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탄압 문제 등을 해결해 달라며, 인천성모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천주교인천교구 최기산 주교와의 면담을 요청하러 가는 사람들을 경찰이 막아섰다. 경찰은 성당 입구와 안쪽에서 사람들을 막아섰고 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월 19일 오후, 전국보건의료노조 조합원 등 200여 명은 인천성모병원 문제를 인천교구 교구장 주교가 해결하라며 답동주교좌성당 앞에서 결의대회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이 집회를 시작할 무렵부터 경찰은 성당 안으로 들어가 외부에서 성당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막았다. 집회자 측은 반발했으나 경찰은 "성당으로부터 시설보호요청이 있었다"며 집회가 끝날 때까지 성당 입구를 막고 있었다.
노동자 등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인권의 마직막 보루'라 생각하고 성당을 찾아가 성직자와의 면담을 요청한다. 그런데 이렇게 찾아온 사람을 막기 위해 경찰이 성당 안으로 진입해 입구를 막는 모습은 보기 드문 일이다.
1987년 6·10 항쟁 때 명동성당에 경찰을 투입하려 하자 김수환 추기경은 "경찰이 들어오면 맨 앞에 내가 있을 것이고, 그 뒤에 신부들, 그 뒤에 수녀들이 있을 것이오. 그리고 그 뒤에 학생들이 있을 것이오"라고 버텼을 정도로, 성당은 민주와 인권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했다.
지난 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한국가톨릭교회를 향해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라는 말씀을 하신 바 있다.
천주교인천교구는 10년 전 인천성모병원을 인수해 운영 해 오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처음 250여 명에 달했던 병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현재 11명으로 줄어들었을 만큼 노조탄압이 심했다고 보건의료노조 측은 밝히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이 병원 노조 지부장이 직장 내에서 '집단괴롭힘'을 당해 쓰러지고 병원치료를 받는 일도 있었다.
현재 천주교인천교구가 운영하는 인천성모병원 측과 이 병원 노동조합의 싸움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 측에서는 인천교구가 8월 말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로마 교황청으로 가서 공개적으로 시위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편, 주교 면담 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교구청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집회대표자들이 성당 입구를 경찰이 막은 것에 대해 묻자, 답동성당 관리국장 신부는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관리국장 신부는 "집회자 측이 경찰에 집회신고를 하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들어온 것"이라며 시설보호요청에 의해 성당을 막은 것이라고 말했던 경찰과 다른 말을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한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답동성당 관리국장 신부에게 "성당측이 정말로 시설보호요청을 하지 않았는지" 문의하고 답변을 요청했으나 끝내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또한 답동성당은, 보건의료노조조합원들이 "주교 면담이 이루어 질 때까지 답동성당 주차장 부근에서 기다리게 해달라”는 요청도 허락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