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맛있게 챙겨먹은 시래기밥입니다.
시래기만 준비된다면 어느계절에도 즐길수 있습니다만, 초봄에 한번 챙겨먹고 계절찬을 먹느라 잘 챙겨먹지 못했습니다.
한주간 정도 장을 거의 못봐서리, 만만한 시래기 꺼내 밥도 하고 찬도해서 맛있게 챙겨먹었습니다.
양념장만 계절재료로 신경써서 만들어주면 멋들어진 계절밥상이 되기도 합니다.
한여름에도 잘 어울립니다. 양념장은 토종고추장을 만들어 곁들였습니다.
구수구수한 시래기밥에 여름김치곁들여서 먹으면 꿀맛입니다. 한여름이라 만들기가 솔찬하게 번거롭지만, 그 번거로움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멋진 음식입니다.
시래기는 무청만 잘말리면 되는것이라 여겼는데, 요거이 또 어떤 무청이냐에 따라서 맛이 살짝쿵 다르더군요.봄날에 우연히 만난 게걸무로 맛있게 깍두기 만들어먹고 말렸던 시래기는 여짓껏 먹은 시래기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또, 제가 시래기를 많이 만들어보겠다고 한여름 끝물 열무를 말려서 시래기를 만들어보기도 했는데, 고것도 괜찮았습니다. 무청시래기보다 손질이 번거롭지않아서 좋았어요. 물런 무청시래기보다 구수한맛이 살짝 덜하긴 합니다. 시래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금 한창 열무가 우람하고 가격도 저렴하니 말려두었다가 가을에 한껏 즐기셔도 좋을듯싶어요.
시래기는 손질만 잘 해놓으면, 밥부터 찬까지 너무나 든든해지는 식재료입니다.
가을날 부지런히 준비하면, 그 어느밥상도 부럽지않은 맛있고 소박하고 그러면서도 든든한 밥상을 채워낼수있습니다.
쉽게 구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조금만 부지런떨면 그리어렵지않게 만들수 있습니다. 올가을에 한번 도전해보겠다 마음을 먹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장을 보지않아 마땅치않을때 얼마나 든든한지..ㅎ
소박하고 투박하게 생긴 요 한그릇에, 구수함이 한가득 담겨있어서 그 어느계절에 내놓아도 사랑받는 시래기밥입니다.
평상시(여름철) 먹던 잡곡밥에 시래기반, 밥반..이렇게되도록 만들었어요. 구수함이 철철철 흐르는 밥이구만요. 비빔장은 여름이니깐, 깻잎채장도 괜찮구요, 부추장도 괜찮구요. 냉장고가 텅빈관계로다가.. 생으로 즐기고 있는 토종고추가 눈에 띄어 도톰하게 채썰어서 간장에 폭 담가?습니다. 아삭하니깐 아무 문제없어요.ㅎ
어때요? 보시기에도 구수함이 쏟아지나요?
한여름에 먹어도 언제나 든든한 시래기밥!
그래서, 번거로와도 매년 시래기를 만들게 해주는 그런 마력이 있는 식재료입니다.
시래기가 없다고 아쉬워하지 마시고, 가을에 시래기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마음만 단단히 먹으셔도 아주 좋을듯 합니다.
앗! 시래기와 우거지를 혼동해서 많이 사용하는데요. 시래기는 배추겉잎이나 무청을 말린것을 가리키고요, 우거지는 채소의 겉잎(거친잎)을 가리키는 말이여요.
구수함이 철철철 넘쳐요!
시래기밥
재료: 손질한 시래기 크게 두줌, 맵쌀1과1/2컵+잡곡1과1/4컵 (국산귀리와 햇찰보리)
밥물: 쌀과 동량
시래기밑간: 들기름1큰술,국간장1큰술
비빔장: 토종고추4-5개, 양조간장2큰술, 참기름1/2큰술, 통깨약간씩
시래기밥은요,
시래기를 손질해서 준비한다음, 불린쌀을 들기름에 볶다가 손질한 시래기넣고 물붓고 밥을 하면 됩니다. 요건 냄비에다 밥을 할경우에 이렇게 하시면되구요. 시래기는 폭 익어도 구수하니 맛있으니깐요. 압력밥솥에 같이 넣고 평상시 밥하듯이 하셔도 됩니다. 다만, 시래기 손질과 밑간만 잘 하시면 아무 문제없이 만들어집니다.
시래기는 가을에 다발무(무청있는 무)를 사다가 무는 무말랭이만들고, 무청은 한번 소금물 데쳐서 헹군후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리면 됩니다. 생각보다 빨리 마릅니다.
시래기 손질법은 잘 말려진 시래기를 물에 담가 반나절이나 하룻밤정도 푹 불려줍니다.
잘 불려지면, 깨끗하게 헹궈준후 큰 냄비에 담아 물 넉넉히 붓고 밀가루(전분가루)1-2큰술을 풀어준후 푹 삶아줍니다.
시간보다는 시래기 상태를 확인합니다. 시래기를 만져봤을때 부들부들하다고 느낄때까지 삶아줍니다. (엄지와 검지로 만졌을때 막(껍질)이 부드럽게 미끄러져나가면 잘 삶아진 것입니다.)
밀가루를 넣는 이유는 시래기는 말려지면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그것을 잡아주기 위해서 넣습니다. 물 끓을때 넣으면 밀가루가 뭉치니깐요. 불에 올리기전에 밀가루를 풀어내면 됩니다. 당연히 쌀뜬물로 삶아주면 되는건데요. 쌀뜬물이 없다면 '밀가루'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시래기를 부드럽게 삶아보겠다고 '소다'를 넣고 삶는경우가 있는데요. 물론 부드러워집니다. 하지만 비타민B군성분을 파괴합니다. 그점을 유념하고 사용하세요! 요리법은 원래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를 잃어야만 합니다. 과학이기때문입니다.
시래기가 다 삶아졌으면, 뚜껑덮고 그대로 식혀둡니다. 저는 그냥 놔둡니다. 식을때까지.. 그리고 다 식은후에 꺼내서 껍질을 벗겨냅니다. 껍질은 비닐막같은 건데요. 말리고 삶아지는 과정에서 도톰한 섬유질이 분리된것입니다. 그대로 드셔도 무방한데요.
좀더 부드럽게 드시고 싶을때는 벗겨내고 요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열무시래기같은 경우는 벗기지 않아도 상당히 부드러웠습니다. 무청시래기는 벗겨내는것이 훨씬 부드러우니, 번거럽더라도 한번더 손질해 주시면 좋아요!
이렇게 준비만되면, 나머지는 너무나 간단합니다.
먹기좋게 썰어서 국간장과 들기름에 밑간을 합니다. 시래기에 밑간이 되어야 시래기밥이 맛있습니다.
특히, 들기름은 필수!입니다. 시래기의 구수한맛을 한층 끌어올려줍니다.
시래기밥은 냄비밥과 압력솥밥이 있습니다. 압력솥밥은 더 간단합니다. 평상시 준비하던 밥하기에서 밑간한 시래기넣고 밥하면 됩니다. 냄비밥은 보통 나물밥하듯이 하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냄비밥을 권합니다. 보통 전기밥솥에 밥을 하다보니 조리도구가 바뀌면 버튼만 눌러왔던지라 뭘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해하는 경우를 많이봐왔습니다. 그만큼 자기것이 되지않았다는 증거입니다. 냄비밥을 하면, 밥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더 많이 배울수있습니다. 냄비종류에 따라 밥맛도 달라지기때문에 그런 차이점도 배우는것도 아주 좋구요.
아무튼, 냄비밥으로 시래기밥을 할때는 불린쌀을 들기름에 볶아준후 밥하기에 들어가면 됩니다. 뜸을 충분히 들여주면 더 맛있구요. 해보지않구선 머리로 절대 습득할수없습니다. 기회가 되면 꼭! 도전해보시라고 권합니다.
이것이 능숙해지면, 봄에 넘쳐나는 봄나물밥, 산나물밥 식은죽 먹기로 해낼수있습니다. ㅎ
시래기는 하룻밤 푹 불렸습니다.
무청시래기는 끝부분(무가 달린부분)을 보면 무청시래기인지, 열무시래기인지가 구분이 가능합니다.
무청시래기는 넙데디합니다. 당연히 무에서 잘라냈으니 그러겠쥬? 열무시래기는 끝부분이 열무처럼 생겼어요.
다 불리면 시커먼 물도 함께 나옵니다. 깨끗하게 헹궈준후 냄비에 담고 밀가루2큰술을 풀어줍니다.
이때! 쌀뜬물이 있다면 쌀뜬물로 삶아주면 좋습니다. 없으므로, 밀가루를 '찬물'에 넣고 잘 풀어줍니다.
그리고 팔팔 끓여줍니다. 끓기시작하면 불옆에 잠시 있어야 합니다. 쌀뜬물도 그렇고 밀가루푼물도 그렇고 끓어넘치기때문입니다.
끓기시작하면 불을 약불로 줄여주고 뒤섞어줍니다. 끓어넘칠수 있기때문에 뚜껑을 완전하게 덮지말고 살짝 열어서 끓여주시면 됩니다. 대략 20분정도 삶아주면 왠간한건 다 잘 삶아집니다만, 그래도 잘 삶아졌는지 꼭! 확인합니다.
손으로 만져보아 부들부들하다는 느낌이 전해져야 합니다. 그러면, 불을 끄고 뚜껑덮고 그대로 식혀줍니다.
다 식으면 깨끗하게 씻은후에, 무청끝부분을 잘라내고 줄기를 잡고 엄지검지로 밀어봅니다.
그럼 이런 막이 나옵니다. 쏴악 벗겨내시면 됩니다.
가지런히 모아서 먹기좋게 썰어냅니다.
밥과 비슷한 양으로 저는 만들고 싶어서 크게 두줌을 집어 밑간했습니다.
국간장1큰술, 들기름1큰술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놓습니다.
쌀은 20분정도 미리 불려놓습니다. 이것도 불리는 시간보다는 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얀색으로 변하면 잘 불려진것입니다. 잡곡을 넣은 관계로 좀더 불렸습니다.
다 불려지면, 채반에 밭쳐서 물기를 한번 살짝 빼줍니다. 요건, 물량조절때문에 물기를 빼준것입니다.
밥물량에 자신이 있을때에는 굳이 채반에 빼서 하지않으셔도 무방합니다.
냄비에, 들기름 1큰술을 붓습니다. 불려 물기뺀 쌀을 넣고 볶아줍니다.
쌀알이 살짝 투명해질정도, 들기름이 밥알로 잘 스며들도록 볶아주세요!
너무 오래 할 필요는 없어요. 어느정도 되었다 싶으면 밥물을 부어줍니다.
밥물은 쌀과 동량입니다.
그리고, 밑간한 시래기를 그위에 올려줍니다.
뚜껑을 덮어 센불에서 끓이다가 밥물이 끓기시작하고, 밥물이 잦아들면(거의 없어지면) 위아래로 뒤섞어줍니다.
냄비밥이라서 위아래 익는속도가 달라서 한번쯤 뒤섞어주면 골고루 잘 익습니다.
그리곤 뚜껑을 덮고 약불로 줄여서 뜸을 들입니다. 10여분 정도 충분히 뜸을 들여줍니다.
5분정도는 보통약불, 나머지 5분정도는 아주 약불에 놓고 뜸을 들이면 됩니다.
밥이 되는 동안, 비빔장 만듭니다.
비빔장은 간장양념도 되고, 강된장도 되요. 강된장이 있다면 곁들이면 더 좋구요.
후다닥 만드는 비빔장은 집에 있는 간단한 야채로 만드시면 되요.
향이있는 채소면 더 좋구요, 노지깻잎이나 부추같은 경우는 여름에 곁들이면 아주 좋아요.
저는 이것이 없어서, 만만하게 냉장고에 자리잡고 계신 '토종고추'를 꺼냈습니다.
사실, 토종고추가 장터에서 이젠 거의 사라졌어요. 개인적으로 너무나 맘이 안타깝습니다.
아삭이고추니 오이고추니 이런 유행을 타더니.. 토종고추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다행이 '한살림'에서 판매를 하고있어서 귀하게 사다가 먹고 있답니다.
가끔 산행후에 들머리에서 직접키운 토종고추를 만나기도 하는데..올해는 못만났어요.
토종고추는 풋풋한 맛이 아주 좋구요. 살짝쿵 매운맛이 마지막쯤에 올라옵니다.
오통통하게 생겨서리 반갈라 씨빼주고 곱게 채썰었습니다. 먹기직전에 양조간장을 뿌려 담아냈습니다.
뜸 다들인 시래기밥입니다~ 주걱으로 퍼올려봤어요~ 아주 잘 만들어졌습니당~
자~
그릇에 푸짐하게 담아봅니다.
여름김치들도 꺼내고 비빔장도 곁들입니다.
아오~~ 밥만먹어도 이리 맛있는 음식이 있을까나요. 나물밥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시래기밥은 언제나 실망시키는 법이 없습니다. 밥만 한없이 먹어도 그냥 좋기만해요.
그릇에 밥을 담아 놓기만해도 미소가 한가득 담겨지네요. 소박하고 투박한 음식이지만, 손가는 일은 정말 많은 음식입니다. 그런 속사정을 한번쯤 들여다 본다면, 음식이 겉으로 보여지는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다는 사실을..우린 알게됩니다. 이런것을 볼줄 아는 눈이 생기면, 음식이 또 달라보입니다.
아마도, 음식을 만들면서 배우는건 이런 소중한 맛이 어떤 노고를 통해 얻어지는지 배워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가봅니다.
겉으로 보여주는 투박함 그 속에 숨은 노고가 한순간 스르륵 무너지게 해주는 멋진 밥입니다.
그 어느계절에도 맛있는 시래기밥, 한여름에도 맛있습니다.
시래기가 없다고 아쉬워하지 마시고, 다가올 가을에 한껏 만들어 보겠다는 마음만이라도 단단히 잡아보시면 어때요?
말려두는 나물들은 이래서 좋아요. 장을 보지못해 난감한날 한껏 힘이 되주거든요.
여름장이 가끔 비가 많이와서 안열릴때가 많거든요. 장날에만 비가 올때두있구요.
너무 무더워서, 시래기 손질하고 시래기 밥하는일이 다소 버거웠지만, 먹을때만큼은 모든것이 용서되니..우짜겠습니까? 올 가을 저도, 시래기 또 열심히 말려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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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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