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8일, 경기지방경찰청이 쌍용차 파업 조합원과 금속노조, 민주노총을 대상으로 낸 부동산, 임금채권 가압류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2009년 12월 29일 이명박 정부는 삼성 이건희 전 회장을 단독사면했다. 하루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잔인한 12월이었다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 쌍용차 파업 조합원에 대한 손배가압류 결정과 이건희 회장 단독사면은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이 부자와 재벌을 구원하는 데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준 것이다.
다시 돌아보는 77일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옥쇄파업을 통해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 쌍용자동차 부실 사태의 주된 원인은 정부와 상하이차 그리고 무능한 경영진들의 책임이다. 그런데 이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려 했기에 부당함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많은 전문가가 중국 상하이로의 매각을 반대했음에도 일방적으로 매각을 진행한 정부. 상하이차는 인수 당시 년간 3,000억씩 4년에 걸쳐 1조 2,000억이라는 투자를 약속했지만, 투자 한 푼 하지 않고 4년간 신차 한 대 개발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상하이차는 기술유출 이후 쌍용차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 법정관리 신청 후 회사를 떠났다. 상하이차의 무책임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자리 보존에만 연연하여 올바른 경영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쌍용차 노동자들이 피와 땀을 쏟아부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총고용 보장을 위해 임금삭감을 전제로 노동시간 단축, C200(쌍용자동차 신차) 긴급자금과 연구개발 자금을 인건비 담보로 1,000억 원 대출, 비정규직 고용안정기금 12억 출연, 복지를 축소하는 등 자구 계획안을 회사에 제출했지만, 회사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오직 노동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모든 책임을 노동자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을 그 누가 받아들이겠는가? 그렇기에 쌍용차 노동자들은 죽을 각오로 '함께 살자!'를 외쳤던 것이다.
쌍차 노동자들은 "함께 살자!", "일자리는 생명이다.", "해고는 살인이다."를 외치며 77일간 정부와 공권력에 맞서 싸웠다.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던 가족들도 대책위를 구성하여 쌍차 정상화를 위한 혼신의 노력을 다하였다. 경영상 책임이 있는 상하이차에 어떤 제재도 못했던 무능한 정부가 구조조정 본보기로 모두가 요구한 공적자금 투입마저 외면했다. 무능한 정부가 선택한 것은 노동자를 죽이는 것이었다. 옥쇄 파업의 배수진을 통해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싶었던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가족들의 바램이 무너져가면서 일부 노동자와 가족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상황까지 갔다. 77일간의 투쟁은 노사합의로 마무리되었다. 노동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깊은 상처만 남긴 77일은 그렇게 끝난 것이다.
77일 그 이후...
2009년 12월 경찰청의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 발표를 하면서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노사합의를 통해 합의된 내용은 온데간데없고, 상하이차에 어떤 제재도 가하지 못하던 정부와 사측이 공조하여 신속하게 진행한 손해배상과 가압류는 또다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 손해배상 및 가압류 현황(단위 : 만원)
정부와 사측은 옥쇄 파업 이후 90명에 이르는 노동자를 업무방해, 퇴거 불응, 폭력혐의로 구속시키는 것도 모자라, 임금과 주택 등 재산에 대한 통제를 가하고 있다.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통해 노동자의 생존권과 인권을 짓밟고 있는 것이다.
"공장으로 돌아가자." 지난 2월 7일 쌍용차 노조 3기 임원 선거를 통해 단독 출마한 지부장(황인석), 수석부지부장(장영규), 부지부장(이금주), 사무장(지선열)이 투표인원수 대비 96.44%로 당선되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새롭게 전열을 정비하여 지난날의 상처를 치유하고 원상복구하기 위한 출발을 시작한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너무 정당했다. 그렇기 때문에 생계의 위협, 구속과 손해배상, 가압류의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투쟁하고 있다. 부당해고자, 징계해고자, 강제 무급휴직자, 구속 동지들의 고통스러운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무력하고 나태할 여유가 없다.”라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결의가 숙연하게 느껴진다.
첫댓글 아~앞으로 넘어야할 산은 너무도 많고,한상균 전지부장님은 아직도 옥중에계시고 투쟁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왜이리 지칠까???동지는 간데없고~~~깃발만 나부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