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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내부 ‘배신의 DNA’ 걸러내야
자유일보
김용식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8년 만에 또다시 탄핵정국으로 돌입했다. 여당의 내부 갈등이 극명하게 드러났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민의힘 공천의 구조적 문제와 비례대표 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탄핵안이 통과된 후 여당의 최고위원들은 일괄 사퇴했고, 당대표라는 권력을 악용해 자당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선 한동훈 역시 퇴장했다. 그가 지난 4월 총선을 이끌며 슬쩍 꽂아둔 친한계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당론을 거스르고 반란을 일으켰다. 여야 300명 재적의원 중에서 찬성 204표, 반대 85표, 무효 8표, 기권 3표의 결과는 당을 배신한 여당 의원이 23명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치인은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야 한다. 쉽지 않은 결정은 개인이 판단하기보다는 당 구성원들이 모여 가장 좋은 선택이라 합의해 ‘당론’을 낸다. 거스르려면 당론으로 채택되기 전 구성원들을 설득하든, 당론에 동참할 수 없다면 스스로 의원직을 내려놨어야 했다. 사퇴 혹은 당을 떠나는 것 역시 정치인의 결단이며, 정치 행위다.
한동훈 비대위에서 꽂아놓은 배신자들의 면면은 너무나도 이기적이고 뻔뻔하다. 울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상욱의 사례는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문재인을 찬양하던 자가 보수우파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 그는 이번 사태 속에서 본인이 보수주의자라 주장하고, 민주당 의원들과 손을 맞잡고 포옹했다. 배신의 민낯이었다. 과연 그가 보수를 알까.
오로지 정당의 득표율로 당선되는 비례대표 의원은 어땠나. 공개적으로 탄핵에 동조한 비례대표 의원은 세 명이다. 민주당 국회의원이자 당대표까지 역임한 한화갑의 조카인 한지아, 국민의힘에서 두 번이나 비례대표를 시켜준 김예지, 중년최고위원 진종오. 김예지는 본인이 탄핵에 찬성한 입장을 밝히자 동료 의원들이 항의를 한다며, 본인의 제명을 위한 윤리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비례대표 의원이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되는 구조 속에서, 제명이나 출당 조치를 받아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하고자 하는 꼼수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은 내부 분열로 인해 궤멸에 가까운 상황에 직면했다. 당의 정체성이 흔들렸고, 그로 인해 바른정당과 같은 계파가 생겨났다. 그들과 다시 합치며 민주당에서 넘어온 이언주 같은 자가 잠시 보수의 여전사(?)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보수정당에 배신의 DNA가 뿌리를 내렸다.
당론을 거부한 자들은 당에 남아 있을 자격이 없다. 공개된 자들 이외에도 스스로가 정체를 밝히고 본인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자들을 볼 때마다 도대체 공천을 어떻게 했길래 이따위 국회의원들이 나오는지, 어떻게 걸러낼지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곧 여당의 새로운 비대위가 출범한다. 위 문제들의 처리는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비대위가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다. 길거리에라도 나가 국민을 설득해 대통령의 탄핵을 막아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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