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국어우등생<영어우등생'
( 강원일보 오피니언 2006-10-12 기사 )
매년 한글날만 되면 논란이 되는 것은 우리나라 국어 교육의 문제점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거기에 따른 뚜렷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설령 그 대책이 세워졌다고 할지라도 미봉책으로 끝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보도에 의하면, 초등학교 6학년중 국어우등생이 영어우등생의 절반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 국어교육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기초미달 학생 또한 영어에 비해 국어가 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큰 우려를 나타냈다.
9일 한글날 행사의 일환으로 본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말 바로 알기' 경시대회 결과, 예년에 비해 평균 점수가 올라가 다행스런 일이었으나 90점(100점 만점) 이상의 고득점 학생의 수가 극소수에 달해 우리말의 중요성을 재인식시킬 필요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느 나라 언어보다 우수한 우리말 한글이 영어에 밀리는 이유 중의 하나가 어릴 때부터의 지나친 영어 교육 강조에 있다고 본다. 이는 곧 우리말은 몰라도 영어는 잘해야 된다는 학부모의 인식에 있다고 본다. 가끔 국어 받아쓰기보다 영어 단어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은 결과를 두고 자녀 자랑을 늘어놓는 학부모를 대할 때가 있다.
모든 교육의 기본이 가정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때,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말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고 본다. 그리고 아이들이 부모의 언행을 그대로 배워간다는 사실을 고려해 볼 때 아이들 면전에서 만큼은 언어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인터넷에 사용하는 외래어 및 사이버 언어의 등장으로 순수한 우리말이 왜곡되어 진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따라서 아이들 스스로의 자정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우수성에 대해 널리 알릴 필요가 있으며 한글을 제대로 알고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의 역사가 주변 국가들로부터 왜곡되고 있는 작금 우리 문화를 좀 더 굳건하게 지키기 위해서라도 우리말을 바로 알고 쓰는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강릉=김환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