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전부터 내 앞에는 커피 한잔이 놓여 있었다.
2시 방향의 커피잔의 손잡이가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대략 20여곡의 음악이 스치고 사라졌다..
그녀는 시간에 맞추어 앞에 앉았고.. 이내 묻는다.
‘오래 기다렸어요?’ .. 상투적인
인사 말..
나머지 것들은 필요치 않았다..
오로지 .. 밤새 예상하고 그렸던 상황을 계획대로 실천 하는
것.. 그것이 목적이다.
심장의 뛰는 속도와 비례해서 숨소리 또한 규칙 없이 통제가 되지 않았다.
빨강 땡땡이에 흰 나시 원피스….
그 모습을 지울수가 없었다..
두 팔에 바게트가 든 종이 봉투를 들고 있던….
한눈에 반하다…
내게는 여러 번의 경험을 할수 있는 행운도 있었다.
어느 여인에게는 턱 밑에 목선에 나타나는 주름에 반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은 발목을 가진 일본 여인에게도…
버스 손잡이에 걸쳐진 손가락이 예쁜 여인에게도..
손글씨가 예쁜, 머리를 올린 목선이 아름다운..
순간순간 이었겠지만… 그 순간이 오래 오래 지워지지 않는다..
나는 이성으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은 가지고 있다..
내게 호의적인 그녀는 언젠가 내게 이런 말도 했다..
‘공감하지만.. 조금씩
다른 것이 있어요.. 어렵게 찾지 않으려 해도 곧바로 느껴지거든요.’
그녀는 대학 후배의 여친이다..
나는 그녀에게 정당한 거리를 두며 늘 곁에 있으려 했었다..
그와 헤어지려 하는데 ..
그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하고 싶다고 한다…
놀라움과 … 기쁨…. 순간 두개의 빛이 스친다..
마음에만 담겨 있던 여인이 앞에 있었다..
어찌 그런 감정을 다시 느껴볼 수 있을까..
한 동안을 말 없이 대답에 대해 생각하는 척…
‘상처가 없지 않을거에요.. 크거나
작거나의 차이 뿐..’
그 해 여름…
저리는 마음을 느끼고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