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기 토크쇼 출연한 BTS, 55년전 비틀스 美 데뷔 무대 재현
외신들 "한국 정서로 돌풍" 극찬
"1964년 2월 9일, 에드 설리번 쇼에서 비틀스가 미국 데뷔 무대를 가졌다. 바로 그 무대에, 정확히 50년 그리고 5년 3개월 6일이 더 지난 지금, 바가지 머리를 한 또 다른 소년들이 도착했다."
방탄소년단(BTS)이 '21세기 비틀스'가 됐다. 1964년 비틀스가 섰던 무대에서, 비틀스와 비슷한 차림으로, 비틀스처럼 세계를 휩쓸고 있는 자신들의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를 선보였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국 인기 심야 코미디 토크쇼 CBS '더 레이트 쇼'는 1960년대 스타일로 꾸며졌다. 흑백 화면에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는 올백 머리로 등장했고 관객들도 복고풍 의상을 입었다. 1964년 비틀스가 '더 레이트 쇼'의 전신에 해당하는 '에드 설리번 쇼'에서 미국 방송에 처음으로 출연했을 당시를 재현한 것이다.
진행자 콜베어는 1960년대 영어 발음으로 "엄청난 무대가 준비돼 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엄청난 그룹이다. 이들의 팬을 'BTS 마니아'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BTS를 소개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엄청난 그룹' 등 수식어는 1964년 비틀스 소개말을 조금 변형한 것이고, BTS 팬클럽인 '아미(ARMY)' 대신 'BTS 마니아'라고 한 것도 비틀스 팬을 지칭하는 '비틀마니아(Beatlemania)'를 패러디한 것이었다.
'작은시' 무대 배경도 당시 비틀스 무대와 비슷했다. 드러머 링고 스타가 앉았던 드럼 세트가 무대 뒤쪽에 놓였고 드럼 위 'THE BEATLES'가 적혀 있던 자리엔 같은 글씨체로 'BTS'라고 적혀 있었다. 공연을 마친 BTS 멤버들은 콜베어와 5분 남짓 이야기를 나눴다. 비틀스 노래 중에 뭘 좋아하냐는 질문에 BTS는 다 같이 '헤이 주드'를 열창했다.
외신들은 폭발적인 인기뿐만 아니라 BTS가 자신들의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한다는 점, 바가지 머리, 'BTS'라는 영문 알파벳까지 비틀스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쏟아냈다.
미국 연예 매체 피플은 "비틀스가 1960년대 영국의 감 성으로 세계 음악 시장을 정복한 것처럼 BTS는 한글과 한국인만의 정서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도 "이렇게 거대한 팬덤은 비틀스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BTS는 지난 2일 열린 빌보드 시상식에서 "제2의 비틀스라고 불러주시는 것에 매우 감사하고, 우리도 비틀스를 존경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린 BTS지 비틀스는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