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질 막말경연대회하나보다.
시정잡배들인가? 양아치들인가? 막말대잔치가 열리고 있는 걸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민주당 인사들의 거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86 운동권 세대가 50대 한 장관에게 “어린 놈” “XX” 등의 언행을 했다면, 이번엔 한 장관보다 두 살 어린 1975년생 민주당 유정주 의원이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너”라고 했다.
○ 유정주 의원
지난 13일 밤 자신의 페북에 ‘그래, 그닥 어린 넘도 아닌,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너는, 한때는 살짝 신기했고 그다음엔 구토 났고 이젠 그저 한(동훈) 스러워’라는 글을 올렸다.
유정주 의원의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너’라는 문구는, 같은 날 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한동훈 장관을 향해 “단언컨대 정치를 후지게 한 건 한동훈 같은 XX들”라고 한 문구에 동조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 의원은 “어이없는 XX(이)네, 정치를 누가 후지게 만들어”라며 XX에는 ‘자슥’ ‘사람’ ‘인간’ ‘분들’ ‘집단’ 가운데 하나를 넣고 싶은데 하도 어이가 없어서 잘 골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 송영길 전 대표
지난 9일 출판기념회에서 한 장관을 향해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며 “이 어린놈이 국회에 와서 (국회의원) 300명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를 조롱하고 능멸하고”라고 했다.
○ 한동훈 장관 입장문
“송영길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그 후 자그마치 수십년간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하며 이번 혐오스피치 발언에서처럼 고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생각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
○ 운동권 출신의 한계
60대인 송영길 전 대표와 민형배 의원은 운동권 출신이다. 송영길 전 대표는 1963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 81학번, 1984년에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1987년 출범한 ‘전대협’보다 약간 시기가 앞선 86 운동권의 ‘맏형’ 격이라고 한다. 1961년생인 민 의원도 전남대 운동권 출신이다.
반면 40대인 유정주 의원은 애니매이션 업계 출신으로 민주당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이후 민주당 의원이 됐다.
감히 어디서 함부로 까발리느냐, 깐족대느냐, 나불대느냐, 내뱉느냐
떠벌리느냐, 설레발치느냐, 설치느냐, 씨부렁대느냐 주둥아리를 놀리느냐, 지껄이느냐, 쳐 지껄이느냐...
외국인들이 놀라 물어본다고 한다 너희 나라는 정치인들은 갖은 막말로 욕설대회를 하는 거냐?
예전엔 그래도 앞에서는 점잖게
뒤에서는 별별 흰소리를 다하기는 했었다. 고상하게 품격을 지키라고 하면서 되레 잡소리를 총동원해 마구 토해내고들 있다.
집현전에서 세계 으뜸인 한글을 만들어 한껏 자긍심에 부풀어 있던 집현전학자들은 자괴감에 안절부절 좌불안석이라 한다. 세종대왕께서도 눈물을 뚜욱-뚝 홀리고 계신다는 풍문이다.
○ 사람의 품격
사람의 품격에 말의 품격도 포함된다. 말은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다. 배운 사람이든 못 배운 사람이든 말에 의해서 자신의 품격이 나타난다.
말을 의미하는 한자어 언(言)에는 두(二)번 씩 생각한 다음 입(口)을 열어야 비로소 말이 된다는 의미다.
사람이 지닌 향기는 그 사람의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우주를 얻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은가. 입구(口)자가 세 개 모이면 품수 품(品)자가 된다. 말이 곧 사람의 품격이다.
불교의 경우 우리나라 불자들이 가장 많이 독송하는, 관세음보살의 광대한 자비심을 찬양하는 천수경의 맨 앞에 있는 구절이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으로, 입을 깨끗이 하는 참된 말이란 뜻으로 입으로 지은 죄를 정화하는 구절부터 시작한다.
첫 구절이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를 세 번 외우는데, 마법의 주문이 아니라 ‘깨끗하게 깨끗하게 크게 깨끗하게 지극히 깨끗하게 되어지이다’라는 의미이다.
입이 하는 일이 청정하고 맑아지려면 칭찬하는 말과 격려하는 말과 힘을 주는 말을 많이 해야 한다.
기독교에서는 타우라스 산을 날아 넘는 두루미를 인용하여 쓸데없는 입놀림으로 화를 당하지 않도록 경고 하고 있다. 시리아의 북쪽에 위치한 타우라스 산 정상은 조류의 제왕인 독수리들의 서식지이다.
타우라스 산은 척박하여 독수리들이 사냥할 먹이가 많지 않아 1년에 두 차례씩 이곳을 넘어서 이동하는 두루미들을 공격해 허기진 배를 채운다.
독수리의 먹이가 되는 두루미는 그냥 날아가지 않고 끊임없이 울어대며 요란스럽게 날아간다. 덕분에 독수리들은 그 소리를 듣고 쉽게 두루미를 찾아 사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노련한 두루미들은 산을 넘는 동안 거의 희생하지 않고 무사히 살아남는다. 그 이유는 나이 든 두루미들은 산을 넘기 전에 돌멩이를 입에 물고 날아오른다.
주둥이를 잘못 놀렸다간 독수리의 먹이가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입에 문 돌의 무게만큼 무거운 침묵이 두루미를 안전하게 지켜준 것이다.
인간이 10가지 죄를 짓는다면 그 중 9가지는 입으로 짓는다고 한다. 그만큼 입에서 비롯되는 잘못이 많다는 얘기이다. 때론 말이 무기보다 잔인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함부로 내뱉은 말은 타인에게 비수로 공격 되고 다시 나를 공격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말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그 사람 입장에 서기 전까지 절대 그 사람을 욕하거나 책망해서는 안 된다. 말로 지은 죄도 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