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번듯한 큰집에서 산다고 성공한 겁니까? 병들어 쓰러졌는데도 찾아와 보지도 않는 자식을 길러놓고 성공한 인생이라고요? 그게 성공입니까? 뼈가 들어있는 말입니다. 멀리 타국에 살고 있는 아들이 혹 알면 물론 당장 달려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이미 아비 병수발 하느라 젊은 시절의 많은 시간을 써버린 아들을 다시 부르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이제 아들도 자기 인생 살도록 해주고 싶은 것이 어미의 마음입니다. 다행히 동네 배달원으로 일하는 청년의 도움을 받아 생명을 구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 모든 사연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그저 아들이 부모 때문에 더 이상 고생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아무튼 성공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해줍니다. 무엇이 성공인가? 아무리 성공했다 해도 늙고 병들면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하여 먹고 싸고 자는 이 모든 기본적인 일들조차 어려워지기 십상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아무리 성공 타령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설령 고급 요양원에서 지낸다 할지라도 부자유스러운 몸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크게 즐겁지도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성공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싶습니다. 그저 내 자리 하나 지키며 의식주 문제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대단한 업적을 남겨 사회와 후손에게 덕을 끼쳤다면 늦도록 사랑과 존경도 받을 것입니다.
평범한 시민으로 성공을 꿈꾼다면 세상 떠날 때까지 가족들 불편하지 않게 해주고 내 몸 하나 살필 수 있다면 족하다 싶습니다. 아마 늙어가며 점점 실감나게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럴진대 꼭 대단한 일을 해내야 성공이라 칭할 것인가 말입니다. 그저 가까이 사는 사람들 곧 이웃들과 어울려 즐겁게 살아가는 것 또한 성공한 삶입니다. 매일 진수성찬을 차리지 않아도 맛있게 식사하고 불편하지 않은 몸으로 다닐 수 있다면 역시 성공한 것이지요. 그렇게 인생 종칠 때까지 갈 수만 있다면 누구보다 성공한 인생일 것입니다. 행여 아파 누워서 시간 질질 끌며 신경 쓰게 만든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젊은이의 생각이나 의식, 어른들의 생각 그리고 노인의 의식은 다릅니다. 경험하는 환경이 다르고 배운 것들이 다릅니다. 당연히 가지고 있는 꿈도 다릅니다. 그래서 ‘세대차’라는 말이 나옵니다. 더구나 살아가는 처지가 다르고 소위 입장이 다릅니다. 그렇다고 모두 따로따로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같은 사회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이해와 배려입니다. 내 자리만을 고집할 수는 없는 일이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공동체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모두가 불편해집니다. 극단적으로는 싸움판이 벌어집니다. 약육강식의 세계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전쟁 마당에서 살맛이 나겠습니까?
우리 모두 각자의 추구하는 바가 있고 얻고자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서로 충돌할 수도 있고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서로에게 유익하게 만들어주는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서로의 특기가 서로에게 편의를 제공해줄 수도 있습니다. 서로 도움을 줄 수 있고 서로에게 유익을 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티격태격하다가도 서로의 이익이 맞으면 합해서 조화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네 이웃들 속에서 그런 경우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어느 공동체나 그렇게 운용할 수 있다면 모두에게 매우 유익한 유기체가 되는 것입니다. 서로 도와주면서 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반려견 1,500만 시대라고 하나요? 꼭 개가 아니라도 모든 반려동물을 합해서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우리나라 인구 중 3명 당 한 사람은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물론 그 중에 가장 많은 것이 개일 것입니다.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1인 가족이 늘어가는 마당에 아마도 반려견이 더 늘어갈 공산이 큽니다. 개든 동물이든 생명체입니다. 그리고 생명은 그 자체로 고귀합니다. 비록 이성은 없을지라도 감성은 있습니다. 그래서 함부로 다룰 수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 됩니다.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나중에는 사람의 생명까지 천하게 다루기 쉽습니다. 우리 스스로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입니다.
유명 건축가, 건설 분양업자, 동물병원 수의사, MZ 배달 라이더, 밴드 리더 그리고 입양아를 데리고 사는 케이팝 작곡가 부부 등등 각자의 삶이 다른 사람들이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이들이 반려견들로 인하여 이야기 속에 엮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개들이 말을 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람들과 정으로 묶여 있습니다. 그 정 때문에 스르르 눈물을 흐르게 만들기도 합니다. 전혀 관계가 없는 사이일 텐데 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옵니다. 동물병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다가 이웃의 정과 중년의 사랑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음악으로 마무리됩니다. 영화 ‘도그데이즈’(Dog Days)를 보았습니다. 이거 동물병원 이름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