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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과 지혜를 닦는 길
(주장자를 세 번 치고 세워서 보이시고)
갑진년 5월 초하루 정기법회에 참석하신 사부대중께서는 아시겠습니까?
즉하석의돈오출(卽下釋疑頓悟出)하면
진면탁출무가애(眞面托出無罫礙)라
봉두유안명여일(棒頭有眼明如日)하여
산하대지무부조(山河大地無不照)라
직하에 의심을 풀어 몰록 깨달아서 뛰어나면
진면목이 확연히 드러나서 걸림이 없다
주장자 머리에 눈이 있는데 밝기가 해와 같아서
산하대지에 비치지 아니하는 곳이 없더라.
오늘 서두에 간단하지만 말씀드린 여기에 모든 것이 다 포함돼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시는 여러분이 이 말을 바로 알아들으면, 여러분이 더 이상 뭐를 알려고 의심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의심할 것이 없는 사람이 되면, 일생 살아가는데 모르는 것이 없이 다 확연히 안다는 것이지요. 다 확연히 알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하나도 어려운 것이 없고 고통스러운 것이 없습니다. 그 도리를 오늘 대중은 아시겠습니까?
금일 대중이 도리어 알지 못했다고 할진대는 또 말씀을 드립니다.
智海普融道平禪師 上堂。擧盤山示衆云 似地擎山 不知山之高峻 如石含玉 不知玉之無瑕 古人恁麼説話大似抱贓叫屈。智海門下人人慷慨。生擒虎兕 活捉獰龍。眼裏著得須彌山。耳裏著得 大海水。遂拈拄杖曰。不是向人誇伎倆。丈夫標致合如斯。卓拄杖下座
지해보융도평 선사가 상당하여 반산(盤山) 선사가 시중하여 말한, “땅이 산을 받드나 산의 고준함을 알지 못하고, 돌이 옥을 머금었으되 옥의 티 없음을 알지 못함과 같다" 한 것을 들어서 이르되,
"고인이 이렇게 설법한 것이 마치 도둑질한 장물(贓物)을 껴안고서 부르짖는 것 같도다. 나(지해)의 문하에서는 사람마다 활달해서 호랑이와 외뿔소를 산 채로 잡고, 사나운 용을 산 채로 잡으며 눈 속에 수미산을 잡아 넣고 귀 속에는 큰 바다를 잡아넣는다. 사람을 향해서 재주를 자랑하지 마라. 장부는 뜻을 나타내는 것이 이와 같아야 한다.”
하고 주장자를 치고 하좌하였다.
이 의지를 여러분이 알겠습니까?
여기에 대한 게송이 있으니,
위음전일전(威音前一箭)하니
사투양중산(射透兩重山)이로다
보보불미방(步步不迷方)하니
통신무변철(通身無辨處)이로다.
위음왕불 앞에 한 화살이 있는데
쏘니 두 개의 산을 뚫고 지나간다.
걸음을 걷는데 방향에 어둡지 않으니
온 몸을 통해서 판단해서 가릴 것이 없다.
이 게송이 앞에서 말한 뜻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 의지를 알려면 여러분이 화두 일념 속에 들어가서 자기 자신을 한번 뒤집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모르면 이런 말을 아무리 해봐도 그림의 떡 같아서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도 모르겠지요? 모른다는 게 중요합니다. 알지 못한다 하는 이게 뭐냐 이거지요.
호래호현(胡來胡現) 한래한현(漢來漢現)이라, 검은 게 오면 검은 것을 나타내고 붉은 것이 오면 붉은 것을 나타내지만, 나타내는 그 놈은 돌이켜서 보면 알 수가 없습니다. 오늘 초하루에 여러분에게 중요한 법문을 이렇게 말씀드린 것입니다. 오늘 초하루라서 참회법문을 하니 합장을 하십시요.
(자비도량참법 26. 위회하철환등지옥예불 )
『 또, 시방의 다함 없는 모든 삼보께 귀의하옵나니, 원컨대 자비력으로 가피하고 구제하소서. 바라건대 오늘 현재 회하(灰河)지옥 등에서 고통받는 일체 중생들이 모두 해탈을 얻어 모든 괴로움의 과보가 영원히 소멸하고, 지옥의 업보가 필경에 청정하여 지옥의 몸을 버리고 금강신을 얻으며, 지옥고를 버리고 열반의 즐거움을 얻으며, 지옥의 괴로움을 생각하고 보리심을 발하여 함께 화택(火宅)에서 벗어나 도량에 이르러서 여러 보살들과 함께 정각을 이루어지이다. 』
우리 중생들은 무량겁으로 내려오면서 여러 가지 얽히고 설킨 인연도 있고, 여러 가지 많은 업보가 쌓여 있어가지고 있어서 고통을 받는다는 것이지요. 그 업보가 바로 회하(灰河)지옥이나 불지옥이고, 또 이 삼계는 화택(火宅)이라 불타는 집과 같다는 겁니다.
왜 삼계가 불타는 집이라고 했을까요? 삼독(탐진치)과 오욕(재색식명수)의 불이 항상 타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생들은 1초도 빠지지 않고 마음속에 항상 중생으로서 가지고 있는 욕심의 불덩어리가 계속 치성하게 활활 타고 있습니다.
그런 일체 괴로움의 과보가 영원히 소멸하고 지옥의 업보가 청정하여 지옥의 몸을 버리고 무너지지 않는 금강신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지옥고를 버리고 열반의 즐거움을 얻는다는 건 영원한 편안함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자비도량참법 27. 위음동탄갱등지옥예불)
『오늘, 이 도랑의 동업대중이여, 다시 지성으로 오체투지 하고, 시방의 다함없는 음동지옥, 중합지옥, 규환지옥, 대규환지옥, 열지옥, 대열지옥, 탄갱지옥, 소림지옥과 그에 딸린 이렇게 무량무변한 지옥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중생을 위하여, 우리들은 보리심으로 그들을 대신하여 세간의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귀의할지니라.
지심귀명례 미륵불 / 지심귀명례 석가모니불
지심귀명례 인월불 / 지심귀명례 라후불
지심귀명례 감로명불 / 지심귀명례 묘의불
지심귀명례 대명불 / 지심귀명례 일체주불
지심귀명례 요지불 / 지심귀명례 산왕불
지심귀명례 적멸불 / 지심귀명례 덕취불
지심귀명례 천왕불 / 지심귀명례 묘음성불
지심귀명례 묘화불 / 지심귀명례 주의불
지심귀명례 공덕위취불 / 지심귀명례 지무등불
지심귀명례 감로음불 / 지심귀명례 선수불
지심귀명례 이혜불 / 지심귀명례 사해탈의불
지심귀명례 승음불 / 지심귀명례 이타행불
지심귀명례 선의불 / 지심귀명례 무과불
지심귀명례 견용정진보살 /지심귀명례 금강혜보살 지심귀명례 지장보살 / 지심귀명례 무변신보살
지심귀명례 관세음보살
또, 시방의 다함없는 모든 삼보께 귀의하옵나니 원컨데 자비력으로 가피하고 구제하소서.
바라건대 음동(飮銅)지옥에서 현재 고통받는 중생들의 일체 죄장이 모두 소멸하고 일체의 고통을 모두 해탈하고 금일부터 필경에 다시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며, 지옥에 나지 않고 정토에 생을 얻으며 지옥의 명(命)을 버리고 지혜의 명을 얻으며 사무량심과 육바라밀이 항상 앞에 나타나며 사무애변과 육신통력이 뜻과 같이 자재하며 지옥도(地獄道)에서 벗어나 열반의 도를 얻어 여래와 같은 정각을 이루어지이다.
( 28 위도병동부등지옥예불 )
오늘, 이 도량의 동업대중이여. 다시 지성으로 시방의 다함없는 상(想)지옥 흑사(黑砂)지옥 정신(釘身)지옥 화정(火井)지옥 석구(石臼)지옥 비사지옥 도병(刀兵)지옥 기아(飢餓)지옥 동부(銅釜)지옥 등 이같이 무량한 지옥에서 지금 현재 고통받는 중생들을 위하여 우리들은 금일 보리심의 힘으로 세간의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귀의할지니라. 』
지금 현재도 이런 지옥이 눈앞에 많이 보이지 않습니까? 남아프리카에 굶어 죽는 나라, 또 열병 등 여러 가지로 고통받고 병들어 죽는 사람, 이런 지옥을 현재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가서 떨어지는 건 왜 그럴까요? 굶어 죽는 데 가서 떨어지는 것은 왜 그런 줄 아시나요?
우리나라가 과거에 굶고 못 먹고 살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잘 먹으니깐 음식이 귀한 줄을 몰라요. 음식을 천하게 여기고 먹다가 덜 먹고 버리고 이러면 굶어 죽는 나라에 가서 태어난답니다. 그래서 음식을 절대 버리지 말라는 거예요. 음식을 천하게 버리면 굶어죽는데 태어나는 과보를 받아요. 그게 굶어 죽는 지옥이라는 말이에요.
여기에 그와 같은 지옥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런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위하여 우리들은 보리심의 힘으로 부처님께 귀의해 업을 닦는다는 것입니다. 중생의 업이 하도 두터워서, 모두가 잘 살고 싶지만 돈 벌려고 해봐도 잘 안 되잖아요. 뜻대로 돈이 잘 벌어지고 뜻대로 척척 되면 걱정이 없지만, 뜻대로 안 되는 원인은 여러분들의 쌓인 업이 막아가지고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문중에 우리가 사는 거는 다 불사공덕이라 했습니다. 불사하는 공덕이 뭐냐 하면, 제일 첫째 불사가 이뭣고 화두를 열심히 해서 내 마음을 깨치려고 공부하는 것이 제1의 불사라요.
우리가 선방도 짓고 법당도 짓고 요사채도 지은 것은 성불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은 것입니다. 그래서 불사하는 이 공덕이 이 세상에서 모든 지옥 고통을 멸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부처님처럼 존귀하게 인생을 멋지게 산다는 겁니다.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내 마음을 깨닫는 화두를 공부를 열심히 하셔야 돼요. 이걸 열심히 하는 그걸 바로 제1의 불사라고 합니다. 그게 제1의 불사면서 제1의 주업이고 본업이고, 밖으로 법당 짓고 선방 짓는 게 다음 제2의 불사라고 했습니다.
조선시대 영조 때의 일입니다.
강원도 강릉에 살았던 성(成)씨 총각 서생이 과거를 보기 위해 서울로 오다가 가평의 현등사(懸燈寺)에 이르렀습니다. 성씨 총각은 오랫동안 비워 폐사가 되다시피한 현등사 법당 앞에서 지고 다니던 솥냄비에 누런 조로 좁쌀밥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밥을 막 먹기 시작하려는데 법당 안에 부처님이 보였으므로 미안한 생각이 들어 부처님 앞에 밥 한그릇을 올려놓았습니다. 하지만 양반 체면에 절을 할 수도 없고 과거에 붙을 자신은 없고 하여 퉁명스레 말을 내뱉었습니다.
"어이 부처! 내 밥 먹고 과거에 합격시켜줘."
하지만 성씨 총각은 과거에 낙방을 하였고, 힘없이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에 다시 현등사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자 부처님을 바라보며 원망을 하였습니다.
“누렇게 해 가지고 사람들 속이고 있네. 내 좁쌀밥만 한 그릇 똑 따먹고."
그날 밤 금빛 갑옷을 입은 신장이 성씨 총각의 꿈에 나타나더니 발로 짓밟으며 꾸짖는 것이었습니다.
"이놈아, 부처님이 너보고 밥을 달라고 하더냐? 떡을 달라고 하더냐? 누가 네밥을 먹었다고 하더냐? 과거에 급제할 자신이 없으니까 요행을 바라며 밥을 올린 주제에 왜 허물을 남에게 돌려? 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밥 한 숟갈이라도 준 일이 있느냐? 도대체 무슨 공덕 지은 것이 있다고 원망이냐?“
그리고 총각이 가위에 눌려 깨어났고, 생각해 보니 신장의 말씀이 조금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고향집에 도착한 총각이 아버지께 현등사에서 있었던 일을 아뢰자 아버지는 뜻밖의 말을 하였습니다.
"그 절의 부처님과 너는 인연이 있는가 보구나. 네가 장가들 때 쓰고자 모아 두었던 돈을 지금 모두 줄테니, 이를 가져가 그 절을 중수하거라. 절을 고친 다음에는 아침 저녁으로 예불을 올릴 스님을 모셔다 놓고 글을 읽어라. 틀림없이 과거에 급제할 것이다."
총각은 아버님의 말씀대로 절을 고치고, 스님을 모셔 아침 저녁으로 함께 예불을 올리면서 3년 동안 글을 읽었습니다. 마침내 성씨 총각은 대과에 급제하였고, 이 사연을 들은 영조 임금은 현등사에 '대선급제사 (大選及第寺) '라는 편액을 내려주었습니다.
그와 같이, 우리들이 살면서 내가 공덕을 짓는 게 없는데 부처님한테 자꾸 달라고만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닙니다. 공덕을 지은 사람에게 부처님이 보고 상을 주듯이 그 사람을 성취하게끔 해주는 거지, 아무것도 짓지도 않고 자꾸 달라고 하는 그런 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제일 중요한 것이 내 자신의 부처의 마음자리를 알려고 무엇인고 화두하는 이게 제1의 불사고 최고입니다. 그 다음에 부처님 모시고 법당 짓고 선방 짓는 것인데, 선방은 스님들이 참선해가지고 부처님을 길러내는 학교입니다. 선방을 잘 짓고, 선방 스님들이 공부하는데 공양을 내고 이렇게 하면 이 세상에서 최고의 복과 지혜를 닦는 것입니다. 그 이상의 복과 지혜를 닦는 건 없다 했습니다.
여러분은 여기 오셨으니까 내 마음을 닦는 공부도 하는 것이고, 또 부처님께 봉사해서 복도 닦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삼보에 귀의해서 부처님께 참회를 함으로써 모든 업이 다 녹아나고 함께 대보리심을 발휘해서 정각을 이루게 됐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3천배도 안 하고 손도 안 대고 코 풀듯이 앉아서 참회해서 오늘 다 됐다는 건데, 여러분이 이렇게 너무 쉽게 죄업이 녹아져서 될까요?
여러분이 진심으로 부처님께 참회를 했다면 이와 같은 모든 지옥 고통은 다 녹아서 없어지고, 대승진리의 보리심을 발해가지고 함께 여래와 같은 정각을 이루게 되는 것이니 얼마나 대단한 겁니까? 이게 수지맞은 게 아니고 뭐예요?
여러분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에서 뛰어난 최고의 복과 지혜는 바로 내가 무엇인고 하는 화두를 하는 것이고, 밖으로 부처님을 모시고 법당을 짓고 선방을 지어서 스님들과 여러분이 함께 와서 공부할 수 있는 도량을 만드는 이것이 우주 만유 가운데 가장 존귀한 보물이요 지혜요 복이요 덕입니다.
니우부운보(泥牛不運步)하고
천하몰황전(天下沒荒田)이라
양미비섬전(揚眉飛閃電)하니
개구방호강(開口放毫光)이로다.
진흙소가 걸음을 움직이지 아니해도
천하에 모든 잡된 풀밭이 없어짐이라
눈썹을 드날리니 번쩍하는 섬광이 나오고
입을 여니 밝은 광명을 비춤이로다.
(주장자를 세 번 치고 하좌하시다.)
2024년 5월 초하루 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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