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눈팅만 하다 자전거 시작하시는 분들이 있으신 거 같아 제 자전거 이야기 좀 해 보겠습니다.
저는 2008년부터 자전거를 시작했습니다.
대학 3년학 때 통학 할려고 샀던 18단 자전거 .. 흔히 말하는 철티비죠..
학교 뒷문 오르막 1번 타 보고 바로 봉인..
13년동안 비 맞고 먼지 쌓인 놈 꺼내서 시작해서
수리산, 문형산 임도부터 속초 200키로 라이딩까지 ....
지금은 프레임만 남기고 싹 리모델링 거쳐서 아래 모습으로 다시 창고에 ... 이제 22살이 되었네요
나중에 드롭바 달아서 변태스러운 사이클 크로스로 꾸며볼까 하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습니다.. ㅎㅎ

왜 이 자전거 얘기를 꺼냈나 하면요
철티비로 산 타지 마시라는 얘기를 할려고요...
일단 내구성이... 아래 사진을 보셔요..
임도 라이딩 2번(문형산, 수리산) 후에 뒷바퀴 축이 부러졌어요..
저의 경우에는 주인 무게가 3자리에다 워낙 주행거리도 많고 년식이 오래되기 했지만
안전을 위해서 절대로 무늬만 MTB로 산 타지 마셔요...
그래도 이 자전거는 서태지가 산악용 자전거로 광고했던 놈이라
무식하게 무겁고 튼튼한 모델이라 견딘 듯 싶습니다. ㅋㅋ
행어가 휘어 버렸죠.. 저 행어라는 부품은 이런 경우에
프레임을 보호하기 위해 휘어지게 만들어진 놈입니다.
저게 휘어지지 않으면 프레임이 휘어지거든요...
철 계열은 다시 펼수 있고요..
알루미늄이나 카본 계열은 저 행어만 교체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뒷바퀴 축 교체할 때 찍은 사진입니다.

이 이후로 튼튼한 자전거를 찾다 보니 크로몰리 프레임으로 자전거를 만들게 되었죠..
이놈입니다.


직접 하나하나 조립하다 보니 XT, 데오레 짬뽕 조합이 되었습니다.
하드테일에 데오레 이상급이면 초중급 싱글 코스 가능합니다.
좀 더 업글 하자면 휠셋과 브레이크, 가변 싯포스트 추천드립니다.
로드용 자전거는 뒷바퀴 부하가 많은데
산악용은 앞바퀴 부하가 큽니다.
제 경우 싱글 다운에서 앞 휠이 엿가락 처럼 휜 적도 있습니다.
그 이후 앞바퀴는 XT 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브레이크는 요즘 시마노 XT급이면 충분할 듯 합니다.
사실 구형 XT 브레이크는 손가락이 아팠는데 요즘 제품은 훌륭하더군요.
그리고 가변 싯포스트는 싱글 다운을 많이 하시는 경우에 아주 유용합니다.
이렇게 재미있게 타다가 2010년 쯤 부터 로드 붐이 일어나서..
크로몰리 로드 바이크를 또 만들었더랬습니다.

요즘 로드 프레임은 알루미늄 또는 카본이라 튜브가 직경이 굵고 탑튜브가 기울어진 슬로핑 타입인데
이 놈은 크로몰리 튜빙이라 얇고 탑튜브가 수평인 클래식 바이크입니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저렴하고 가볍지만 노면 진동 흡수가 안되서 장거리시 피곤함이 느껴집니다.
카본은 가볍고 진동흡수도 훌륭하지만 크랙을 조심해야 합니다. 가격도 알루미늄보다는 비쌉니다.
크랙이 생기면 찢어져 버려서 위험합니다(알루미늄도 동일)
크로몰리는 무겁지만 튜브 지름이 작아서 비교적 이쁜 디자인이 나옵니다.
그리고 카본보다는 못하지만 탄성이 있고 피로에 강합니다.
그래서 주로 투어용 자전거에 많이 쓰입니다.
기본적으로 철이라 장거리 여행시 문제가 생겨도 용접이 용이해서 수리가 쉬은 특성이 있습니다.
녹이 생기지 않게 관리만 잘해 주면 대를 물려 준다는 말을 많이들 하지요.
크랙이 생겼을 때 찢어지는게 아니라 휘어 지기 때문에
사고가 나기 전 문제를 발견할 확률이 높습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5만키로 정도 저와 함께 했지만
무거운 주인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 대를 물려 주진 못했습니다.
바텀튜브와 싯튜브에 저렇게 크랙이 ....
철원 DMZ 자전거 대회 도중 발견했는데 저 상태로 70키로 완주했습니다.
카본이나 알루미늄 계열은 발견하자 마자 자전거에서 내려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용접 부위보다 용접 주변부위가 가해진 열에 의해 물성이 변해 약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저가 프레임이다 보니 튜브 도 상급이 아니고 용접의 질도 떨어지지 않았나 ....
(주인이 무거워서 그런 것 만은 아니라는 같잖은 변병을 해 봅니다 ㅋㅋ)

크로몰리 프레임의 즐거웠던 추억이 저를 다시 크로몰리 프레임으로 이끌었습니다.

클래식 바이크들은 튜브와 튜브를 바로 용접하지 않고
러그란 부품에 튜브를 끼워서 용접을 합니다.
정확히는 러그와 튜브 사이에 일종의 접착제를 바르고 열을 가해 용접하는 방식인데
일반 용접보다 낮은 온도에서 용접되기 때문에 모재(튜브)의 물성이 덜 변합니다. 단점은 무겁다는...
하지만 저 영롱한 크롬도금 된 러그에 빠진 클래식 덕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





이제 조립한지 2주정도 됐습니다... 10년 정도 버텨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흔히 많은 분들이 산악 자전거가 더 운동량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시더군요.
실제로 타 보면 로드 자전거가 운동량이 더 많습니다. 특히 하체 강화는 로드가 딱입니다.
겨울 스키 대비용 하체 운동이 목적이시면 로드 바이크를 추천드립니다.
여름에는 아스팔트 열기 때문에 장거리 라이딩이 힘들어서 주로 새벽과 심야 라이딩을 많이 하시죠
제 경우에는 겨울 스키, 봄/가을 로드, 여름 MTB 로 즐기다 요즘은 귀차니즘으로 여름에는 그냥 방콕......
PS
요건 저의 컬렉션입니다.
코렉스가 수출자유지역에서 시작해서 한 동안 수출만 했었습니다.
그러다 선경 스마트가 자전거 산업에서 철수하면서 기존 스마트 자전거 대리점들이
들고 있어나서 코렉스가 내수 시장에 진출합니다. 그게 1990년대 초반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초기 로드 바이크 모델인데 요즘 자전거랑 많이 다르죠...
특히 바텀 튜브에 달린 더듬이 변속기.... 저래 보여도 6단 인덱스 변속이 된다는....
십여대의 자전거들 만들었지만 주변에 분양하고 이제는 요놈 포함 4대만 보유 중입니다.
(집이 좁아서 더 늘였다가는 제 자리가 없어질지도 ㅠㅠ)

첫댓글 글넘잼나게봤어요^^자전거에대한애착이 엄청느껴지네요 저도곧 좋은넘 될꼬와서 애지중지 타고싶네요~~~
곧 좋은 애마를 만나실 겁니다. ^^
오. 진정 바이크 미캐닉 이였군요. 정말 존경 스럽습니다. 어디서 모글 타시는 지 진짜 궁금해요.^^
글도 너무 잘쓰시고 내용도 알차고.. 우리처럼 MTB 입문자들에게는 뭐 하나 버릴게 없는 글이네요.
뽀야님께 부탁이 있습니다.
MTB 입문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자가 피팅' 요령좀 알려 주십시오.
로드와 많이 다르지 않겠지만, 그래도 전문 샆에 갈 시간과 돈이 없는 분들은 자가피팅이라도 해야 하거든요.
어려운 부탁 아니면 간단한 요령만이라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굽신굽신~)
임도 모임에 한 번 나와주시면 더 감사하고요.^^
글 읽다가 보니 급 자전거 타고싶어지는 현상이.. 슬슬 한강 한바퀴 돌고 자야겠네요.
베이스는 곤지암이고요.. 두영이 소개로 가입했습니다.
모글은 지난 시즌에 입문해서 관광스키님께 좀 배우긴 했는데
아직 제대로 내려오지도 못합니다. OTL
피팅은 답이 있는 게 아니라서 애매합니다.
조만간 함 참석하겠습니다.
저도 잘 모르지만 아는 범위에선 알려 드리겠습니다.
요즘은 제가 블로깅을 잘 안하는데
예전에 제 블로그에 정리해 놓은 자료가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피팅 http://ynynlee.blog.me/70161230864
수신호 http://ynynlee.blog.me/70175077124
자전거 상식 http://ynynlee.blog.me/70175116440
지하철 승차 http://ynynlee.blog.me/70175408269
굿~!...^^a
앗 아뒤 그새 바뀌셨네요..
관광스키 => 조은이불 ^^
근데 전기 자전거 반칙입니다 삐~~~~
잘 읽었습니다. 로드 한대 살까 말까 고민중이긴 한데...... ^^
겨울 대비 하체운동이 목적이시면 로드 강추입니다.
아기자기한 산악 코스와 자전거 스킬 향상을 원하시면 MTB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