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력의 신속한 복원을 기대한다 -- 제 2의 에치슨 라인을 경계하라
허만 명예교수/전 한국유럽학회장
1949년 6월 30일 미국은 한국에 고문관 500명을 잔류시키고, 전차 1대, 자주포 1문도, 전투기 1대도 남기지 않고 철수를 완료했다. 물론 이승만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미국은 소련 점령군이 철수했으니 미군도 철수해야 한다 것이 전부였다. 미국은 거의 1년 후인 1950년 1월 12일 한국을 대만과 함께 미국 태평양 방위선에서 제외시킨다는 애치슨 선언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꼭 6개월 후 북한은 스탈린과 마오째둥의 전적인 지원 하에 남침을 감행해 그 비극이 지금까지고 우리 주변을 감쌓고 있다.
이러한 수난을 겪은 것은 물론 우리의 군사적 대비를 갖추지 못한데 있지만 우리의 외교가 그 만금 허약했다는데 더 주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승만은 휴전 직후 1950년대 한국이 100불도 채 되지 못한 최빈곤국였음에도 설득과 협박을 교모하게 혼합한 외교를 전개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1953년 10월 1일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그 동맹에 ‘상호’란 호칭 붙여 체결했다는 사실이 우리를 크게 놀라게 했다. 박정회 정권은 1970년 한미연합사를 신설해 한층 긴밀한 동맹구조를 구축했고, 2023년 4월 27일 윤석열 정부는 핵협의구릅(NCG)를 가동하는 동맹 구조를 창조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진전은 나토구조를 제외하고,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동맹구조다. 이러한 발전은 좌파 정권이 상상도 하지 못할 업적이다. 이러한 동맹체계의 제 1파트너는 미국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정식 각료 회의 결의를 거치지 안고 12월 3일 오후 27분 입법 독재, 탄핵과 특검, 좌파 세력의 상승 그리고 민주당 대표의 방탄 행위를 지속해 국정을 마비시켰다고 선언하면서 계엄을 선포했다. 그는 국회가 계엄 선포를 무효화하는 결정을 즉각 수락했다. 그는 계엄을 선언하면서도 민주적 태도를 취했다. 그렇지만 국정의 최대 마비 상황에서 취한 국회 계엄 해제 요구를 수락한 것은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서방의 지도자들은 유례가 없을 정도의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들은 한국의 탄핵 사태가 질서 있고, 조기에 법적 절차에 의거해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특히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 대사는 “ 국인들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한국은 경제, 문화, 안보에서 모범국이다.”고 지적했다. 케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 대사는 “비상계엄은 시대착오적이라면서 한국이 국민의 지지와 정당성을 확보한 정치 지도자를 가지는 것이 미국 이익에 부합한다.”고 경고성 조언을 했다. 한편 국무부 부장관 커트 켐프밸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언 결정을 심각한 오판( badly misjudged)”라고 표현하며, “매우 문제가 있고 위업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앞으로 몇 달간 도전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 같이 냉정하게 평가하는 한편 미 국무장관 존 블링컨은 4일 브르셀 주재 나토외교장관회의 후 “한국의 민주주적 회복력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면서 “모든 정치적 의견 불일치는 평화롭게, 법에 따라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2월 9일 서울에서 조태열 외교부장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 대사는 냉혹한 대화를 갔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필립 골드거그 대사는 “한-한 체제가 한국 헌법에 부합한 것이냐”라고 직선적으로 질문했다. 그는 윤석열을 제 2선으로 내려놓은 채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는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는 한-한 체제에 대해 야당이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견해를 중요시하는 것 같았다. 그는 국회가 처리하는 과정 그리고 추가 조치 또는 이에 관련된 진행 과정을 주시하겠다는 의도를 강하게 보였다. 요컨데 미국은 탄핵이 가능한 한 조기에 합리적 과정을 밟아, 정리됨으로서 민주주의가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미국의 이러한 발언들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정치, 외교, 경제, 무역, 그리고 산업 측면에서 유익한 파트너가 되었음을 인정하는 동시에 탄핵이란 위기를 질서 있게, 법에 의거해 해결돼, 외교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국가라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이러한 시사를 염두에 두어 여야 의원들은 그들 자신의 현 위치와 미래 권력 쟁취에 집착하지 말고, 외교력을 복원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그렇지 못하고 머뭇거리면 제 2의 애치슨 라인이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경계하는데 외교력을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