는 사실에 분노한 쥘리앙은 그녀를 찾아가 총으로 쏘지만 죽지 않았다. 그리고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그리고 레날 부인으로부터 마을 신부에 의해서 편지를 쓰게 된 것이라는 말을 듣고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단두대에서 죽는다.
단면적으로 보았을 때 그의 인생에 있어서 성공은 전부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그가 성공하기를 바랐던 것은 자유를 갈망하였기 때문에 있었던 일이다. 어릴 적부터 가족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살았던 그는 자유를 바랬다. 단지 자유를 얻는 방법 중 하나로 성공을 선택했던 것이다.
‘자신의 인권이 보장 될 수 있었던 환경, 사회 속에 있었더라면 그가 성공을 하는 것에 그리 집착을 했을까?‘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했을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세상의 관점으로 보면 그가 레날 부인을 죽이려고 한 것도 자신의 앞길을 막았기 때문에, 욕심을 채우지 못해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아픔에 레날 부인에게 복수심에 불탔던 것이고 단두대에 오르기 전에 레날 부인으로부터 마을 신부에 의해서 쓰게 된 말을 듣고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죽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배경이 만드는 것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비록 현재 우리나라도 성공을 추구하고 사람들의 본심은 보려하지 않는 바람에 흔들리는 사회 속에 있지만 내 신념을 가지고 소명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께 의지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
쥘리엥의 욕망에 대한 단면이 아닌, 그 동기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는 것이 느껴지네요. ‘다름’을 이유로 학대받고 존재가 부정되던 쥘리엥이 자신이 너무도 좋아하는 책도 마음대로 읽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너무나 원했다는 마음의 동기도 잘 짚어주었습니다. 쥘리엥이 원했던 성공은 누구에게도 굴복되지 않고 ‘인정’받고 ‘사랑’받고 ‘존중’받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레날 부인과의 사랑과 관계에 대해서도 잘 관찰하였습니다. 이런 성찰이 쥘리엥의 신학교 시절과 경험들에 대한 좀 더 세밀한 시선으로 이루어졌으면 했어요. 그래도 개성 있는 자신만의 감상문을 써주었어요. 더 이상 쥘리엥 같은 비극적인 인물이 나오지 않는 사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주장을 좀 더 개진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네요. 다음에는 감상문에서는 줄거리 요약보다는 주제에 대한 집중적인 의견개진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 섬기는 고은영 선생님 첨삭-
총평: 낭만주의와 리얼리즘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정확했지만 그것을 작품 분석에는 긴밀하게 연결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런 작업은 전공한 사람이거나 대학원 정도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가능할 법한 일이지요. 그럼에도 우리도 욕심을 부려본다면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가정과 사회로부터 학대를 받아온 한 청년이 그런 현실로부터 도피하고자 성직자와 군인이 되는 것으로 신분상승을 꿈꾸는 것이 작품의 요지이다. 그러나 성직자도 군인도 그에게 신분탈피의 완전한 도구는 되지 못한다. 이렇게 현실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벗어나고자 하나 그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리얼리즘 문학의 경향성이다. 그래서인지 리얼리즘 문학에서의 주인공은 대부분이 패배하는 비극의 결말을 맞는다. 결국 주인공 줄리엥도 죽음을 맞게 된다. 실제 현실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는 자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와 같은 내용이 진술되었으면 하지요. 리얼리즘 문학으로서의 ‘적과흑’은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이 현실은 누구에게나 맞서 싸워야 하는 문제와 불합리와 모순이 가득한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 상징적인 인물로 줄리엥이 있는 것입니다.
줄거리 요약에서 부분적으로 자신의 글이 아닌 듯한 것도 있지만 분석과 느낌을 표현한 대목에서 성실하게 읽었을 것이라는 인상이 강해 이해하고 갑니다. 분량도 방대하고 장편은 여러 사건이 중첩되어 있어 일목요연하게 요약하는 것이 쉽지 않지요. 지금 우리의 수준에서 꼼꼼히 읽고 다른 자료를 통해 줄거리를 참고하여 요약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읽지 않고 단순히 쓰기 위해 그런다면 사실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