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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활팀과 박시현선생님과 함께
저번주에 갔던 윤00 어르신 댁.
이번에는 짝꿍인,
우정이와 함께 갔다.
사전에 전화를 오고 오라는 어르신.
일어나자 마자, 어르신께 전화를 드리고,
밀가루와 구운소금을 가져 오라고 하셔서
버스타기 전에 사가져 간다.
누가봐도 버스정류장인 마냥
어르신들이 모두 의자에 앉아 계시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신다.
가조행 버스가 오자 버스를 탔고,
남상면 둔마리로 향한다.
11시 전까지 가겠다고 연락드렸기에,
시간이 조금 남아
우정이와 천천히 걸으며 얘기를 나눈다.
윤 어르신 댁에 도착했다.
어르신이라는 호칭이,
나와 우정이는 불편하여,
친근한 단어인 할머니라는 단어를 쓴다.
"할머니~ "
"저희들 왔어요~"
"아이구, 왔냐?"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근데 선상[박시현선생님]은 안왔노? "
어딜가나 선생님부터 찾으신다.
일이 바쁘셔서 못 왔다고 했다.
할머니는 아침에 연락을 받자 마자,
올 우리를 위해,
밭에 가서 오이, 호박을 따오시고,
밀가루로 손으로 집적 국수를 만드셨다.
"니들 오면 메길라고[먹이려고] 아침부터 준비했으"
감동이다.
한편으로는 죄송스럽다.
아침에 연락드리고 나서부터,
계속 기다린 것이다.
"잘 먹겠습니다"
"묵고, 더 묵고 많이 묵어이~"
정과 인심이 넘친다.
국수를 만드신다고 부엌이
깨끗하지 못했다.
어르신께,
"할머니, 잘 먹었습니다."
"저희가 치울께요"
"됐으 하지마"
"할머니, 맛있는 거 주셨으니깐
치우는 것 쯤은 저희가 할께요~"
"그럼, 그것만 치워"
주관이 뚜렷하시고,
진정한 집 주인이시다.
우정이가, 치우는 동안,
나는 할머니의 손자가 된다.
"너희들도 똑같은 손자라고 생각하여"
"그러니 하지마"
"내 손자와도 일은 안 시키여~"
할머니께서 직접 우리가 치우면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주신다.
우정이도 설거지를 마치고,
합류해서 얘기를 하면서,
할머니의 손녀가 된다.
"배부르니 잠오제?"
"저 있는 비게 좀 가져온나"
그리고는 누우신다.
"너거들도 쫌 자"
자리에서 눕고 잠을 청한다.
버스 안에서 우정이가,
'어르신과 함께, 밥먹고, 얘기하고, 자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우리의 할일은 했다' 라고 한적이 있다.
우정이가 말한 모든 것을 다 한샘이다.
자고 일어나니, 할머니께서
또 배고프지 않냐면서 국수를 또 다시 권한다.
우리는 또 먹는다.
양이 많았기에, 다 먹지는 못하여도,
맛있는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한 그릇 더 먹어도 되는 지,
여쭈고 더 먹는다.
우정이 모습도 이쁘다.
나도 내 입맛에 맞지는 않았지만,
우정이도 그러한가보다.
그래도 우정이는 평소 먹는 밥양보다 많아도,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깔끔히 다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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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관리라는 생각을 버리고 찾아 뵙기로 했다.
그냥이라는 말을 안 좋아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어르신께 갔다.
아무것도 의도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오늘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
하지만 어르신이 주신
사랑은 알고 있다.
그 사랑은 입맛에 맞지 않은
국수를 맛있게 만들었다.
첫댓글 글 보고 나니 흐뭇하다, 성철이의 할머니에 대한 마음이 느껴져서.
먹고 자고 또 먹고...아, 배고프다. (지은, 다은 기다리느라 아침 못 먹고 있음) / 할머니를 만나는 성철과 우정의 마음자세를 본받습니다...음식이 입맛에 안 맞으면 소금이나 간장을 좀 주시라 해서 간 맞춰드셔요. 안 그럼, 나중에 할머니가 주시는 음식 싫어질텐데...
저희 할머니께서도 밥은 국그릇에 주시고, 저는 2그릇이상 먹고 오곤해요. 배도 부르지만 손자 온다고 아침부터 콩넣은밥과 좋아하던 반찬 기억해서 하나하나 만들어주신 사랑이 느껴져서 더 맛있게 먹고오죠. 성철이랑 우정이랑 할머니댁에 가는것, 무슨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손자,손녀라면 할머니 사랑만 받으러 갔다와도 좋겠다.^^
오빠랑 함께해서 즐거웠던 그 날, 오빠랑 함께 어르신과 도란도란 대화했던 그 날이 다시 생각납니다. 고마워요^^
다음 주 방문 때는 꼭 함께갑시다 ^^ / 잘 했어요. 함께 밥 먹고, 설거지 돕고, 청소 돕고, 함께 낮잠 자고 ... 가정봉사원의 직접서비스 입니다. ~ / 잘 했어요. 제 일을 대신해주니 고마워요. 덕분에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