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중에서 쓰던 연례악에서는 피리·대금·당적·가야금·거문고·아쟁·편종·편경·장구·좌고 등 많은 악기들이 쓰인다. 그러나 민속음악에서는 피리·대금·해금·가야금·거문고·장구·북 등으로 그 쓰이는 악기의 수가 적다. 또 행진곡인 대취타(大吹打)에서는 태평소·나팔·소라·바라·장고·용고 같은 악기들이 쓰이는가 하면 문묘제례악에서는 지·약·소·훈·부·축·어와 같이 보기 드문 악기들이 쓰이기도 한다.
이들 악기들은 거문고·가야금과 같이 상고시대부터 한국에서 쓰여온 것도 있고, 피리·비파와 같이 서역에서 들어온 악기가 있는가 하면, 편종·편경과 같이 중국 고대악기가 들어온 것도 있다. 또한 양금·운라와 같이 조선 말기에 들어온 것도 있다. 금·비파·공후 같이 이미 주법(奏法)이 끊어져 쓰이지 않는 악기도 있다.
오늘날 정악에서나 민속악에서 가장 활발하게 쓰이는 것은 역시 피리·대금·해금·가야금·거문고·장고 등인데 이들 악기들이 농현법과 같은 한국적인 음악 표현에 적합한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으로 보이며 이 점은 이들 악기들이 대부분 향악에 쓰인다는 점과 더불어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아쟁은 중국에서 기원되는 악기이지만 국악기에서 드문 저음기인데다 그 악기의 기능이 한국음악에 맞기 때문에 자주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