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실 '글을 낳는 집' 입주작가인 강준(본명 강용준) 작가의 소설을 단숨에 읽었어요.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읽는다는 건, 그만큼 재미있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 소설은 재미보다는 인간의 본성인 욕망, 이기심, 폭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하며 한탄하며 안타까워하며 때로는 한숨 쉬며 읽었던 듯해요.
제주도 출신 작가라서 그런지 제주도 말이 많이 나오고,
평소에 잘 들어보지 못한 순수 우리말도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사전 찾아가며 공부하며 읽었던 소설.
작가가 스마트소설이라고 하는 두 편(명품가방 피렌쪼, 모모는 어디로 갔을까)은 짤막하고 촌철살인의 묘미가 있고요.
사물과 고양이의 입장에서 인간의 행태를 바라본 작품입니다.
「산불감시원」은 조직사회에서의 갑질 문화의 폐해
「야수와의 산책」은 문학관에 입주한 작가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로, 문학에 대한 집념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
「우영팟」은 땅의 의미와 가족 해체의 문제
「이별은 웰메이드 영화처럼」은 죽음을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한
「카페 카이로스의 시간」은 순수한 문학청년이 욕망에 눈이 멀어 멸망하는 과정을
「후각의 기억」은 두 인물 간 끈질긴 악연에 대한
「후안」은 베트남 출신 여인 후안이 한국에 와서 겪는 상황을 통해 폭력의 실체에 대해 적나라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낱말들...
- 구렁 : 고랑의 방언
- 불목하니 : 절에서 밥 짓고 땔나무하고 물 긷는 일을 하는 사람
- 지들컷 : 땔감- 소설에서는 '지들커' 라고 되어 있어서 오자인지 작가가 모르고 그렇게 쓴 건지 궁금
- 빌레 : 너럭바위
- 가년스러웠다 : 어렵고 가난해 보여서 안쓰럽게 느껴지는 데가 있다
- 단물나게 : 오래 되어 빛깔이 바래고 바탕이 해지게 되다
- 정실 : 사사로운 정이나 관계에 이끌리는 일
- 엉너리 : 남의 환심을 사려고 어벌쩡하게 넘기는 짓
- 야지랑스럽게 : 얄밉도록 능청맞으면서 천연스럽다
- 갈래다가 : 갈 곳 몰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
- 우영팟 : 텃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