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칩을 만드는 감자가 따로 있다는 걸 아시나요?
혹시 이런 과자광고 들어보셨나요?
“수미수미~수미*~ 수미감자로 만들어 더 맛있다~”
감자칩 광고를 보다 문득 ‘수미감자는 그냥 감자랑 다른가...?’ 하는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검색을 하고 조사를 하던 중에 발견한 사실!!!
‘수미’라는 품종의 감자는 우리가 흔히 집에서 먹는 감자의 품종 이였어요.
우리가 집에서 감자전도 해먹고, 조림도 해먹고, 다양한 요리에 쓰이던 그 감자,
그 감자가 바로 수미감자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감자칩들은 도대체 무슨 감자로 만들어졌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다시 검색과 조사 끝에 발견한 사실!
우리가 흔히 먹는 감자와는 다른 ‘대서’ 혹은 ‘두서’라는 감자 품종이 감자칩을 만드는데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자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신다는
고령지 농업연구센터의 조지홍 박사님께 여러 가지 궁금증들을 여쭤 보았어요!
Q. 수미와 대서의 차이점을 설명해주세요~
A.감자품종은 유전적으로 보면 차이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그렇게 많이 나지 않습니다.
일단 재배방법이나 시기는 두품종이 비슷합니다.
모두 봄재배용이기 때문에 남부지방에서는 2월 하순~3월 상순에 심어
5월 하순~6월 중순에 수확하고 중부지방에서는 조금 늦습니다.
영양학적으로나 감자 모양도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지상부 생육을 보면 대서가 곧추서는 형태이지만
수미는 반개장형이라고 해서 약간 눕는 형태입니다.
잎모양, 꽃색깔 등이 조금씩 다르지요.
특히 꽃이 많이 다른데, 대서는 꽃이 크고 수술이 가지런하게 나오지만
수미는 꽃이 조금 작은 편이고 수술이 부정형으로 나온다는 점이 다릅니다.
식감은 좀 다른데, 제 입맛에는 대서가 좀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수미와 대서의 결정적인 차이는 감자 덩이줄기내 전분함량과 환원당 함량의 차이입니다.
수미는 대서에 비해서 전분함량은 조금 낮고, 환원당 함량은 높은 편입니다.
이 두가지는 감자칩을 가공할 때 중요한 요소인데,
전분함량이 높으면 감자칩을 만들 때 식용유의 소모량이 적습니다.
환원당은 당 중에서 glucose, fructose 같은 것들인데,
이 환원당의 함량이 높으면 감자를 튀겼을 때 감자칩의 색이 검게 나오는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대서는 전분 함량이 높고 환원당 함량이 낮아서 세계적으로 칩가공용 품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감자가 굵어지는 시기 (괴경 비대기라고 합니다)에 온도가 높으면
감자속에 구멍이 뚫리는 중심공동이나 감자속에 반점이 박히는
내부갈색반점 같은 생리장해 발생이 많은 것이 단점입니다.
수미에서는 이런 생리장해가 거의 나오지 않거든요.
요즘 광고에 많이 나오는 수미칩은 수미 감자를 이용해서 만든 감자칩입니다.
그냥 보통의 방법으로는 수미를 가공했을 때 대서 만큼의 품질이 나오지 못하니까
저온진공상태에서 가공하는 방법을 개발해서 (농심에서 개발했지요) 수미칩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수미와 대서의 생산 비중은 어느 정도 인가요?
A.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감자가 '수미'입니다. 한 70%정도 되지요.
'대서'는 감자칩 가공용으로 쓰이는데 약 1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보통 흔히 먹는 감자는 수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11월 이후 나오는 햇감자 특히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감자는
수미보다는 대지라고 속이 노란 감자가 있는데, 그 감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서는 가공용으로 많이 쓰이지만 일반 식용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량이 많고 맛이 좋아서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파시는 분들이 잘 모르셔서 그냥 수미라고 파시는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 감자 출하체계가 수미, 대지 두 가지로 되어 있어서 보통은 수미로 팔립니다.
대서품종이 생산되었어도 팔릴 때에는 대서라고 안팔린다는 말씀입니다.
Q.찾아보니 수미와 대서 둘 다 미국품종의 감자더라고요.
우리나라 국산품종은 없는 건가요?
A. 수미(秀美)와 대서(大西) 모두 미국에서 처음 만든 품종입니다.
수미는 1961년 미국 위스컨신대학교에서 만들었고 원래 이름은 Superior입니다.
우리나라에는 1976년 들어와서 1978년 장려품종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기후에 잘 맞고 재배하기 쉬워서 1990년대 이후로는 가장 많이 심는 품종이 되었습니다.
대서는 1976년 미국 농무성 산하 농업연구청에서 만든 품종으로 원래 이름은 Atlantic입니다.
대서양(大西洋)이라는 의미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양(洋)자를 빼고 대서라고 지었습니다.
중국 같은데서는 ‘대서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1980년대 후반 민간 가공업체에서 먼저 선발하여 ‘선농’이라는 이름으로 보급을 했는데,
이후 1995년 농촌진흥청에서 장려품종으로 지정하여 ‘대서’가 되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만든 품종들도 있습니다.
2013년도 8월 31일 기준으로 국립종자원에 출원된 감자품종이 60품종,
그중 등록된 감자품종이 40품종이라고 하는데,
외국에서 도입된 품종은 수미, 대서와 함께 남작, 세풍, 대지 등 다섯 품종이고
나머지 35품종은 모두 국산입니다.
다만 국산품종들은 개발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급률이 저조한 형편입니다.
앞으로 국산품종들이 많이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찾아보니 농친청에서 가공용 감자 '대서'처럼 '새봉'이라는
감자 품종을 개발했다는 내용을 보았어요.
현재 새봉은 어느 정도 보급이 되었나요?
A. 새봉은 2010년 육성된 품종입니다.
감자품종이 육성되면 씨감자 생산을 거쳐 농가에 나갈 때까지 빠르면 2~3년 정도 걸립니다.
다만 새봉은 수미나 대서와 달리 휴면기간이 짧아서 1년에 두 번 심을 수 있기 때문에
씨감자를 빨리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새봉은 품종을 국립종자원에 출원해서 시험 중에 있고, 올해말 쯤에 등록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010년 처음 만들고 이후 씨감자를 증식하면서
한편으로는 일부 농가에서 시험재배를 실시하였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시험중에 신품종이용촉진사업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시험을 통해서 새봉을 공급했습니다.
공급지역은 전남 보성, 해남, 전북 완주, 고창 등이었고 충남 서천과 제주도에도 공급이 되었습니다.
처음 새봉을 만들었을 때에는 대서 대신 감자칩을 만드는 용도로 공급을 했는데
아무래도 감자칩 품질이 좀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일반 식용 감자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일단 시험용으로 농가에 공급된 감자들을 농가에서 생산한 다음
주변 농가로 공급을 하는 형식으로 공급이 되고 있는데,
지금 추산하기로는 약 5~10ha 정도 재배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을재배용으로 많이 재배되는 대지나 추백에 비해서
새봉이 전분함량이 높고 맛이 좋기 때문에 보급이 빠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새봉감자
Q. 앞으로 우리나라 내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감자품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저희가 만든 감자품종이 많이 있는데, 용도별로 만든 목적이 좀 다릅니다.
감자칩용으로 만드는 것들은 11월~5월까지 수입되는 감자칩 원료감자를
국산으로 대체하려고 하는 건데, 고운, 진선 같은 품종들이 유망할 것 같습니다.
대서 품종이 수량도 많고 감자칩 품질도 좋은데, 휴면기간이 길어서
봄에 생산한 감자를 가을에 한 번 더 심을 수가 없거든요.
반면 고운이나 진선은 휴면기간이 60~70일 정도로 짧아서
6월 상순에 수확한 감자를 8월 중순경 한번 더 심어 11월 중순경에 수확할 수가 있거든요.
이 때 생산된 감자들은 이듬해 3월정도까지는 저장하면서 감자칩을 만들 수 있어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만든 품종으로는 홍선이라는 품종이 있습니다.
겉은 붉은색이고 속은 흰색인 감자인데, 다른 품종들에 비해서 비타민C 함량이 높습니다.
요리를 해도 비타민C가 파괴되는 정도가 적어서 영양학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는 품종입니다.
휴면기간이 짧아 1년에 봄-가을 두 번 심을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역병에 강해서 친환경재배가 가능하면서 맛도 좋은 하령,
더뎅이병에 강하고 수량이 많은 서홍,
겉과 속이 자주색이거나 붉은색으로 기능성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은
자영이나 홍영 같은 품종들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거리상 찾아뵈지 못하고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도,
고령지 농업연구센터 감자연구팀의 조지홍 박사님께서 정말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셨답니다.
이제야 제가 집에서 먹었던 감자와 과자로 먹었던 감자에 대해 더 알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신경 쓰지 않고 ‘다 같은 감자겠지’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수미와 대서 그리고 다른 감자들을 사서 맛도 비교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집에서 감자칩을 해먹을때는 대서나 새봉감자를 구해서 만들어봐야겠어요!
알고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겠죠?
어서 우리 국내산 품종의 감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료제공 : 농촌진흥청
토지사랑 http://cafe.daum.net/tozisarang/
첫댓글 조금은 복잡하지만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