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교량은 서른두 개다. 한강 변에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끼고 두 개의 자전거길이 잘 갖춰져 있다. 오늘은 강변역에서 팔당대교로 이어지는 강변북로변 자전거길에서 페달을 밟는다. 이곳에는 체력과 의지를 시험하는 급경사가 있다. 원래 이름은 ‘미음나루고개’인데 갑자기 음이 높아진다고 하여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소찬휘 고개’라고 불린다. 한 번 멈추면 다시 오르기 힘든 이 고갯길은 자전거를 타는 순간마다 나 자신의 한계에 마주하게 된다. 라이딩은 이제 나에게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을 견디는 방식이 되었다.
예전에 몇 번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스스로 다짐한다. 멈추지 말고 천천히, 꾸준히 라는 다짐으로 끈기 있게 페달을 밟는다. 다리가 팍팍해질 때 멈추지 않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다. 땀범벅이 되고 턱 밑까지 차오르는 거친 숨이 교차하는 순간 고개 정상에 올라서자, 성취감이 온몸을 휘감는다. 지친 몸과 마음에 큰 힘과 위로가 된다. 강변역 방향으로 되돌아오는 길 ‘소찬휘 고개’보다는 완만한 경사이지만 고갯길이 매우 긴 내가 이름 붙인 ‘솔찬히 고개’에 도전한다. 이곳은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가파르게 변하여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그동안 중도에 포기하여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구간을 쪼개어 힘을 안배하라"는 교훈을 다시 새긴다. 젖 먹던 힘까지 다 쏟아낸다. 드디어 해냈다. 이제 나에게 더 이상 실패는 없다. 두 고갯길에 성공하고 난 뒤 소찬휘의 〈Tears〉와 Steelheart 〈She's Gone〉이 이 귓가에 울릴 때 성공 뒤에 오는 기쁨을 맛본다. 자전거를 타면서 얻는 삶의 즐거움이야말로 살아가는 데 힘을 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자전거 길에서의 도전과 인내 성취는 바로 창작의 길과 닮았다. 가파른 고갯길을 오르는 것처럼 창작도 평탄하지 않다. 페달은 다리를 아프게 하고 원고지는 마음을 안타깝게도 한다. 원고를 수십 번 고치며 좌절할 때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개를 오르는 라이더는 ‘한 걸음만 더’라고 끈기를 되뇐다. 멈추지 않고 꾸준히 페달을 밟는 리듬은 한 문장이라도 더 잘 써서 다음 줄을 여는 창작의 호흡과 일맥상통하다. 음악과 시 낭송이 의지를 고취하는 역할을 한다. 고갯길을 넘은 후 듣는 노래처럼 시와 수필 창작의 끝에도 메아리가 남는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의 별을 세듯 단어를 고르고, 피천득의 〈인연〉과 최민자의 <흐르는 것은 시간이 아니다>를 읽을 때 한강의 윤슬처럼 문장이 흐른다. 시 낭송도 무대 위에서 한 행 한 연씩 읊조릴 때마다 이 순간도 언젠가는 고개였다고 깨닫는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거나 걸어 다닐 때 또는 지하철 숭강장에서도 낭송할 시를 외운다. 작품을 이해하고 감성을 표현하며 완급 조절하여 녹여낸다. H 문학 시 낭송 본선이 있는 날 옷깃을 다리며 무대 위의 결을 다듬는다. 낭송 도중 청중의 침묵과 낭송이 끝나고 난 후 치는 박수는 채찍이 되어 나를 다시 학생으로 만들고 강물 같은 땀은 기쁨이 된다. 경연대회 결과 장려상을 받은 순간 대상의 빛은 스러졌지만, 낭송가의 길을 가야겠다는 결심은 더 확실해지고 깊어졌다. 고갯길을 꾸준히 페달 밟아 가듯 펜을 움직여 원고를 채우는 이 두 가지 행위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시낭송 전국 본선 대회와 같은 무대 경험은 인내와 그동안 잘 갈고 닦은 노력의 결실을 청중과 심사위원들 앞에서 확인하는 소중한 순간이다. 가파르고 긴 두 고갯길을 넘을 때 신체적 활력과 창작에서 얻는 정신적 열정은 삶의 균형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페달의 힘처럼 펜도 멈추면 다시 움직이기 어렵다. ‘한 줄이라도 써야 다음 줄이 보인다’라는 진리는 라이딩과 창작을 하는 나에게 모두 적용된다. 도전과 목표에 대한 열정과 집중이 정상에 오르게 하듯 창작도 원고지를 채우고 마침표를 찍으면 기어코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라이딩과 글쓰기 창작, 시 낭송은 모두 고비를 넘어야 한다. 실패하면 때때로 흔들리기도 하지만 목표를 갖고 페달을 끊임없이 밟듯 펜을 움직이고 시를 낭송하면 활력이 넘친다. 자전거길 위의 도전과 창작의 고비를 넘어서면 비로소 기쁨이 차오른다. 지속적인 라이딩과 창작은 도전과 인내를 요구하며 그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이 곧 삶의 동력이 된다.
페달을 밟아 고갯길 정상에서 느껴지는 스릴이 바람의 결에 실려 와 심장을 뛰게 한다. 자전거를 타고 아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길이 닿는 곳은 어디든지 간다. 자전거 함께 타기는 삶의 동행에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라이딩은 다리로 삶을 밀어 올리고 창작은 가슴이 전하는 말을 손끝으로 옮기는 일이다. 꾸준히 페달을 밟듯 앞으로도 글을 쓰는 기쁨에 흠뻑 젖어 아름다운 작품을 오래도록 이어가고 싶다.
첫댓글맞아요. 글 중에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집 <인연>이 나와서 말씀드려요. 저도 지난주에 서초구에서 열린 피천득 백일장에 갔다왔어요. 갈까말까 망설이다가 안 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 갔다왔죠. 도전에 의의를 두었어요. 결과는 11월 말이라는데, 제 글이 될리는.. ㅎㅎ 그래도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중이에요. 라이딩 처럼요! 솔찬히 힘들지만 역사를 기록하는 마음으로 화이팅요!
첫댓글 맞아요. 글 중에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집 <인연>이 나와서 말씀드려요. 저도 지난주에 서초구에서 열린 피천득 백일장에 갔다왔어요. 갈까말까 망설이다가 안 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 갔다왔죠. 도전에 의의를 두었어요. 결과는 11월 말이라는데, 제 글이 될리는.. ㅎㅎ 그래도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중이에요. 라이딩 처럼요! 솔찬히 힘들지만 역사를 기록하는 마음으로 화이팅요!
유정 님은 지금도 충분히 생활도 멋지게 살아가고 글도 잘 쓰고 계시잖아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퇴보한다. 도전하면 길은 점점 뚜럿하게 보이기 시작해 포기하지 않고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성실하게 실천하면 꿈은 현실이 된다"
말씀하시니 제 생각을 좀 더 보태어 봅니다
응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