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지
조병화
달 없는 밤 하늘은
온 별들의 장날이었습니다.
詩想노트
미국의 시인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1885~1972)는 다음과 같이 말을 하고 있습니다.
“시는 영감을 받은 일종의 산술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에게 추상적인 수나, 삼각이나, 구와 같은 것의 방정식의 산술이 아니라, 인간감정의 방정식을 부여하는 산술이다.”
이렇게 말하며 또 그는 “시는 언어와 언어 사이의 지성의 무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또
“이미지즘은
①이미지를 나타낼 것,
②이미지에 기여하지 않는 언어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
③새로운 리듬을 창조할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시인 피에르 루베르디(Piere Reverdy,1889~1960)는 “시는 정신과 현실과의 비등적교섭(沸騰的交涉) 후에 침전(沈澱)되어 만들어진 결정체이다.”라고 말하고,
T,S엘리엇(Thomas stearns Eliot,1888~1964)는 “시는 고급한 오락이며, 시는 사상을 장미처럼 감각시켜야 한다.”라고 말하고,
프랑스 시인 모리스 블랑쇼(Maurice Blanchot,1907~2003)는 “쉬르리얼리즘의 운동은 끝이 났다. 그러나 그 정신은 망령(亡靈)이 되어서 모든 현대예술의 강렬한 집념이 되어서 작품 속에 유전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역시 프랑스의 시인 앙리 피제트(Henri pichette,1924~ 2000)는
“시는 관습에 향한 예포(礼砲)이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런 것을 참고로 하면 현대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현대시를 생각해서 현대적인 시를 쓰려는 사람들에겐 많은 참고가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나의 시는 읽어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쓰니까, 별로 설명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만, 이 시는 주로 이미지로 형성된 짧은 시입니다.
이 시속에 나오는 장날이라는 것은 장터가 서는 날, 시장(市場)이 서는 날이라는 건데, 한자어를 쓰면 더 효과적으로 그 이미지를 나타내리라 생각을 했지만, 되도록 한자어를 피하려는 습관이 있어서 우리 국어로 썼습니다.
한자어는 사실 상징이라, 함축성이 많아서 현대적 메타포를 만드는 데 있어서 아주 효과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으나 되도록 나는 한자어를 피하고 있습니다.
---------------------------------------------------------------------------------------------------------
머리말
이 시는 나의 과거의 시집 속에서 손이 가는 대로 뽑은 100편의 시에다가 그 시에 얼킨 나의 인생 경험과 시적 경험을 적어서 써내린 일종의 나의 인생과 나의 시의 자전적 편모라고 하겠습니다.
100편의 시는 출판사측의 요청이었습니다.
나의 시는 독자 여러분들이 이미 읽어서 아시다시피 해설이나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그만큼 나는 여러 독자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시 작업을 내 인생처럼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의 인생철학인 순수고독(純粹孤獨)과 순수허무(純粹虛無)에 있어서는 그 깊이에 있어서 다소 설명이 필요할지는 모릅니다.
요컨대 누구나 삶이 원천적으로 고독하다는 것이 나의 순수고독의 개념이며 누구나 죽는다는 것이 나의 순수허무의 개념입니다. 나는 이 고독과 허무를 열심히 살아왔을 뿐입니다. 인생처럼.
1992년 5월
경기도 안성군安城郡 편운재片雲齋에서 조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