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秋分)
天球南北分(천구남북분)-하늘이 남북에서 갈라져서
公分晝夜中(공분주야중)-공평하게 낮과 밤을 나누고 있네
月浮天心處(월부천심처)-달은 하늘 가운데 떠 있고
秋風樹之間(추풍수지간)-바람은 나무사이를 스친다.
秋分淸節意(추분청절의)-추분의 청아한 계절의 뜻을
忘怨最近人(망원최근인)-요즘 사람들은 잊고 있는 것이 원망스럽다
농월(弄月)
벌레가 구멍 창을 막고 새벽에 솜이불 끌어당기는 추분(秋分) !
오늘이 9월 23일 추분(秋分)이다.
추분(秋分)은 원래 양력으로 9월 23~24일부터 한로(寒露10 8~9일) 전날까지
15일간을 말한다.
우리가 보통 추분(秋分)이라고 부르는 날은 태양이 천구(天球)의 적도 위를 북에서
남으로 가르고 지나가 밤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말이다.
필자는 요즘 얇은 이불을 덮고 잔다.
특히 새벽에는 한기가 느껴져 새우처럼 다리를 오므리기도 한다.
새벽녘 싸늘함이 포근한 솜이불을 그립게 하고 귀뚜라미 맑은 소리가
밤 꿈을 어지럽게 하는,
어느새 추분(秋分) 절기다.
추분(秋分)은 1년 24절 기중에 16번째 절기이니 벌써 올해도 3분의 2가 지나간
셈이다.
세월극사광(歲月極駟光)이라 !
세월은 말 네 마리가 달리는 다리 사이로 비치는 빛과 같이 빠르구나 !
지금처럼 천문학(天文學)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추분(秋分) 무렵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추분(秋分)에는 우렛소리가 비로소 끝이고
동면(冬眠)할 벌레가 몸을 은신할 구멍창(窓)을 막으며
땅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했다.
추분(秋分) 절기(節氣)에는 하늘이 맑고 기후가 청명하며 백곡(百穀)이 풍성하고
1년 내내 땀으로 가꾼 작물(作物)을 부지런히 거두어 겨울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다.
추분(秋分) 무렵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팔월령(八月令)에는 아래와 같이 노래하고 있다.
《백운(白雲흰구름)같은 면화(棉花) 송이
산호(珊瑚)같은 고추 다래
처마에 널었으니 가을볕 명랑하다
안팎마당 닦아 놓고 발채 망구 장만하소.
면화(綿花) 따는 다래끼에 수수이삭 콩가지요
나무꾼 돌아올 제 머루 다래 산과(山果)로다
뒷동산 밤 대추는 아이들 세상이라
명주를 끊어내어 추양(秋陽)에 마전하고
부모님 연만하니 수의(壽衣)를 유의하고---》
바로 추분(秋分) 계절의 풍성함과 고생 끝의 보람을 읊고 있다
추분(秋分)이 지나면 10월 4일이 추석(秋夕)이고 10월 23일이 상강(霜降)이다.
상강(霜降)은 서리가 내리는 절기다.
이제 곧 찬 서리가 내리고 밤은 차차 길어진다
제비는 전깃줄 빨랫줄위에 모여서 돌아갈 준비를 하고
하늘에는 저 멀리 기러기가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아득히 먼 추억과
은하수 건너에 있는 그리운 사람을 잊지 못하는 긴 밤을
맞이 할 것이다
이렇게 닭의해 정유년(丁酉年)도 마지막을 향해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추분(秋分)은 사람들이 세월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자신의 삶의 수확을 한번쯤 정리해 보게 하려는
하늘의 뜻이 담겨 있는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하다
추분(秋分)은 한해의 정리정돈(整理整頓)을 하는 예령(豫令)의 절기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