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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비가 내리는 광주천에서 맺은 평생 친구 계약.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들깨기름 범벅 김밥 장사.
미용실 강제 키스 사건.
공산당 그녀느님과 총각 수제비 전문 그녀셰프님.
허구한 날 자전거 하이킹. 그러다 논두렁에 쳐 박히다.
VIPS 쿠키 싹쓸이 사건.
24시 자동차 피크닉. 365일 1박2일을 찍다.
롯데월드와 캐리비안 배이. 차라리 날 죽여!
강촌 선후배 놀이.
순천 지푸라기 놀이.
월미도 셜록홈즈 놀이.
CGV 킬러 할머니.
구일산 교회 노상방분 사건.
여장남자와 빵꾸똥꾸의 외출.
무작위 버스 복불복 여행. 불광동 떡볶이는 운치로 먹는다.
제주도 14박 15일 과일장사와 폭죽 장사.
real love story
사이코패스 그녀
(My Psychopath Girl)
그녀는 나를 모텔에 1주일동안 감금시켰고, 덕분에 나는 잘 나가던 사업이 망했다. 그리고 그녀의 집에 몰래 숨어 6개월 동안 도둑잠을 자게 되었다. 또 그녀와 길바닥에서 노숙생활을 하기도 했다.
다음에는 식칼이 등장한다.......! 퍽!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입니다. 재미를 위해서 일부 상황은 픽션으로 설정했습니다.
그러나 뼈대는 90% 실화라는 점! ^^
S#4. 토끼 같은 인생의 일부.
필리아에서 그녀와 함께 일하게 된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동안 관찰한 그녀는 걸핏하면 커트 보를 씌우지 않고 커트를 치는 것이, 어딘지 정신을 딴 곳에 두고 있는 듯 해보였다. 나는 그때마다 은근 그녀의 보조스텝이 되었는데, 말없이 다가가 스펀지로 손님의 옷에 묻은 머리카락을 털어주고 대신 커트 보를 씌어주었고, 또 말없이 뒤로 빠졌다. 또 그때마다 그녀는 나를 보고 아랫입술만 빼죽이 내밀어보였다.
그렇듯, 어딘가 항상 피곤해 보이고 말 수도 없는데다 도도해 보이는 그녀였지만, 유독 꼬마손님을 만나면 눈빛에 생기가 돌며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여자아이.
“얘, 너 너무 예쁘게 생겼다~ 이름이 모야~?”
“..은주요~”
“은주? 어머~ 이름도 예쁘네? 누가 지어줬어? 엄마가 지어줬어 아빠가 지어줬어~?”
“아녀. 할머니가요.”
“아~ 할머니가 지어주셨구나~ 어쩜 그렇게 예쁘게도 지어줬을까~? 언니가 울 은주 머리도 예~쁘게 잘라 줄게~?”
끝내 예~쁘게 잘라주지 못해, 은주는 뾰족하게 굳은 표정으로 미용실을 나서게 되었지만, 그녀의 미소만은 끝까지 예~뻐보이기 그지없었다.
그날 저녁, 근방 아구찜 식당에서 미용실 회식이 있었다. 아구찜을 비롯해 밑반찬과 소주 맥주 등이 세팅되어 있는 좌식테이블. 나를 중심으로 양사이드에 지혜와 지영이 자리를 잡고 앉았고, 건너편에 앉은 그녀를 중심으로 금발 염색을 했다는 남자직원과 원장님이 방석을 깔고 앉았다.
못 마시는 건지 안 마시는 건지 확실치 않았지만, 그녀는 주변의 끈질긴 권유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직원들이 술잔을 기울일 때마다 소주잔을 입술에 스리슬쩍 갖다 대는 시늉만 했을 뿐. ‘찔끔’ 그리고는, “아흐..! 써-! 파닥파닥~!”
금발男이 그녀 앞에 놓인 꽉 찬 소주잔을 보고 실실거리며 물었다.
“그거 안 마셔요? 그쪽 때문에 회식하는 건데, 한잔은 하셔야죠~”
그녀는 아주 미세한 콧방귀만 뀌어보였다.
“흑기사 해줘요~?”
지속적인 무표정이 그녀의 대답이었다.
“.......-”
금발男은 다짜고짜 그녀의 소주잔을 집어 들고 요리조리 살펴보더니, 소주잔에 난 그녀의 입술 자국에 본인의 주둥이를 껴 맞추었다.
“아까 입 댄 쪽이, 쭈욱~”
내 표정반응은 당연했다.
“저런.. 뉘미#@$#@$@”
어쨌거나 분위기는 슬슬 무르익어갔고, 다들 만취상태에 접어들면서부터 하나 둘 술버릇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게으른 지영은 줄곧 ‘헤벌죽~’ 음흉한 표정으로 맞은편에 앉아 있는 금발男을 뚫어져라 쳐다봤고, 말 많은 지혜는 ‘인사불성-’ 맨손으로 집어 든 아구찜 덩어리를 손가락을 가위삼아 ‘사각사각-’ 줄기차게 썰어댔다. 게다가 원장님은 주로 소맥을 섞어 마셨는데, 전립선 쪽에 문제라도 있는지 소맥 한잔에 화장실도 한 번 꼴로 들락날락- 꿀꺽꿀꺽- 들락날락....... 나는 그다지 친하지 않은 여직원들 사이에 끼여 있는 것만으로도 불편했던 나머지, 묵묵히 소주잔만 “꿀꺽꿀꺽- 크흐-” 하여간 그런 성격 탓에 1주일동안 그녀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이게 웬걸?’ 분명했던 사실은, 가끔 그녀와 눈을 마주치더라도 낯설거나 어색하다는 기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외모를 떠나, 잠깐이나마 친분 없는 여자와 늘어지게 눈을 마주 댈 수 있는 경우는 그녀가 아마 난생 처음이지 싶었다.
“저기, 우리 혹시 어디서 본적 있어요?”
내 말을 못 들었는지, 그녀는 손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들고 문자메시지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집이 일산이라면서요..? 출퇴근하기 안 힘들어요?”
그녀는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피식- 하고는 또다시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뚜둑.......”
못들은 것이 아니라, 못 들은 척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럴 땐 입맛이나..
“쩝..”
각중에, 가닥 없이 끼어든 금발男이 알코올에 절은 혓바닥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근되에 이상형이 어떻케 대요~? 전 어뙈요~? 혹쉬 연예인 중에 누구 닮았따는 소리 못 들었써요? ...누구더라 그겔....”
그녀는 조금 관심을 보이나 싶더니 옅은 콧방귀로 외면하곤 또 다시 휴대폰을 두드렸다.
“큭큭큭~ 솔직휘 저한테 반했쬬~? 미용실에서도 그렇코, 자꾸만 눈이 마주취눼? 이런 경우는 100%~ 히히히~ 딸꾹~”
그 와중에 그녀가 갑자기 나를 쳐다보고 말했다. 마치 미실과 같은 표정으로.
“미용하는 남자들. 남자답지두 않구. 가벼워 보이구. 뺀질뺀질- 저는 미용하는 남자는 절대루 관심 없어요. (손가락 제스처)요만큼두~”
어라? 의외였다. 아니, 의아하다고 해야 하나? 한 줄이 넘어가는 그녀의 대사가 갑작스럽게 느껴졌고, 나를 의식한 듯 보이는 대사의 의미가 더욱 그랬다.
이때, 화장실을 다녀온 것으로 추정되는 원장님이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일렀다.
“원장님. 막차 타야 되는데, 저는 이만..”
원장님은 급하게 소맥을 제조하다 말고 방향 없이 손바닥을 흔들며 말했다.
“어~ 그래~ 잘살아~!”
멈칫, 갸우뚱했다.
‘잘.. 살아..?’
그녀는 곧 손가방과 쇼핑백을 챙겨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힐끗- ‘새치름.......’ 뜻 모를 눈빛으로 나를 한번 튕겨보더니, 뒤돌아 출입문 쪽으로 걸어 나갔다.
‘.......?’
그리고 그렇게 몇 분이 지나갔다.
“네?? 스페어요??”
스페어란, 단기아르바이트나 ‘땜빵’ 같은 개념으로 미용실에서 쓰이는 전문용어이다.
나는 그대로 목덜미가 굳어버렸다.
‘이 무슨 청천 날벼락 같은?!’
“맞다, 그때 삐에르쌤 쉬는 날이었었구나. 첫날 출근할 때부터 딱 일주일만 도와주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는 전이현상에 의해 턱관절마디까지 굳어 버렸다.
‘헐...........’
돌개바람에 먼지 날리듯, 호박잎에 서리 떨어짐은 순식간이었다. 인제 막 큰상 받으러 들어가려는 새서방 정수리에 까치 똥 떨어 진 격이었다. 뭐 이런 어처구니없는 speed스토리가 다 있단 말인가. 전개는 씨나락 까먹어버리고 초장부터 불뚝성이 살인내게 생겼다.
‘제기랄..!’
그렇다고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지하철 승강장으로 그녀를 뒤 쫒아 갈 상황도 아니었다. 나는 남의 눈치 보느라 실속 못 챙기는 그런 지지리 못난 인간이었으니까!
하루아침에 세상은 또 바뀌어 있었다. 우울.......우울.......곧 죽어도 우울....... 머릿속엔 온통 그녀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용실 홀에서 마주쳤을 때, 그녀는 이리저리 비켜가려던 나를 ‘피-식’하며 지나쳐 갔다. 그렇게 좁게만 느껴졌던 미용실이 또 한순간에 텅 비어버린 것만 같았다. 매일 마다 원장님께 그녀의 연락처를 묻고 싶어 안달이 났다. 하지만 말 많은 그녀들의 속닥거림이 신경 쓰였다.
카운터 서랍 속 남색 장부에 ‘000-0000-0000’ 열 한자의 로또 번호가 적혀 있으리라. 으슥한 새벽에 까만 도포를 두르고 미용실문을 따려는 상상도 해보았다. 자칫.. 부르르.. 이토록 쪼매난 간덩이로 무슨 큰일을 하랴. 더러, 그녀의 연락처를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부르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나 너 좋아해. 우리 사귀자.. 뭣이?
<미용사월급90 – 고시원40 – 술/담뱃값10 – 밥값20 - 옷/생활비 기타 등등20 = 0>
<여자친구 = 그림의 떡>
그러면서 그녀가 했던 말 한마디가 자꾸만 머릿속을 헤적이고 다니기 시작했다.
‘미용하는 남자는 관심 없다. 절대로. 납자답지도 않고 뺀질뺀질- 가볍다.’
아무렴. 사람은 입는 옷에 따라 행동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친절한 은행원이라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갑자기 말년 병장시절로 귀대해 버리듯이.. 사실 미용사라는 유니폼은 본래 내 취향과 너무도 거리가 먼 스타일의 옷이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툭툭 내뱉는 굵직하고 무뚝뚝한 말투에 reaction이라곤 어느 주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시금털털한 얼굴표정, 마초tic한 성질머리, 서비스를 생명처럼 여기는 미용사라는 직업에 최악의 조건이었다. 하여, 그런저런 단점을 감추려고 아등바등 대던 꼴이란.......‘암만 생각해도 손발이 오그라들어.......’ 그렇다고 명품연기를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도- 해도- 진척 없는 발 연기, 적성에 맞지도 않는 아부떨기, 어색하기 짝이 없는 눈웃음, 요소요소를 따질수록 부적합이었다. 하물며, 미용하는 남자는 가볍다.. 가볍다.. 그 말인 즉, 아무것도 없다.. 빈털터리.. 데이트 비용도 없어.. 지랄.. 궁상맞게..
-3개월 후-
S#5. bye-bye 헤어디자이너.
이른 아침. 그날도 우중충한 날씨였다. 커다란 트렁크에 자질구레한 짐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고시원을 빠져 나왔다. 24시 편의점에 들러 집(광주)에 트렁크 가방을 택배로 보내고, 곧장 택시를 타고 63빌딩 구경을 갔다.
혼자 찾아간 63빌딩은 더욱이 쓸쓸함만 부추겼다. 여전히 우중충한 밤하늘. 나는 63빌딩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맥주 두 캔과 팝콘을 사들고 코앞에 보이는 한강변을 찾아갔다. 발아래 젖어있는 땅을 보니, 그 사이 소나기가 지나갔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강변 둑 한쪽에 자리를 잡고, 들고 왔던 비닐봉지를 바닥에 깔고 앉아 맥주를 마시며 울적한 기분을 다잡기 시작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으으음~ 음음~ 꿀꺽꿀꺽..”......시원하게 머리카락을 훑고 지나가는 후덥지근한 밤바람. 맘 따라 강길 따라 어디론가 정처 없이 유유하게 흘러가고 계시는 투명하지만 까마신 한강물님. ‘이리 오너라........’..........
2년 동안 서울에서 미용사로 일하면서 무엇을 얻었는지.. 끝없는 회의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스물여섯이라는 나이는 아직 젊다..
‘젊다.. 젊다.. 때론 무모가 호사가 되리라..’
크게 내쉰 한숨으로 복잡한 심경을 가다듬고 <필리아>로 향했다. 그날이 8월 말일이라서 월급을 받으러 간 것이었다.
‘8월 중순경에 일을 그만 뒀으니.. 대략 40만 원 쯤 되겠지?’
퇴근시간 이후라서 미용실은 막바지 손님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정신없는 틈에 원장님께 월급을 챙겨달라는 말을 하기도 미안했고, 월급만 챙겨서 미용실을 빠져 나오기도 눈치였다. 그래서 팔을 걷어붙이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몇몇 커트 손님들을 speed하게 집으로 돌려보냈다.
“휘리릭~ 사각사각~ 휘리릭~ 사각사각~”
어느새 미용실은 한산해졌고, 나는 마지막 커트손님 샴푸에 한창이었다. 원장님은 카운터에 앉아서 남색 장부를 뒤적거렸다. 그리곤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00쌤~??)엘리스쌤~??”
순간.......! 내 양쪽에 달린 귀가 번쩍 뜨였다.......!
‘엘.......엘리스.......!!!!!!!’
“혹시 요즘 일하고 있어요?”
‘플리즈.......! 플리즈.......!’
“아~ 그럼, 내일 스페어 좀 뛰어 줄 수 있어요?? 조금 늦어도 되니깐, 점심때까지만 출근하시면 되는데..”
‘플리즈.......! 플리이즈으으.......!’
“네~~ 고마워요 엘리스쌤~ 그럼 내일뵈요~~”
‘예쓰.......! 예쓰.......! 오! 예에쓰으.......!’
S#6. 그녀의 전화번호.
다음날 오후. 설레는 발걸음으로 <필리아>를 찾아갔다. 두근두근.. 오밀조밀 커트를 치고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눈이 마주쳤다. 애써 태연한 척 원장님께 눈길을 돌렸다.
“가위 하나를 빠뜨린 것 같아서..”
밤새 생각해낸 핑계거리였다. 그리곤 가위를 찾는 시늉을 하며 후문을 열고나가 약실(염색약과 파마약을 보관해 두는 곳)을 어슬렁거렸다. 약실 뒤편으로 빠져 나가면 좁은 골목길에 공터가 있고 화장실이 있었는데, 공터에 수건 등을 널어놓는 건조대가 있었다. 그곳에서 초조하게 줄담배를 피워댔다. 항상 그 시간대에 헌 수건을 세탁했기 때문에, 분명 그녀가 젖은 수건이 담긴 빨래바구니를 들고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지혜는 쉬는 날이고.. 지영이는 게으르고,. 금발 그 놈은 디자이너고..’
예상은 적중했다. 그녀가 빨래바구니를 들고 나와서 건조대에 수건을 널기 시작했다. 일단 나는 담배 두 개비를 더 태웠다. 찔끔찔끔 그녀와 눈이 마주치기도 했다.
‘어라.. 천천히 좀 널어라 천천히 좀.. 나도 마음의 준비는 해야 할 것 아겠니...??’
그때.. 지영이 후문을 열고 나왔다. 내 옆에 등을 돌리고 서서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다.
‘제기랄.......!!!!!!!’
나는 지영이를 이해한다. 내가 본 여자 미용사들 중 3분의 1은 골초였다. 오죽 미용 일이 힘들었으면 골초가 됐을까.. 그래서 미용하는 여자는 팔자가 쌔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지영이가 죽도록 얄미웠다.
‘하필이면 이 중요한 순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녀가 빨래를 다 널었다.......! 지영이가 담배 한 개비를 더 꺼냈다! 불을 붙였다! 그녀가 바구니를 집어 들고 돌아섰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저기.......!”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나는 그녀의 앞으로 슬그머니 다가가 내 휴대폰을 내밀며 말했다.
“번호.. 좀.......”
그녀는 멀뚱하게 서서 한차례 지영의 눈치를 살폈다. 지영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담배를 땅바닥에 비벼 끄고 후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녀는 잠깐 동안 머뭇거리다 이내 번호를 찍기 시작했다.......!
*그녀와 동거 상황까지 speed한(^^?) 스토리 전개가 필요할 것 같네요.
늘어지는 부분은 과감히 out시키겠습니다.
<전남 광주>
집으로 돌아온 나는 한동안 그녀와 전화 통화를 하며 지냈다.
하지만 나는 숙맥이었고
막상 전화를 걸고 나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버벅.. 버벅..
버퍼링이 장난 아니었다.
그보다 더 안타까웠던 것은
그녀는 나에게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는 것이었다.
“광주?? 어쩐지.. 너 말투가 좀 그렇더라. 사투리.. 별룬데..”
나는 그날부로 그녀 앞에서 사투리를 쓰지 않았다.
“나 너 처음 봤을 때 기분이 좀 이상했는데.. 뭐랄까.. 오묘한..?”
“그래서..? 그게 뭐..?”
“.......”
어떤 날은 미용 이야기로 2시간 넘게 통화를 하기도 했다.
“넌 재능도 있고 다~ 좋은데.. 성격이 너무 꼼꼼해서 문제야.”
“야. 너가 뭘 모르는구나? 커트는 정성이야. 정성.”
“그래도.. 2시간 동안 커트 치는 건 좀.. 손님들 똥 저리겠다.”
“뭐??!”
“아니~ 그게.. 그니까..”
헐.. 휴대폰 요금 ㄷㄷ..
전남 광주에서 경기도 일산.
끝에서 끝.
“현실적으로 너랑 난 계속 연락하고 지낼 수가 없어.”
“왜?? 내가 돈 많이 벌면 그까짓 337.7키로가 대수야?”
“337.7키로?”
“응. 광주에서 일산까지 거리가 그렇던데?
두고 봐~ 돈 많이~ 많이~ 벌면, 내가 일산 가서 맛있는 거 많이~ 많이~ 사줄게~”
그러나 그녀의 반응은 항상 냉담했다.
“쳇.. 너가 무슨 수로..”
결국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그녀와 연락이 끊겼다.
대화를 나눌 화젯거리도 고갈되었고
꾸준히 냉소적인 그녀의 반응에 힘도 빠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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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맘때 쯤 나는 500만원을 투자해서 인터넷 남성의류쇼핑몰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은 초라했다.
광주 시내에 있는 허름한 상가 사무실을 임대 받았고
중고 컴퓨터 한 대, 촬영 장비와 DSLR카메라 역시 중고로 구입했고
동대문 새벽시장에 들러 남성의류를 사입(도매)했다.
평균 3시간 취침.
밥 먹는 시간도, 심지어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웠다.
낮에는 모델을 데리고 야외에 나가서 촬영을 하고,
밤샘 포토샾 작업.
READY GO.
“대, 대박이다.......!”
쇼핑몰 오픈 첫날 매출 40만원.
첫째 달 총매출 500만원.
둘째 달 총매출 900만원.
셋째 달 총매출 1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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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후-
월 매출 2700.
월 순이익 600~700.
이대로만 가면 머지않아 연봉 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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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있다.
"대체 500만원으로 여섯달만에 어떻게 월 매출 2700 쇼핑몰을 만든거지?"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열심히 하면 돼~"
하지만 정답은 따로 있었다.
홍보와 수익의 상관관계.
"홍보? 나는 홍보비로 3천만원 발랐는데도 망했는데? 500으로 홍보를 어떻게 했는데?"
정.. 궁금하다면..
"알려..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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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와 촬영 장비를 비롯해 모든 것들은 새것으로 바뀌었다.
사무실도 옮겼다.
광주 상무지구에 위치해있는 숙식까지 가능한 복층구조의 깔끔한 오피스텔로.......!
이제 불행 끝.. 행복 시작..?
첫댓글 연재가 speed해서 좋아요~ ㅋㅋ 이리오너라~ 거기서 빵~! ㅋㅋㅋㅋㅋㅋ
초반부는 조금 지루할 것 같아서 빨리빨리 넘기고 잇어요. 아마 4회때 부터 시작될건데, 동거 상황 때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거의 100% 실화랍니다. 기막힌 일화가 너무 많아서 전부 다 넣지 못할까봐 걱정이네요 ^^;
전부다 넣어주시길 @.@ 기대 만빵 하겠씁니다~ $$$$$$$$$$$$
올~~ 드뎌 대박이 터지신건가요?? 그럼 일산으로 고고~~~
음.. 처음에는 엘리스가 광주로 놀러온답니다. 아직도 쇼핑몰 망한 충격이.. ㄷㄷ T T
ㅎㅎ 행복 시작이라는 끝이 완전 기대돼요 ㅎㅎ 쇼핑몰 대박 났으니 이제 일산 가서 맛있는 거 많이 사 줄 일만 남았나요! ㅎㅎ 재밌어요, 담편 기다리고 있을게용 ^^
실제로 저도 맛있는 거 많이~ 많이~ 사주고 싶었었는데.. 티격태격 싸우느라 많이는 못사줬어요. 다음편 꼭 봐주세요~^^
ㅎㅎㅎㅎㅎㅎ아~~ 설레여요~~~ 갑자기 옛날 생각이~~ㅎㅎㅎㅎㅎㅎ
쇼핑몰 비법 저도 알려주세요~!!
연재가 늦네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