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주가 영하 10도까지 뚝 떨어진 15일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 공터. ‘따뜻한 아랫목 만들기’라고 적힌 앞치마를 두른 60대 남성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의 부름에 그릇을 씻던 ‘형님’이 한달음에 달려왔다. 두 사람은 긴 나무주걱을 집어 들더니 대형 솥 안에서 펄펄 끓는 팥죽이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쉴 새 없이 저었다. 분주한 손놀림에도 주걱이 부딪히지 않는 걸 보니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봉사활동을 함께한 세월만 17년이다. 인연도 각별하다. 한 사람은 34년 차 베테랑 형사 김윤석(60) 경감, 그가 형님으로 부른 이는 직접 검거한 안승호(64)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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