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일
도원능선에서 바라본 신선봉
좌로 상봉, 우측으로 멀리 향로봉
항상 그러하듯 설악휴게소에서 전투준비를 한다.
전투식량으로 어묵우동 한사발 뱃속 저장고에 비축하고 [02시 30분],
산행대장님의 전투지침을 하달받으며 미시령을 넘어서던 중,
하얀색 봉고더블캡의 에스코트 속에
우리의 애마는 지친 몸을 감당하지 못하고 길가에 쓰러져버렸다.
안타깝게도 설악에서 또 사고가 발생했단다[도깨비바위]
하염없이 시간은 흐르고;;;
상봉지능선과 황철북봉지능선 사이 동해바다가
붉은 물감을 머리에 두른다. [04시 58분]
.
..
전투는 아스팔트 포도에서 조용히 치뤄지고~
우리의 탱크(버스)가 적의 포화속에 시동을 멈춘지 두시간만에
적과의 동침은 끝나고,
탱크를 겨우겨우 달래 후퇴하기 시작한다.
후퇴하는 미시령 옛길에서 바라본 달마봉과 울산바위가
얼굴을 붉히고 있다.
"아따! 언제 함 보자고~" (울산바위 서봉 曰)
~오늘처럼 미시령 통제가 계속되면 다음엔 울산바위 서봉을 통해 황철북봉 지능선을 통해
백두대간길을 이어가는 방법도 고려하겠다는 '준구'대장님의 말을 알아 들었는지~
여기가 어디인가!
남한땅 단 두 곳밖에 없는 금강산 팔만구암자 의 두 곳 중 한 곳 화암사
화암사 주차장에서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며
신선봉 신선놀이를 시작한다. [05시 33분]
화암사 일주문을 통과하면 수바위, 성인대를 거쳐 상봉으로 이어지고,
우리는 오른쪽 도장도로를 따라 샘치골교를 건넌다.
샘치골교에서 바라본 상봉
앞 성인대봉 아래 화암사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신선봉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게 무슨 조화래?
비탐구역에 아우토반이라니?
화암사 일주문으로부터 500여미터는 포장도로,
그리고 비포장 임도까지 2km 넘게 이어진다.
누리장꽃이 한창인 팔월 땡볕에 임도를 걷는다.
선두대장님 축지법신공에 뒤따르는 산우들은
땀과 헐떡임의 역힐링을 만끽한다.
최근 폭우로 도로는 상처투성이로 변했고,
아래 그림 뒤쪽으로 임도가 끝나며 계류를 만나 잠시 휴식한다.
백두산에 태극기 꽂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2km를 20여분에 주파했다.
땀을 닦으며 바라본 멋진 암릉이다.
어느덧 태양은 떠오르고,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06시 12분]
산길에서 암릉으로 빗겨 올라 바라본 지나온 계곡
숲사이로 신선봉의 모습이 나타난다.
가팔라지는 산길을 오르다 만나는 발전기.
임도의 비밀을 푸는 열쇄다.
여기 어느곳에 광산이 허가되었고,
그 사업을 위해 물을 끌어올리는 발전기시설이란다. [06시 29분]
지금은 빙하기인 듯~
가파르게 오르다 잠시 완만해지고,
숲속 작은 관목은 길을 막아서고,
그 길을 헤쳐나가다보면 가파른 돌길이 시작된다.
555!!!
설악을 보는 참맛 !
왼편 아래로 쌀바위 한가운데 울산바위와 그 왼쪽 달마봉
뒤 화채라인과 대청봉과 중청.
중청 오른쪽 앞으로 공룡의 1275 암봉
햇살 머금은 설악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을 정도다.
지금쯤 황철봉에서 이렇게 바라보고 있었을 수도 있었는데~
어쩌랴!
이만큼 황홀한 그림을 보는 행운이 어찌 쉬우랴!
도원능선의 백미
'조망암봉과 소나무'
산우들이 차례차례 추억을 새기고 있다. [06시 55분]
암봉의 멋진 그림을 위해서 가파른 돌길을 올라야한다.
뽀족한 암봉과 고소공포증이 현저히 탁월한 나는
차마 저곳에 오르지 못하고,
산우들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으로 허전함을 달래본다.
조금 더 오르며 바라보니
성인대의 모습도 확연하다.
멋있쪄요 !!!
햇살은 따갑지만,
뿌연 해무와 역광으로 인해 속초시가와 동해의 물결은 흐릿하고,
청초호, 영랑호의 모습과 수바위 아래쪽 원암저수지 등 물이 고인 곳은
어렴풋이 구별되고 있다.
도원저수지와 그 뒤로 운봉산의 모습이 조망된다.
그 뒤로는 삼봉해수욕장이다.
가야할 능선을 올려다본다.
암봉 곁을 지나며 또다시 멋진 울산바위에 눈길 꽂고~
암봉 곁 바윗길을 오르는 산우들의 모습과
오엽송 멋진 노송과 어울린 울산바위 원경.
동해바다 파노라마
설악과 신선봉 파노라마
암릉과 너덜겅이 공존하는
짜릿함을 선사하는 오름길 모습들.
멋진 신선봉 암릉과 그 왼쪽으로 상봉의 모습
다행히도 커다란 암봉은 우회길이 있어
로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도원능선엔 로프가 설치된 곳이 한 곳도 없다.
고산지대에는 아직 싸리꽃이 한창이다.
암릉을 우회 후 휴식과 에너지 보충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와 나만의 자유로~ [08시 08분]
너덜겅 암릉길이 시작되고,
보이는 신선봉의 오른쪽 너덜겅을 통과해야 한다는
선두대장님의 설명을 듣고 출발 !
파란하늘가로 펼쳐진 대간길 능선의 아름다움이
숲속 숨겨진 너덜겅 바윗길에의 거친 도전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평화를 준다.
북쪽 방향으로 서서히 운해가 밀려든다.
운해가 넘나드는 마산봉 마루금 먼 뒤로 향로봉 레이더시설이 구분된다.
나리꽃이 간간이 웃으며 반기는 산길이다.
너덜겅을 건넌다.
간간이 추억을 새기는 모습과,
조심조심 바위를 딛는 발걸음들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09시 15분]
너덜겅 애추 지대의 추억
비교하기에 조족지혈이겠지만
황철봉 너덜겅의 예습이라 생각하면 뙇~
올라온 도원능선
힘든 너덜겅길이기에
그 감회가 더욱 더 배가되고
놓치기 싫은 이 한 순간 한 순간 !
열매를 맺고 익어가기 시작하는 마가목이 곳곳에 보인다.
붉게 익었어도 안딸껀디~
정말?
바위채송화도 아름답게 피었고,~
아래쪽에서 바라본 무시무시한 이 암봉은
지나온 너덜겅을 통해 우회했다.
나리꽃은 점점 개체수가 늘어나고~
이 꽃이 피면 여름이 물러간다는,
단풍취도 꽃을 피웠다.
막바지 너덜겅을 우회하여 오르면 신선봉 정상이다.
운무가 몰려들어 상봉은 서서히 운해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너덜겅을 돌아 정상을 향해~
도원능선 막바지 암릉
정상암봉 인증샷
길게 줄서서 애태울 일도 없이 한가롭다.
복도 많아요.
금년에만 두번째 신선봉 인증 [09시 55분]
정상에서 바라본 왼쪽 아래 용대리
앞 오른쪽 병풍바위봉, 뒤 매봉산 칠절봉 능선
헬기 안부 뒤쪽 암릉을 돌아 상봉방향으로 내려서다,
화암재방향으로 좌틀하여 하산할 예정
오늘은 바람이 유순해서
정상 인증이 한층 자유롭다.
정상석에서 내려다 본 모습.
날씨는 점점 흐려지고 운무가 온 산하를 덮어버렸다.
오리방풀도 아름답다 뽐내고~
헬리포트에서 바라본 정상부 모습
마타리
마가목
상봉방향으로 왕너덜겅 통과
섬잣나무의 왕 솔방울
하산길 숲속에는 동자꽃이 만발했다.
화암재 안부 갈림길의 휴식
태우고 갈 우리의 탱크는 아직 체력회복이 안된 모양이다.
오늘 운명처럼 세팅되어진 백두대간 황철봉 구간의 에피소드 [14시 30분]
길고 긴 하산길로 접어든다. [10시 47분]
개쉬땅도 하얀꽃을 피우고~
하늘 향해 팔 벌린 강활(개당귀)
참취
가파른 산길에 잡목도 무성하다.
도상에 비박굴로 표시되는 곳 [11시 00분]
이후로 가파르고 거친 길의 연속에서 엉덩방아 찧기 신공을 시전하는
산우들의 모습속에 내 모습도 섞여있슴을 발견한다.
'
와중에 넘어져 무릎쪽 옷까지 찢어진 산우님.
큰 부상이 아니어서 휴~
간간이 숲속 너덜겅 지대를 지나
계곡물 소리가 들리는 막바지 능선길 [11시 47분]
어마어마한 고목
그 깊이를 느끼게 하는 화암계곡
출임급지 안내판
곰 부자가 격하게 환영하는데? [12시 03분]
순록의 뿔처럼~
숲은 참으로 오묘하다.
스스로의 삶은 찾아가는 모습이 예술이다.
몇년만에 처음 만났다.
노랑망태버섯
넌 반칙이야!
끝나겠지 하는 숲길은
너덜겅과 착한 숲, 다시 오름
지루한 온갖 즐거움(?)속에 변화무쌍한 하산길
멋진 소나무숲 힐링길을 만나
조금은 여유를 찾고, 탁족할 만한 곳을 찾아 기웃거림의 여유
일월비비추와 가끔은 헷갈리는 옥잠화
맑은 물에 알탕이다.
우리끼리 밖에 없다.
더구나 후미 꼬랭지~
씐난다. [12시 40분-13시 10분]
(나중에 옷 갈아 입을 때, 헌혈 무쟈 했다. 모기 엄청 많어 ㅠㅠ)
알탕 후 계곡을 빠져나오니 곧바로 오전에 올랐던 임도가 나온다.[13시 14분]
샘치골교
샘치골다리에서 내려다보니,
계곡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자연스레 만들어진 풀장, 유수량도 많고 깨끗하고 !
화암사 일주문으로 회귀 했다. [13시25분]
지친 우리의 애마는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되어,
다른 버스로 교체된다는데~
긴긴 자유시간은 오후 다섯시까지 계속되고~
화암사일주문 아래 광산임도길의 매점은 오늘 불났다.
감자전 부친다고 !
막걸리 동동주 매진 사례
첫댓글 쑥맥님의 정성스런 산행기에 그날의 감동이 더 하는 듯 합니다..^^~
멋진 추억으로 잘 간직해야겟습니다..~ 컨디션이 살작 않좋으셨는데 어제도 산행 하셧는지요? ^^
눈물을 머금고 참아야했네요 ^^
쑥=>숭 한글학회 표준어 입니다.ㅋ
ㅎㅎ맛깔스런 산행일지와 사진에 힘들게 도원능선과 신선봉 다녀온 보람이 있네요.^^더운날씨에 진짜진짜, 수고 많으셨습니다.😊
때로는 예기치 않은 상황도 즐기면 행복한 것이겠지요.
로또복권처럼 @^@
숭맥님
해학이 가득한 산행기
그리고 야생화 탐방까지
good 입니다~
함산해서 즐거웠습니다.
대단하신 체력! 존경스럽습니다.
함산해서 반가웠ㅅ읍니다..같이 알탕도 좋았구요..다만 같은날 다른팀은 무사히 황철봉을 넘었는데 왜 우리만 못갔을까? 하는 아쉬움이 큰 날이었읍니다.
총알받이?
육군 병장 약제병으로 전역한 제 입장에서는 우리가 븅븅 하는 시간에
다른 팀이 여유가 생겼으리라 짐작(?)되네요.
그 팀에게는 우리가 최후의 보루가 된 건 아닌지~
아쉽지만 그래도 성공한 팀이 있다는 건 희망의 고문일 수도 있겠네요 ^^
@soongmac 우리가 버스 고장으로 서있는동안 내려가는 버스가 한대도 없었으니...결국 우리보다 먼저 올라와서 미시령 통과 했다는 말이 되지요. 휴게소에서 상황판단이 잘못되서 너무 오래 쉬었다는 결론 집행부가 좀더 서둘러서 진입햇다면 미시령으로 갈수 잇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
조심스레 한 말씀 드립니다
언급하신 도원 능선은 신평 능선이 잘못 전달,회자되어 사용되는 오류입니다
아 그렇군요
저도 도원리와는 먼데
도원능선으로 들어 의아해 했었습니다
바로 잡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