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범털 이야기나 좀 할게요.
먼저 교육계 이야기를 좀 할게요.
교육계는 가르치는 사람들과 도와주는 사람들로 이루어집니다.
가르치는 이들은 교사, 부장교사, 교감, 교장으로 직이 나뉘어 있으며
도와주는 이들은 장학사 장학관으로, 또 다른 도와주는 이들은 행정직 일반직으로 나뉘지요
이러다보니 평생을 교사로 머물수도 있고, 이리저리 직분을 바꿔 승진도 하게 됩니다.
그럭저럭 50이 넘어서 관리직 대열에 들면 소위 범털 대열에 드는 것이지요, 쩝...^^*
그래서 교사는 '개털'이고, 교감 장학사는 '범털'입니다.
개털은 별 볼일 없다는 것이고,
이에 견줘 범털은 호랑이 털이니 꽤 쓸 만한 거죠.
이랬던 것을,그네들이 말뜻을 바꿔버렸답니다.
높으신 분들이야 이미 승진하셨으니 '개털'하시고
'범털'은 불쌍한 우리에게 이름만이라도 양보해 주시라고...
그래서 아랫것들이 범털 모임을 한 거라구요. 개털들은 일터에서 늦게까지 일하시고...
'개털'이라는 낱말은 다 아시죠?
개의 털, 사람 몸의 가는 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쓸데없는 일이나 행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별짓을 다 해 봤지만 모두가 개털이었다처럼 씁니다.
또, 개털은
죄수들의 은어로, 돈이나 뒷줄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 같은 개털은 몸으로 때우면서 징역 사는 수밖에 없지...처럼 쓰죠.
'범털'은 당연히 호랑이 털이겠죠?
안타깝게도 국어사전에 범털의 뜻은 딱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죄수들의 은어로, 돈 많고 지적 수준이 높은 죄수를 이르는 말입니다.
개털에는 뜻이 여러 가지지만 범털에는 뜻이 딱 한 가지뿐입니다.
"돈 많고 지적 수준이 높은 죄수를 이르는 말"이라니...
낱말 뜻을 알고 나니 좀 찜찜하지 않으세요? ^^*
그래서 제가 모임 이름을 바꾸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